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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안철수 지음 / 김영사 / 2001년 8월
평점 :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너무나 유명한 분이라 그 동안 매체에서나 인터넷을 통해 많은 소식을 접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왠지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책을 보며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들의 겸손에서 나오는 말이 아닌 그 사람 자체의 이야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동안 떠나지 않았던 생각 중 하나는 만일 내가 벤처 기업을 창업하여 경영을 하게 된다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였다. 우직할 정도로 원칙을 따르는 것과 의사결정이 늦을지언정 충분한 자료조사와 스터디 후에 결정을 내리는 스타일, 직원들을 같이 가는 동반자로 생각하는 마음 등을 따라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는 배운 것이라기 보다 안철수 교수 자신의 성정에서 나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달리 생각해보면 경영이라는 것도 CEO 자신의 그릇을 통해 솔직하게 경영하는 것이 정답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유명한 책이나 다른 사람의 의견이 아닌 자신만의 스타일이 정직하고 올곧을 때 실패는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안철수 교수의 벤처 기업에 대한 생각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경험을 통해서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실과는 매우 다른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가 옳다고 하는 길을 안철수 교수가 걸어왔다는 것을 보니 매체에서 들은 것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회사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명확하고 그 길에 불필요한 것은 철저히 배제하며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진정한 벤처의 모습이 느껴진다. 사실 조금 돈이 생기면 다른 방법으로 돈을 불리려는 벤처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점에서 폭발적인 성장은 아닐지언정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그의 성공 방식은 부럽기도 하고 감탄하기에 충분하다.
이 책을 보고 나니 경영이란 여러 가지 혁신적인 기법들보다 자신을 가다듬는 일이 먼저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여러 가지 유혹과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지키고 대박 성공보다는 한 걸음씩 걷는 성공을 믿는 마음 가짐, 직원과 고객을 위한 배려, 어제의 나와 비교하여 질적인 성장을 하려는 각오를 가지고 창업을 하더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막연히 돈을 더 벌겠다는 생각만으로 창업하기 보다는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과 전략으로 올바른 기업을 일구는 것이 질적인 성공일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마음에 남는 구절>
P31. 미국에서 공부하며 가장 절실하게 깨달은 것은 경영은 종합 예술과 같다는 것이었다. 막상 경영학을 배우면서 누구나 노력 여하에 따라 전문가가 될 수는 있지만 성공적인 경영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p41. 나는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P50. 벤처 기업의 성장에서 경쟁자를 앞서는 제품기획은 매우 중요하다. 제품기획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마인드, 실제적인 노력, 넓은 시야가 그것이다.
P62. 모든 결정에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장래에 생존을 위협받을 것이다’ 라는 기준을 적용하였다.
P91. 영혼이 없는 기업은 그 회사 사람들에게 단지 개개인의 목적을 달성하는 도구일 뿐이다. 그런데 영혼이 있는 기업에서는 전 사원들이 스스로 주체의식을 가직고 기업의 영혼을 자신의 것으로 내재화해서 공동의 발전을 이뤄나간다.
P116. ‘이익을 함께 나눈다’에는 유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이익의 배분이 평등하게가 아니라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P126. 사원의 경우는 그의 가치관, 상호발전에 대한 마인드, 재능, 미래의 가능성을 확실히 점검하면 거의 성공한다. 그런데 경영진은 그것 외에도 경영철학이 맞아야 한다.
P143. 길게 생각하는 것은 경영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삶에도 미덕이다. 가치의 문제에서도 장기적인 가치는 단기적인 가치보다 우월하다고 확신하며, 그래서 장기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단기적인 손해는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돈과 명예에 대한 단기적인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누구나 긴 호흡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P154. “지키지 못할 약속은 처음부터 안 하니까요”
P158. 결국 내가 경영학을 배우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모르고 놓아두었던 많은 부분들을 인식함으로써 스스로 해결하거나 또는 적임자를 찾아서라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P176. 감각적인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 계속 성공하다 보면 과도한 자신감이 생겨나 어떤 사안이나 현상에 대해 속단을 하게 된다.
P204. 경영자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에만 국한되지 않은, 산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시장 흐름을 파악하여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한 시장 상황을 반영한 적절한 제도와 조직체계를 만들어서 유지해야 하고, 바람직한 사내 문화의 정착과 사원 개개인의 사기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P206. 업무 리스트를 짰을 때 10가지의 일이 있다면 그 10가지를 다 하려고 하니까 사람이 늘 모자란다고 느끼는 것이다.
P232. 되도록이면 그 누구도 진입하지 못한 새로운 분야를 찾고 또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더라도 틈새를 찾는 줄기찬 노력이 필요하다. 진지하게 찾아보면 새로운 것은 어딘가에 존재한다.
P261. 당연한 얘기지만 회사가 제대로 크려면 핵심역량을 강화하여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P262. 벤처기업은 혁신적인 경영풍토나 신속한 의사결정 문화가 큰 강점이다. 외형만을 부풀리는 경영은 필연적으로 부실을 초래한다.
P266. 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특히 양적인 면의 비교에는 거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다만 진정한 비교의 대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 와 ‘오늘의 나’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P276. 개인적으로는 배려의 중요성을 늘 생각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배려하는 사람이 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 자체가 배려하지 않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P277. 나는 늘 나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살기 때문에 어떤 문제와 마주칠 때마다 남보다 두세 배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각오를 한다.
P284. 스티븐 코비 박사의 말대로 원칙은 수시로 변경 가능한 지도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항상 정북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어야 하는 것이다.
P286. 자기 편견에 사로집히지 말고 일단 시도를 해보라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도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일단 시도한 것이라면 아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