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성경, 이야기 - 약속의 땅에서 다시 보는 성경
존 A. 벡 지음, 김태훈 옮김 / 선한청지기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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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창조와 함께 시작된 땅의 역사는 고대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존과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백성들이 얽힌 “땅의 이야기”는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땅, 성경, 이야기>는 지리를 기반으로 한 성경 이야기에 접근할 때 매우 좋은 가이드북이다.

지리에 대한 이해는 왜 중요할까?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성경의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현실적인 시간과 장소에서 실재하는 백성들을 만나시는 이야기이다. 우리가 그 이야기가 펼쳐지는 장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이야기의 내용 역시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당신에게 지도책(atlas)이 필요하다. 주님께서 어떤 것은 지리를 사용하셔서 우리에게 말씀하셨기 때문이다."(18p)
고대 이스라엘은 비옥한 초승달 지역[​식량을 생산하고, 제국을 건설하고, 여행에 우호적인 땅(21p)]의 일부였다. 경상북도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그 약속의 땅은 기근이 빈번하고 지속적으로 군사적인 침입을 받는 곳이었기에 그곳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세 개의 대륙이 만나는 교통의 중심지인 그 땅을 통해 주님은 그분의 이야기가 전 세계에 전파되기를 원하셨다(35p).
성경의 땅을 이해(1부)하고 나면 2부에서는 에덴동산이 어떤 곳이었을지부터 요한계시록에서 지리의 역할에 이르기까지 ​성경의 여러 이야기 속 지리가 가진 의의를 구체적으로 살핀다.
예를 들어보자. 4장에서 광야 지역의 지리적 특징을 말하는데 광야는 물이 거의 없고, 곡식 생산이 어려웠으며, 거대 포식 동물부터 독사와 전갈까지 서식하는 곳이었기에 충분히 위협적인 곳이었다(63-64p). 그렇다면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왜 광야에 머물게 하셨을까?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을 겸손하게 하시기 위해, 시험하시기 위해, 이스라엘을 가르치시기 위해 광야를 사용하셨다(64-67p).
"하나님께서는 약속의 땅에서 이스라엘이 자신의 사명을 이어 가기 전에, 주님은 광야에서 그들의 이해(하나님에 대한, 그리고 그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와 그들의 믿음을 새롭게 빚으셨던 것이다."(67p)
이처럼 주요한 성경 맥락을 따라 각 상황에 맞는 다양한 지도들을 제시하고, 그 맥락의 의의를 풀어놓는 여정은 성경 개관서로 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에덴동산, 창세기 3-11장의 세 장소, 갈대아 우르-하란-가나안, 아브라함과 야곱의 땅 구입(3장), 아브라함 가족이 애굽을 꺼렸던 이유, 주님께서 구원 이야기를 애굽으로 이동시키신 이유, 광야의 위협, 광야에 머무르게 하신 이유, 요단 동편 정복 이야기(4장), 여호수아가 본 가나안 땅, 여호수아서 이후 변화점(5장), 통일 왕국 이야기(6장), 분열 왕국 이야기(7장), 바벨론과 앗수르 포로민 정책의 차이점, 포로 귀환이 무색해진 땅에 관한 사실들(8장), 로마의 지배 속 이스라엘, 갈릴리의 세 구역, 갈릴리 주민들 특성, 예수께서 이방지역으로 가신 이유, 유대지역 유대인들이 예수를 경계한 이유, 갈릴리 사람들에 대한 유대인들의 견해,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의 특징, 예루살렘이 특별해진 이유(9장), 예루살렘이 초대 교회 이야기를 형성한 과정, 유대와 사마리아 지역의 초대 교회 이야기, 복음이 가이사랴에 이르는 길의 두 가지 장애물, 바울 여행에서 보인 문화적 맥락과 세계관의 극적인 변화들, 요한계시록에서 지리의 역할(10장) 등 흥미진진한 성경 이야기들이 즐비하다. 이런 이야기들에 몰입하다보면 성경 이야기에서 지리가 가진 의의가 매우 크다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주제와 내용은 물론이고 책의 구성도 매력적인데 컬러로 된 각종 지도들은 성경 옆에 두고 주석처럼 활용할 수 있다.뿐만 아니라, 번역자의 세심함도 돋보이는데 "일러두기"에 역자가 밝히듯 평소 익숙지 않은 지리학의 용어나 특이한 표현의 경우에는 영어 단어(혹은 한자까지)를 병기했고, 원서의 마일이나 피트 등의 단위를 우리에게 익숙한 미터법으로 환산한 점도 고마운 배려이다.

우리는 장소의 사람들이다.
"주님께서 우리로 장소와 더불어 살아가도록 지으셨기에 우리는 언제나 장소의 사람들(people of place)이 될 것이다."(179p)
처음 시작했던 에덴과 같은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주님을 맞을 것을 소망하며!
"우리는 우리가 시작한 곳에서 끝을 맺게 될 것이다."(180p)


p.s. 본 후기는 선한청지기 출판사의 후원으로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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