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적 근대성과 페미니즘:한국의 여성과 남성 2
조한혜정 지음 / 또하나의문화 / 1998년 12월
평점 :
품절


 

근대는 ‘자유’와‘평등’의 가치와 함께 시작되었다. 인간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기술의 진보와 문화의 가치가 역동적으로 드러난 시대였다. 그러나 우리가 만들어 낸 생산물과 자본의 힘에 노예가 되고 마는 참담한 소외와 자율적 개인을 억압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책은 우리나라가 IMF 상황에 이른 당시까지의 허술한 근대성을 지적하며 근대성에서 억눌린 여성의 삶과 청소년의 성, 아시아 페미니스트의 현실과 미래를 성찰하고 있다. 다소 비관적인 느낌으로.


우리의 근대화는 한마디로 “잘 살아보세”였다. 경제적 성장만이 최고의 가치였다.

개인의 자유와 평등보다도 일단 힘의 논리인 가부장적 군사문화, 시장주의적 패권주의가 삶을 지배했다. 여성은 희생과 봉사의 모성애를 강요받으며 산업역군의 뒷받침 역할을 수행했다. 자식과 남편의 조련자, 서비스 제공자로 머물거나 산업현장에서 값 싼 노동력을 제공하며, 자아의 의미는 남자형제, 남편, 자식의 뒷바라지를 통한 희생에 있었다. 한편 페미니스트는 희소성과 전사적 모습으로 입지를 넓혀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경제적 기반만 갖추어 진다면 그 동안의 억압된 가치들이 자유로와지리라 믿었던, 근대에서의 환상이  잔인하게 깨어지고 있는 것을, 오히려 멀어지고 그 가치들이 빛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을 보게 되고 말았다. 


근대를 소프트화 하지 못하고, 그 하드웨어만 빌려온 날림의  발전.

공공의 영역과 가정 영역의 분화가 가져 온 폐쇄적, 경직화 된 사회와 가정.
단순 기계의 관리원으로 전략한 여성들.

무엇보다 상품화되어버린 페미니즘.... 여성들조차 외면하는 페.미.니.즘


가난의 설움으로 축적한 자본이 우리를 잘 입히고 잘 먹이며  마이카를 쥐어 주는 동안 자본은 우리의 주인이 되어 페미니즘도, 개인의 가치와 다양성도, 자율성에 바탕한 민족과 국가도 모두 노예화 시켜버렸다.

실험은 끝났다. 이제야 말로 ‘개인’을 이야기 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