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침묵보다는 불편한 외침을 - 신학자 칼 바르트와 1906-1968의 정치
프랑크 옐레 지음, 이용주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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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의 신학자라 불리는 “칼 바르트”는 평범한 신자인 나에게 늘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선망의 대상일 뿐 가까워지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그의 신학은 어려워만 보였고, 그의 저술들은 너무 방대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던 그를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 준 책이 “편안한 침묵보다는 불편한 외침을”이다. 이 책은 당대의 정치에 대한 그의 태도를 통해 그의 신학과 사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 책이었다.


이 책에서 발견한 그의 태도는 크게 3가지 형태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첫째, 칼 바르트는 특정 국가(혹은 정부)가 아닌 하나님의 나라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하나님은 “특정 국가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모든 민족 국가들 가운데 수립될 하나님 자신의 의로운 국가”를 지향한다(10p).」 「그렇다면 이제 우리 앞에 놓인 선택은 명백하다.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이 정부에 순종할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께 순종하며 이 정부에게 불복할 것인가(104p).」 당시 나치정부에 순복하는 것만이 최선이라 여기던 분위기에 휩싸이지 않고 그는 오직 하나님을 먼저 생각했던 신학자였다.
둘째, 칼 바르트는 정치 혹은 이념이 아닌 삶의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럼에도 바르트는 사회민주주의자들의 편에 서고자 했다. 사회 현실을 그저 관망하며 자유롭게 떠도는 지성주의는 무가치하기 때문이다(53p).」 「바르트는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운 정치를 추구했다. 우리는 “시민의 의무와 정당의 의무를” 실현하면서도 “거리를 두고, 결코 환상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75p).」 그가 바라보는 정치는 인간에게 있어 가능한 것들을 다루는 기술이지 완전한 해결책은 될 수 없으며, 이념 또한 수단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것들을 뛰어넘으며 포괄하는 삶의 방식과 행동에 주안점을 두었다.  
셋째, 칼 바르트는 내면으로만 향하는 신앙적 태도를 거부하고 사회적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기독교에 대한 일방적·관념적 이해, 즉 인간의 “내면으로만” 향하는 기독교 이해를 바르트는 매우 단호하고 인상적으로 거부하고 있다(59p).」 「개인이 “자기 자신 때문에, 그리고 자기만을 위하여” 회개하고 “주님이신 하나님께로” 돌이키지 않는 회개로는 충분치 않다. 지상에서의 하나님의 일을 위한 “봉사” 그리고 전 “우주”를 향해 이 일을 “증언”하기 위해 행동하는 회개가 요구된다. “총체적 회개와 갱신을 통해···인간은 자기 자신과 더불어···공적 책임”을 지닌다(139p).」 우리는 내면적 회심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 그리스도의 공동체로서 세상을 향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바르트는 강조한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그는 국가나 정부에 최우선을 두지도 않았고, 특정 정치나 이념에 헌신하지도 않았으며, 개인 내적인 관심에만 몰두하지도 않았다. 그가 외쳤던 「하나님 먼저! 먼저 하나님!(젊은이를 위한 칼 바르트, 새물결플러스 역간, 2015)」에서 엿볼 수 있듯 그는 하나님을 중심에 두고 그 하나님의 방법이 세상을 향한 외침과 행동이라면 기꺼이 움직였다.
세상이 참 어수선하다. 특히 4월 13일 총선과 4월 16일 세월호 2주기를 맞으며 세상의 정치의 희망없음을 많이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이런 시대적 현실 속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불편한 외침”을 지속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 이제 이 고민이 행동으로 옮겨졌으면 한다.

 

P.S. 칼 바르트 초보자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젊은이를 위한 칼 바르트(울리케 벨커, 새물결플러스 역간, 2015)”를 먼저 읽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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