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과의 대화 - 넬슨 만델라 최후의 자서전
넬슨 만델라 지음, 윤길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시대의 살아있는 성인, 넬슨 만델라. 그의 자서전이 출판되었다는 소식은 매우 흥미로웠다. 그의 ‘명성’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삶’에 대해서는 무지하였던 나이기에 흥미를 자극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일게 된 ‘나 자신과의 대화’.

이 책은「출간에 부쳐」부분에 기록된 것처럼 넬슨 만델라가 어떤 한 인간이었는지 보여주고자 노력한 흔적이 가득하다. 한 사람의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대표적으로 말과 글이 있다. 그의 편지, 대화 녹취록, 노트, 미완성 원고를 통해 넬슨 만델라라는 인물을 가장 인간적으로 표현하고자 애썼다.

그의 삶을 목가, 드라마, 서사시, 희비극 총 4 part로 크게 나눠 놓았다. ‘목가’의 사전적 의미는 전원생활을 주제로 한 서정적이며 소박한 시가이다. 그의 어린 시절은 물질적 풍요가 아닌 정서적 풍요였고, 그의 어린 시절은 족장과 교회라는 제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투옥되기 전까지의 근 20년의 삶은 하나의 ‘드라마’였다. “평생 이러한 아프리카 사람들의 투쟁에 헌신했습니다. 백인 지배에 맞서 싸웠고, 흑인 지배에 맞서 싸웠습니다. 모든 사람이 조화롭게 동등한 기회를 누리며 함께 사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사회라는 이상을 품었습니다. 나는 그러한 이상을 위해 살고 그러한 이상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필요하다면, 그것을 위해 죽을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168p) 그의 삶의 진정한 ‘서사시’는 감옥에서 완성되었다. 로벤 섬과 폴스무어 교도소, 빅터버스터 교도소에서의 생활은 그의 삶을 단단하게 하였다. “그리고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고 반격할 수 있음을 당국에 보여 주는 것이라는 확신이 있으면, 아무것도(배고픔) 느껴지지 않아요.”(196p), “영광은 앞날이 어둡고 암울해 보일 때에도 결코 진실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들, 그래도 계속 또다시 노력하는 사람들, 상처를 입고 창피를 당하고 패배를 당해도 결코 용기를 잃지 않는 사람들의 것이오.”(231p), "우리가 품은 이상,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꿈과 열망이 우리 생전에 실현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동료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살았다는 것만 알아도 충분히 보람 있는 경험이며 아름다운 성취입니다.“(311p) 감옥에서 풀려난 후 그의 삶은 웃기도, 울기도 한 '희비극‘적 삶이었다. “나는 대중이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바라고, 그들에게 화해의 정신을 불어넣고 싶어요.”(414p)

그가 추구하던 평화와 자유를 향한 외침이 너무 컸기에 우리가 그의 인간적인 고뇌들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한 한 인간이었고, 감옥에 혼자 있는 것은 힘들다고 호소한 사람이었다. 떨어져 있고 자유롭게 만날 수 없는 가족을 늘 걱정하며,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어머니, 장남 등)을 함께 하지 못한 것에 애통해 하는 자였다. 개인적인 것을 감추고 싶어 하고(이혼 등), 웃고 즐거워 할 줄 아는 존재였다. 이 책을 통해 한 인간, 넬슨 만델라를 만난 것 같다.

아무리 위인일지라도 그는 한 인간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혼란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영웅주의에 물들어져 있고 갈망하고 있다. 하지만 그토록 바라고 원하던 영웅, 위인도 한 인간이며 그에게도 한계가 있다. 만델라가 거듭 강조하듯 ‘성인은 계속 노력하는 죄인’인가 보다.

인간 만델라를 만나길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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