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치명적인 문제는 오랜 기간 영어 교육을 받는데도 말문이 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가 어려서부터 영어 교육에 대해 불타오르는 부모들의 열정은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영어 활용 능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오로지 영어 교육만을 위해 기러기아빠를 두고 자녀의 외국 유학 생활에 온몸을 던지는 엄마도 많지만 그렇게 영어를 배운 아이들이 오히려 잘 풀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저자는 26년 동안 영어 독서 지도를 했고, 원서 읽기가 흔하지 않던 시기에 부딫혀가며 거칠게 배웠다고 했다. 캐나다에 가서 교수법을 배워 오면서 그동안 학습법의 문제점을 찾아보기도 하고,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면서 느낀 부분을 바탕으로 리딩 교육에 가장 적합한 교재를 전 세계를 뒤져서 찾고, 이에 맞는 단어장을 몇 년에 걸쳐 제작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등 영어 읽기에 대한 기준이 거의 잡혀 있지 않던 시기에 얼마나 고군분투 했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고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다독과 정독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과 비슷한 내용의 여러 책을 읽고 비교해보는 것, 그리고 다양한 활동을 연계한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점이었다. 같은 공부라도 한번 읽고 끝나는 것과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으로 찾아보거나 직접 이야기 해보기, 만들기 혹은 신체 활동을 함께 하고 나면 기억에 훨씬 잘 남는다. 실은 나도 내 아이에게 이렇게 교육하려 마음먹고 있다가 요즘 힘들다는 핑계로 잠시 나태해졌었는데 다시금 긴장감을 가질 수 있었다. 아이가 직접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게 하는 부분도 학습 동기 부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기 전에 배경지식을 채워주는 다양한 활동도 참 좋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 학습을 하게 되면 학습자의 관심도도 올라갈 수 있고, 무엇보다 기존의 내용이 확장되기 때문에 학습의 효과가 훨씬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티나지 않을 정도의 약간 계획된 지도는 학습자에게 큰 학습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고 믿고 있다. 저자는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 적합한 교재를 찾고 그 교재의 부족한 부분을 직접 채워주는 도구를 만들고, 책 한권에서 영어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폭넓은 사고를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지도하고 있다. 이렇게 책을 읽은 아이들의 내면에서는 당장은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기억과 경험이 연결될 것이고, 저자의 말처럼 사고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많은 질문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날 것이다. 책을 읽으면 진정한 독서 교육이 무엇인가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과연 내가 처음 마음먹은 만큼 내 아이에게 이렇게까지 노력을 기울여줄 수 있을까 싶다가도 다시 한번 나태해지는 마음을 다잡게 된다. 오랜 기간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책 한권에 그 피나는 노력과 노하우를 다 담아준 저자에게 진심을 담아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