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되풀이하는 주식시장의 바이블

제시 리버모어의 주식투자 바이블 - 월스트리트의 전설, 추세매매의 아버지, 정식 계약 완역판
제시 리버모어 지음, 이은주 옮김, 리처드 스미튼 해설 / 이레미디어 / 2023년 3월

젊고 에너지 넘치는 돈이 아주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장이 주식시장인 것 같다. 주식시장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세상이자, ‘돈’들의 세상이다. 그곳에 발을 들인 목적이 돈이었을지언정, 가장 객관적으로 그 흐름을 분석하고 돈을 향한 탐욕과 광기를 철저히 배제한 극소수의 사람만이 유동성 넘치는 돈들을 자신에게 끌어당기며 살아남을 수 있다.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돈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제시 리버모어는 철저히 홀로 주식 시장의 추세를 분석하면서 하루에도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했던, ‘월가의 외로운 늑대’이자 ‘추세매매의 아버지’이다. JP모건이 대공황 시기에 그에게 공매도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할 정도였으니 당시 얼마나 큰 손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이 책은 그런 제시 리버모어가 직접 투자 방법을 공개한 책을 현대에 맞게 개정하여 나온 것이어서 읽어보고 싶어 서평단을 신청하게 되었다.

그가 투자하는 방식에서 맹수가 사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호랑이는 사냥감을 발견하면 바로 달려들지 않고 조용히 숨어서 때를 기다리다 적절한 시기에 빠르게 급소를 공격한다. 제시 리버모어 역시 시장에 진입할 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반복한다. 주가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고 움직이는 섣부른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정 주식 가격의 상승이나 하락의 ‘전환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초반에 진입하여 큰 수익을 얻었다.

책에는 제시 리버모어가 직접 쓴 내용 뒤에 해설자의 해설이 한번 더 반복되어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투자의 기준이 복습되는 효과가 있다. 그는 ‘시장 타이밍, 자금관리, 감정 통제’의 3가지를 강조한다. 그리고 투자 방식에서 자주 반복되는 말은 ‘하향식 매매’, ‘직렬 매매’ 이다.

‘하향식 매매’는 요즘 말하는 탑다운 방식으로, 시장의 전반적 흐름을 읽은 후, 특정 업종의 흐름을 보는 것이다. 그는 ‘강세장’ 혹은 ‘약세장’이라는 말은 심리적으로 발빠르게 행동하기 어렵게 한다는 이유로 ‘최소저항선’이라는 말을 이용해 이것이 자신의 매매 방향에 일치할 때 시장에 진입해야 하고, 업종 역시 최소저항선이 이익이 나는 방향인가를 확인한 후 진입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직렬 매매’는 자신이 주목하는 종목과 자매주의 흐름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두 종목은 흐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자신이 판단한 ‘반전 전환점’ 혹은 ‘연속 전환점’ 등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거래량’을 중시하면서 ‘추세 반전 가능성이 있는 위험 신호’를 정확히 포착하려고 노력했다.

이 외에도 손절매 수준을 미리 정해서 신속하게 움직일 것, 돈이 묶이지 않고 돌게 할 것, 여유자금을 반드시 마련할 것, 수익이 나면 현금화 해서 현실감을 가질 것, 자신이 생각한 방향과 주가가 다르게 움직인다면 곧바로 발을 뺄 것, 시장에서 상승 추세를 주도하는 선도주에 주목할 것, 소규모 포지션으로 자신의 판단이 옳은지를 확인한 후 대규모 포지션을 취할 것, 시세에 맞서려 하지 말 것과 같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나 자금관리 방법도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오랜 기간 시장을 관찰하면서 ‘사람은 감정 때문에 이성이 휘둘리며, 사람의 본성인 감정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과거는 반복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하고 원칙을 지키려 노력했다. 그리고 시장에 진입할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는 ‘인내’와 주가의 등락에 휘둘리지 않는 ‘평정심’을 강조했다. 오히려 신고가를 형성할 때 매입하고 신저가를 형성할 때 공매도하는 등 일반인들과 다른 방식으로 큰 돈을 벌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제시 리버모어가 온전히 투기적으로 시장에 접근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흐름을 정확히 짚어내고 사람들의 얕은 심리를 파악하여, 하루에도 수백번씩 들썩거리는 시장에서 자신을 잘 컨트롤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금융시장을 통해 돈을 벌 생각이 있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을 개정하면서 해설자가 현대의 주식 차트에 적용하는 방법을 잘 안내해주었다. 제시 리버모어의 말대로 사람은 본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과거는 반복된다. 그래서 이 책이 현재에도 충분히 유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