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아르떼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100배 즐기기 - 한·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 기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한경arte 특별취재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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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스부르크 600년:매혹의 걸작들> 전시를 보려는데 아는 배경 지식이 너무 없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현대미술을 좋아하는 나는 이렇게 왕족의 그림만 있거나, 특정 사람을 지나치게 미화한 시대의 그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할 줄 몰랐다. 나중에 티켓을 구하려 보니 전부 매진이라는 불상사가 생겨버렸고, 애매하게 얼리버드 티켓 한 장만 구한 탓에 가족이 다같이 보러 가려면 아침 일찍 현장구매를 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생겨버렸다.

어쨌거나, 보러 가기로 마음먹은 이상 다시는 구할 수 없는 ‘역사가 담긴 그림’들을 이해해 보기로 했다. 책은 그림의 설명 이전에 미술사 배울 때 들어봤던 신성로마제국, 로마네스크,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시대에 걸친 유럽의 역사와 합스부르크 가문의 가계도와 숨겨진 비밀 등으로 시작한다. 그림이 그려진 시대적 배경을 알아야 그림에 숨겨진 스토리도 볼 수 있고, 작품을 폭넓게 이해하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시에 권력층이 그렇게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의 초상화를 남기고 컬렉팅 한 것도 지배를 정당화 하고 신격화 하려는 노력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근친간 정략결혼으로 ‘합스부르크 턱’이라 불릴 만큼 부정교합이 심했지만 그림에는 많이 완화되어 있었다는 점도 새로이 알게 되었고, 정치적 목적으로 오스트리아에 시집갈 수 밖에 없었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에서는 사치와 향락에 빠진 왕비로 묘사되지만 승자들에 의해 쓰여지는 역사 이면에 진실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유명한 삼촌과 정략결혼 했던 ‘마르가리타 테레사’공주의 5세 초상화는 책에서 3세, 7세 그림을 보고 나니 성장할수록 어두워지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왕가의 사람들의 인생이 참 힘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책에는 큐레이터가 선별한 ‘Must See’ 작품 20여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고, 이어서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각 컬렉터가 수집한 수집품들과 가문의 자세한 스토리, 넘어서 오스트리아 여행에 대한 정보와 전시회 이벤트까지 없는 것 없이 전시회 관련 배경 스토리와 정보들로 꽉 채워져 있다.

이 책을 보고 난 뒤 작품을 감상할 때와 그냥 가서 보았을 때 차이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느껴졌다. 책의 제목처럼 ‘100배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한-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 기념 전시라는데, 이런 귀한 기회를 대충 관람하고 끝내면 되겠는가. 방문하기 전에 한번 더 보고 실물을 접했을 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풍성하게 내면화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오스트리아를 이해할 수 있었고, 유럽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었고, 그림을 이해할 수 있었고, 넘어서 합스부르크 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전시회에 방문할 사람도 아닌 사람에게도 모두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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