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꽃이 봄에 피지는 않는다
이다지 지음 / 서삼독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다지 선생님은 홍진경 유튜브에서 처음으로 보았다. 역사 인강 1타 강사라고 해서 초청이 되었는데, 이해가 잘 되는 수업에 역사에 빗대어 인생의 조언을 해주는 점이 매우 인상깊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존재감 없던 신라가 뒤늦게 삼국을 통일하는 내용을 통해 현재는 실력이 없어도 뒤늦게 빛을 발하는 학생이 있으니 용기를 내라는 식의 이야기였다.

서평단 모집 글을 보니 처음부터 역사 강사가 아니었고 증권사와 사립학교 교사를 거쳐 현재에 오게 된 것이었다. 그 스토리도 궁금했고, 한 학교가 아닌 전국의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 해주는 이야기는 무엇일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책 내용이 학생들에게 직접 이야기 해주는 듯한 구어체에 한결같이 따뜻했다. 선생님의 미모만큼 봄날처럼 화사했다. 예쁘게 다듬어지고 정갈한 글을 읽다보니 학생들을 웃기려고 장난을 많이 섞는 나의 말투와 많이 비교해보고 일부분은 반성도 되었다.

갑자기 어려워진 집안 사정 때문에 할머니와 생활하면서 가족이 함께 모여사는 것이 소원이었던 어린시절, 전액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수학이 어려웠던 대학시절, 내로라 하는 증권사에 입학하고도 가르치고자하는 열정을 버리지 못해 교사가 되었다가 인터넷 강사가 되기까지 겪었던 숱한 주변의 걱정과 이유없는 비난들.

학생들에게는 어떤 마음으로 공부를 해야하는지 목적을 가지고 하는 공부의 필요성부터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서 겪는 인간관계의 고충에 대한 조언까지. 처음에는 ‘꼭 이렇게 모두에게 피나게 공부하라는 말만 해야 하는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가 책의 끝부분으로 갈수록 ‘정말 단단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나라면 학생들의 이런 고민 상담에 어떻게 대답을 해주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초등학생 시절 하교하고 집에 왔을 때 집안 곳곳에 붙은 노란 딱지를 보고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거나 친구들처럼 선행학습이 어려워 학교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울 때에도 끝까지 공부에 매달렸다는 내용을 읽으니 선생님은 어려서부터 심성이 참 예쁘고 바른 사람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이라면 책을 읽으면서 선생님에게 조언을 듣는 느낌이었겠지만, 나는 '나라면 교사로서 이다지 선생님만큼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 에서는 나도 어떤 부분에서 현명한 대응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모든 꽃이 봄에 피지는 않는다’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막상 내가 겨울에 피는 꽃이라면 봄, 여름, 가을을 지나는 동안 활짝 피는 친구들을 보며 많이 힘들것이다. 아무리 '대기만성'이라는 말을 되뇌어 보아도 느껴지는 불안감과 초조함을 이겨내기 정말 어려울 것이다. 나 역시 봄에 피는 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먼길 돌지 않고 천직을 찾았으니 한편으론 운이 좋았고 편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방황하는 친구들에게 나는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까. 노력만큼 결과를 얻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어떻게 힘을 줄 수 있을까. 인간관계로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그동안 마음에 담고 있던 나의 목표를 향해 조금 더 박차를 가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조금 더 달릴 수 있었는데 선생님과 비슷할 나이 즈음에 나는 결혼을 택했다. 여기서 안일하게 주저앉지 말고 선생님처럼 나의 마음이 가고자 하는 곳을 향해 달려봐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굳게 세워본다.

복직하면 아이들이 한번씩 꺼내 읽도록 학급 서재에 꽂아두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