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대로 아이를 키우지 않겠습니다 - 뇌과학으로 배우는 엄마의 감정 수업
곽윤정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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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이의 고집과 제멋대로가 절정에 달해 주변의 어른들 혼을 아주 쏙 빼놓은 적이 있다. 평소엔 너무 예쁘고 애교 많던 아이가 피곤하거나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주 다른 사람이 되는 게 꼭 ‘지킬 앤 하이드’를 보는 느낌이었다. 이 시점에 “너무 엄마가 너무 친절하게 대해줘서, 좀 혼을 내야해서”와 같은 주변 사람의 공통된 의견으로 때마침 힘들었던 나도 아이에게 화를 좀 많이 냈고, 아이는 온 세상과 같고 늘 자상하게 알려주던 엄마의 화내는 모습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게다가 아이의 입장에서 가는 곳마다 혼이 나거나 지적을 받자 그 밝고 세상 붙임성 있던 아이가 잔뜩 주눅이 들고야 마는 부작용이 나고야 말았다.

유치원 엄마들과 함께 모여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같이 보니, 이미 아이는 친구들에게 ‘늘 지적받는 애, 혼나는 애’를 넘어서 ‘지적해도 되는 애’가 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더 지켜보니 유치원 모든 선생님에게 자주 혼나면서 더 엇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도 교육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서, 어린 시절에 그런 대우를 받고 자라는 것이 올바른 성장에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잘 알기에 이 분위기를 바꾸느라 선생님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매일 아이의 자신감을 살려주려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른다.

아이의 행동이 화가 난다고 해서 내가 감정을 실어 아이를 혼낸 것은 아닌지, ‘기분대로 아이를 키우지 않아야겠다.’ 반성하던 시점에 이 책을 발견하여 읽게 되었다. 책은 <아들의 뇌>로 유명한 곽윤정 교수님이 쓴 책이다. <아들의 뇌>는 너무 유명한 책이기도 하지만 나도 아주 인상깊게 읽은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기분대로 아이를 키우지 않겠습니다> 라는 제목만 보고 엄마의 감정적 행동으로 인한 아이의 심리적 상태 변화 등과 관련한 내용이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보다는 ‘뇌과학’에 근거한 아이의 발달 단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양육자를 화나게 하는 아이의 행동이 발달 단계에 따른 부족한 행동일 수 있으니, 아이의 뇌 발달 상태를 먼저 이해하라는 것이다.

아이가 쓸데없이 떼를 쓸 때 가장 화가 나는 이유는 첫째, 출근과 같이 시간이 쫓길 때 그리고 둘째, 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인데, 아이 행동의 이유를 이해하게 되면 감정을 덜어내고 육아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아이는 완성된 뇌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의 자극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면서 뇌가 성장한다. 스펀지처럼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걸러서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긍정적 정서를 많이 느끼도록 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절제력, 판단력 등을 키워 바른 인간으로 성장하게 하기 위해서 건강한 전전두엽 발달이 중요함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깊이 공감된 내용은 ‘아이의 기질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엄마와 아이의 궁합도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아이가 어떤 기질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양육자의 양육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엄마의 타고난 기질이 아이를 보완해줄 수 있다면 더욱 좋고 말이다.

이 책에서도 언어 학습에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 시기를 잘 활용하면서도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발달 단계가 되었을 때, 아이의 기질에 맞는 적절한 학습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부모가 감정을 다루는 모습과 삶의 태도를 어떻게 보여주는지 등이 스펀지 같은 아이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에 온 마을이 움직여야 한다.’ 혹은 ‘밭맬래 애볼래? 하면 다들 밭매러 나간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 한명을 키워내는 일은 그만큼 고되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아이의 성장에 아이의 기질과 양육자의 양육방식의 조화가 정말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욕심이 아닌 엄마로서의 최선으로 아이를 바르게 성장하도록 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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