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현림과 함께 하는 유쾌한 현대미술 이야기
신현림 지음 / 바다출판사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 자유'를 맘껏 맛보았다. 역시 신현림의 글은 강렬하다. 오래전 시집 '세기말 블루스'를 읽고 감짝 놀랬었다. 불에 덴것 같았다. 겨울날, 찬 바람을 따라 바짝 말라 있는 나목에 자학적인 열정으로 타고 있는 불을 보는 듯했다. 20대의 방황과 절망. 30대가 되어서도 제 길을 찾지 못한 마음이 용암처럼 흐르는 시집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아이 엄마가 되고 사진을 공부하며 시집이 아닌 에세이를 선보인다. 항상 외롭고 반항적일 것 같던 그녀도 나이먹고 있다. 한편으로 허전하다. 온순한 제임스 딘이 상상이 되는가??
예술적 안목과 취향은 여전히 '뜨거움'이지만 혼자만의 우울의 골짜기를 벗어나 세상의 다른 예술가들과 악수하고 그들의 정열을 온 몸으로 빨아 들이고 있다. 발산'에서 '포옹'으로의 변화.
현대미술들을 대하며 일어나는 감상들을 음악과 시와 삶의 단상들로 이으며 자신만의 서정과 감성을 매혹적으로 발산한다.
작가의 풍부한 지적 향유와 자유로움이 부럽다. 내면에 너무나 풍성한 식탁이 준비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며 '누드' 사진이 좋아졌다. 메모한 사진집들을 찾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