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따듯한 글, 그림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1999년 8월

가까이 두고 마음 어지러울 때면 무심하게 읽고 싶은 책이다. 아무 곳이나 펼쳐 놓고 읽어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오주석 선생의 글은 무조건 찾아 읽고 싶다. 선생은 참으로 복이 많으신 분이다. 그림을 즐길 수 있는 눈을 지녔고, 그 감흥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글재주를 지녔으니 지복을 누리며 사시는 듯하다.부럽다. 글을 읽으면 절로 선생의 글에 젖어 들고 그림이 눈에서 마음으로 와 닿는다.

우리 옛 것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인 가 보다. 감동으로 마음을 홀랑 뺏고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잔잔히 스며들어 대상과 감상자의 경계 없이 일체가 되게 하는 어울림과 정다움의 힘. 그 흔하게 보아 온 [달마도]도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그 철학적인, 깊이 있는 눈매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고. 강희안의 [고사관수도]의 아름다움도 알 지 못했을 것이다.( 컴퓨터의 바탕 화면으로 스캔했다 , 흐뭇~)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말씀하시는 글 중 '지극히 아름다운 것은 그 궁극에서 비애감으로 이어진다'는 글을 보며 아름답고 슬픈것들과 아름다워 죽고 싶은 곳과, 강렬하고 허망한 것들에 대해 한참을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