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모리 슈워츠 지음, 공경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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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시점은 내가 몸이 아파서 한창 앓고 막 나아진 시점이었다. 엄청 아프고 '이러다 죽는건가.' 같은 생각을 하고 나니 재테크 서적만 주로 읽기도 시간이 빠듯하면서도 한번쯤은 이 책을 읽고 넘어가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이듦' 아니 '늙어감'을, 나아가 '죽음'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노인들의 마음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가를 알게되었다. 더불어 아프고 나니 병으로 인한 고통과 기력의 쇠진이 내 몸과 정신을 어떻게 갉아먹어가는지도 잘 이해가 되었다.

  노인이라는 존재는 사회적으로 느리고 병들고 고집스럽고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답답하고 짐이 되는 불필요한 존재처럼 여겨지곤 하는데, 책에는 막상 본인이 그런 노인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사회에 필요한 존재로서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부단히 갈등하고 노력하는 한 명의 인간이 보였다.

  질병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이것이 더 좋아지기 어렵다는 것을 직시하게 되는 것. 죽음이나 질병, 나아가 젊은이들에게 환영받기 어려운 존재로 인식된다는 두려움, 활기차게 무언갈 하려 해도 금방 바닥나버리는 체력, 그렇다고 누구에게 무작정 기댈 수 없는 위치. 이 모든 것이 갑자기 쏟아지면서 수많은 갈등과 혼란이 휘몰아치는 시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자신을 잡아먹는 부정적인 상황이 많고 갑작스러우며, 그렇다고 그것을 누구나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노인들도 젊은 우리와 마찬가지의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그 과정에서 마음에 생겨나는 두려움을 고집으로 표출하는지,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마음에 조화를 이루면서 삶의 경험을 살린 지혜로 발전시키는지에 따라 노년의 삶은 달라질 것이다.

  저자는 '창의적인 노화에 강제 은퇴란 없다.'라고 했다. 웰 에이징(well aging)을 위해서 노년기는 '정리하는 시기'가 아니라 여전히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호기심을 갖고, 끊임없이 배우며,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삶을 사는 시기가 되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그동안 막연하게 '나이가 들어도 젊은 사람이 볼 때 존경스럽고 멋진 노인이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위의 삶이 그런 것이다. 그러나 책을 통해 이것이 노인들에게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가 존경하는 노인들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사시는지 더 큰 존경심이 생겼다.

  나아가, 책에서 이야기하는 지혜가 비단 나이든 사람에게만 필요한 노력은 아닐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자세야 나이를 넘어 누구나 똑같지 않겠는가. 쇠약해짐을 받아들여야할 때가 온다는 것을 미리 알고, 어떻게 삶을 바라볼지를 생각한다면 훨씬 인생이 멋지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를 바라보고 달리다보면 주변을 보지 못할 때가 많고, 나만이 옳다는 아집에 빠지기 쉽다. 그럴수록 책에서 말하는 지혜, 삶의 하모니가 중요할 것이다. 나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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