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속에서 만난 화가들 - 동화로 읽는 서양 미술 이야기
박수진 지음, 이고은 그림 / 사계절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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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몰입감을 준다. 어떻게 그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은 이야기가 주는 묘미 중 일부이다. 특히, 예상하지 못한 소재는 기대감과 몰입감을 극대화 시킨다. 미술은 작품을 보고 느끼는 것이지, 글로 읽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던 나인데, 이야기를 통해 미술작품과 화가를 이해하게 된 것은 뜻밖의 수확이었다.

그림이라고하면 고흐, 피카소 같은 미디어에서 많이 언급되는 그런 작가들의 그림만 명화이고 다른 작가들은 관심도 없던 나였다. 다른 사람들이 좋은 그림이라고 한 작품들을 보아도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기 일쑤였다. 책을 덮은 지금 무식함의 부끄러움보다 예술을 마음껏 느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더 많이 느껴진다.

책에서는 서양 화가들에 대한 소개와 주요 작품들의 주요 관찰점들을 자연스런 이야기로 담아내었다. 어린이 대상 도서이지만 나처럼 미술에 감각이 없는 성인들이 입문서로 읽어도 충분한 그런 책이다. 다음의 머리말은 그림을 대하는 편안한 태도를 가지게 도와 주었다. “그림을 볼 때 화가 선생님이 무슨 생각을 하고 그렸는지를 알아 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린이 여러분이 그림을 보면서 느낀 자신의 감정과 느낌, 생각이 그보다 무척 중요하고도 소중합니다. 그것이 화가 선생님과 다르다 할지라도 말이지요. 그림은 화가 선생님이 의도하지 않았던 것들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림은 화가 선생님이 붓을 놓는 순간 스스로 예술적 생명력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림에 대한 다른 관점들도 다양하게 소개된다. “그림은 사물을 모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신을 그려야 하지(p.127)", "화가가 어떤 의미와 상징을 담아 그림을 그렸는지도 중요한 것 같아요(p.148)", "그림이란 진실을 바로 보고 자신이 ‘살아온 시대’를 증언해야 된다고 생각하지(p.158)”, “다빈치 선생님은 ‘사물을 얼마나 잘 모방하는가’가 아니라 ‘보는 사람의 욕망을 얼마나 자극하는가’가 중요하다고 하셨지요(p.180)", "그림은 신비로워야 하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매혹하는 힘’입니다. 그러려면 그림을 통해서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 하지요(p.192)"

그림이 가진 힘과 예술적 의미를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시대를 알고, 작가를 알고, 그림을 알면 신발 한 켤례가, 바닷 풍경이, 쓰고 있는 모자가 주는 느낌을 좀 더 온전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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