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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1 -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한비야 지음 / 금토 / 1996년 6월
평점 :
절판
여행지보다 그녀가 더 매력적이다. 한,비,야! 외계인이다.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를 누비며 불편과 위험들 속에서 어쩜 그렇게 씩씩하고 유쾌할 수 있는지. 나도 산과 낯선 곳을 좋아 하지만 오지 속에서도 기쁘게 유유히 여행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단순히 환경 적응의 문제가 아니라 내면의 힘과 성숙의 문제이다.
초간이 나온 지 7년 동안 무려 48쇄가 발행 되었다. 문학 작가가 쓴 여행기와는 물론 다르다. 이국적 정서와 감성이 묻어나는 문체가 빛을 발하는 책도 아니다. 또 그러려고 애쓰지도 않았다. 여행을 4년째 하고 있는 사람이 멜랑꼬리에 젖은 글들을 쓴다면 오히려 더 이상할 것이다. 그녀의 성격처럼 시원시원하고 군더더기 없는 체험과 현지인들과의 생활 위주의 글이다. 여행이 곧 생활인 사람의 어찌보면 밋밋한 글이다.
그러나 그녀가 보여주는 용기와 낙천. 열린 마음. 자유로움은 아름답다. 부럽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사랑과 긍정의 자세를 잃지 않기를 우리 모두는 원한다. 원하는 지위와 외적 성취를 이루어 내더라도 결국 자신의 유치하고 얽힌 마음에서 고통을 만들고 마는 것이 우리들인데 그녀는 스스로의 주인이 된 듯 하다.
오지체험을 통해 더 넓어진 그녀가 요즘은 난민지역에서 구호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종의 일이 아닌가 한다. 소박하게 살며 사랑의 마음이 깊은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코스모폴리탄의 삶이다. 힘이 들 때 아무 곳이나 펴 놓고 보면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