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포위된 아이들 - 내 아이를 위협하는 나쁜 기업에 관한 보고서
조엘 바칸 지음, 이창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느낌은, ‘멍’함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 속에서 주류를 이루는 기업의 횡포가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은 내게 충격적이었다. 이것은 현재를 만족하기 위해 미래를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디어를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던 부분이긴 했지만,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냈을 때 기업과 자본주의에 철저히 속은 것 같아 참 부끄러웠다.

이 책에서는 아이를 둘러싼 환경체계로 부모, 정부, 기업을 언급한다. 좋은 부모의 역할은 ‘제대로 걱정하는 능력’이다.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적절한 관심이 부모들에게는 결여되어있다. 정부는 기업에 ‘보이지 않는 손’을 팔아버린 채 방관하고 있다. 기업은 두려움을 조장하거나 축소하여 혼란스럽게 만든다.

1장에서 밝히듯 아이들을 향한 기업의 횡포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중세에는 어린 시절이 따로 없을 만큼 한명의 인격체로 대접받았던 아이들이 19세기부터 보호받아야할 존재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1980년대 신자유주의가 팽배하며 ‘유모국가’는 없다는 기치아래 아동보호는 점점 사라졌고, 2008년 경제가 거의 붕괴되기 전부터 정부는 관련 기업의 무오하고 이기적인 행위에 대해 눈을 감아주게 된 것이 현대의 횡포로 확장되었다고 본다. 이는 어린이 마케팅(2, 3장), 소아정신과와 제약회사(4, 5장), 화학물질(6, 7장), 농장관계자(8장), 교육업체(9, 10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치밀한 방법들로 이루어졌다(각 장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행태에 대해 너무나도 자세하고, 직설적으로 잘 다루고 있기에 꼭 일독할 것을 권장한다).

다음세대인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기업에 포위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장마다, 그리고 결론에서 알려준다. 목소리를 내고(부모), 규제를 만들고(정부), 자숙과 책임을 져야한다(기업). 아이를 단순한 소비자와 구매자로, 이윤창출의 도구로 바라보는 차원을 넘어서 한 인격체로, ‘고귀하고 아름다운 고찰 대상’이 되도록 우리는 힘써야 한다. 이것이 바로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유일한 유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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