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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아내들의 남편 다루는 법 - 남편을 내 편으로 만드는 부부 갈등 조종술
김민수 지음 / 북스고 / 2022년 8월
평점 :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하다. 나도 정말이지 품격있는 자태로 남편을 ‘다루고’ 싶다. 결혼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배우자와 ‘맘 편하고’ 사이좋게 사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는 데에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만인에게 결혼을 공표해 놓고 ‘혼인신고’라는 제도에 묶여있기까지 하니 고통스럽다고해서 쉽게 헤어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저자는 ‘평강공주 리더십 연구소’의 소장이라는데, 연구소 이름부터 빵 터졌다. 평강공주도 속앓이야 없었겠냐만은, 결과적으로 남편의 잠재력을 영혼까지 끌어올려 자신이 원하는 위치까지 앉혔으니 이만큼만 되어도 남편을 ‘잘 다루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다룬다는 말에 다소 ‘내 멋대로 사람을 조종한다.’와 같은 부정적인 느낌을 받는 사람도 있을까 싶어 저자가 이야기하는 ‘남편을 조종한다, 다룬다.’는 의미를 먼저 이야기하자면, ‘남편이 함부로 할 수 없는 매력을 가져, 아내의 말이 남편에게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정도로 나는 이해를 했다. 아내가 충분히 매력적인 데다 이 사람의 말을 믿고 따라도 좋겠다는 신뢰가 있다면, 어느 남자라도 ‘기꺼이, 기쁘게 조종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양귀비나 클레오파트라가 아무리 뛰어난 미모를 가졌기로서니 그 이상의 것이 없었다면 경국지색으로 지금까지 이름을 날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결혼과 동시에 여자들은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게 된다. 경단녀가 되어 남편과 자식만 바라보고 사는데 누구나 다 하는 것이라며 힘듦을 이해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워킹맘이어도 직장과 육아와 집안일을 아내가 전담하는 경우도 아직은 많다. 주말에 남편은 취미생활하러 종종 나가는 경우를 보았지만 아내는 그런 경우가 적은 편이긴 하다. 게다가 화를 잘 참지 못하거나, 스트레스에 과격해지거나 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실망과 동시에 공포감도 들고, 아이가 그런 모습을 보면 안좋을까봐 웬만하면 맞추고 살게 되기도 한다.
책에서 저자는 이론 아내들에게 ‘맞추고 살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남편이 자신을 무시하던, 매번 술을 먹고 늦게 들어오던, 집안일에 나몰라라 하던, 아무렇지 않아 보이되 부당한 부탁은 이유를 들어 거절하고 말이다. 애써 눈치 보고 맞추지 않고도 남편이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감정적이지 않고 당당한 모습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책에서 남편을 대하는 아내의 태도를 비행기 엔지니어와 조종사로 비유한 것이 정말 정수였다. 엔지니어가 비행기를 고치듯 남편을 개조하려 하고 그런 식으로 대화를 한다면 절대 남편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나, 조종사가 되어 그 비행기가 어떤 종류인지에 맞추어 조종을 한다면 성공적인 비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된 연구 결과처럼, 사이 좋은 부부관계는 다른 어떤 것도 아닌 ‘대화, 싸우는 방식’에서 나온다는데에 깊이 공감한다. 니가 맞네 내가 맞네 하는 대화보다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에서 한 발 벗어나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방식 같은 것은 당장 배워야겠다. 책 후반부에 각각의 사례에서 대처방법도 나와있고, 책을 읽다보니 너무 공감이 돼서 웃음이 나온 부분도 많았다. 남편이 예쁘게 말해주고 조금이나마 자신의 힘듦을 알아준다면야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끙끙대고 서운함을 곱씹기보다는 상황을 내가 원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이끄는 현명한 아내로, 품격있고 우아한 아내로 더더욱 변신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