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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기와 삶 읽기 1 -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바로 여기 교실에서
조한혜정 지음 / 또하나의문화 / 1995년 10월
평점 :
신선한 책읽기였다. 그동안 독서법이 따로 없었던 내 책읽기의 가장 큰 목표는 아마도 '저자의 생각과 최대한 밀접하기’였던 것 같다.
문학책은 사건 흐름이나 인물의 내면에 따라 비판하거나 다르게 생각하기가 조금은, 더러는 가능 했지만 사회 과학책을 읽을 때면 저자의 생각을 이해, 흡수하기에 급급하고 그렇지 못할 때는 나의 무식함에 좌절하며 마치 진실을 못 보는 것인 냥 자신을 비관하기도 했다.
<문화이론>강의에서 있었던 학생들의 토론과 리포트를 바탕으로 선생은‘글 읽기’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글 읽기의 자유로움을? 보여주려 한다. 그리고 자아 성찰을 통해 총체적으로 사회문제를 바라보지 못하는 지식인들의 식민지성을 비판하고 있다.
물론 여성문제를 짚어내기 위한 발판으로 좀더 근본적인 문제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라 생각된다.
모든 저작은 하나의 완성된 진리나 틀이 아니라 독자의 적극적 개입인 비판과 창의적 글 읽기 과정을 통해 다시 독창적인 개인의 삶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
즉 절대적 수용으로서의 글 읽기가 아닌 독자와 사회에서 다시 풀어져야 하는 텍스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정도는 우리가 익히 들어 온 독서법 중 하나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새로 쓰는 동화’부분을 보면 책 읽기가 독자의 문제의식과 현실인식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 지, 그리고 창조적인 독서는 글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책 마지막 부분의‘박완서 문학에서의 비평은 무엇인가?’는 성별에 따라, 우리사회의 모순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비평이 얼마나 획일화되고 함몰될 수 있는지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리뷰가 제대로 ‘글 읽기’가 되고 있는지 자신 없다.
책읽기가 내 빈곤한 내면의 양식이 되기 위해서는 나와의 대화를 주고받으며 책장은 좀 천천히 넘기거나 혹은 가볍게 넘기기도 해야 할 것이다.
잘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