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그리스도교 사상가들 - 철학과 신학의 경계에서 에라스무스 총서 3
김동규 외 지음 / 도서출판100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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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파티장(<우리 시대의 그리스도교 사상가들>)’에 초대되었다. 거기는 지성인들, 즉 6명의 국내 신학·철학 신진 연구진들과 우리 시대를 수놓는 기라성 같은 8명의 그리스도교 사상가들이 모인 자리다. ‘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 6명의 국내 연구진(김동규, 김승환, 김진혁, 손민석, 윤동민, 최경환)은 우리에게 8명의 ‘그리스도교 사상가들’(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스탠리 하우어워스, 로완 윌리엄스, 미로슬라브 볼프, 찰스 테일러, 존 카푸토, 장-뤽 마리옹, 리처드 카니)을 소개해주기 위해 친히 이 자리에 와주었다. (2명을 소개해 준 김진혁, 김동규 님을 제외하고는) 국내 연구진 1명이 사상가 1명을 전담 마크해 그들, 그리고 그들의 연구물에 대해 상세하고도 친절하게 소개해준다.

나는 파티장에 오기 전부터 무척이나 설레었다. 인문학과 신학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에라스무스의 정신을 이어받은 ‘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의 연구진들은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서 의미 있는 연구와 소통을 시도하고 있기에 주목하던 분들이고, 그들이 소개해 주는 ‘그리스도교 사상가들’ 역시 21세기가 주목하는 세계적인 신학·철학자들이기에 알아 가고픈 사람들이었다. 이런 그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니, 설레지 않을 수 없는 파티이자, 초대였다.

파티장에 오기 전부터 (조금) 알고 있던 사상가들이 있었는데, 직접 만나보니 어렴풋이 그리던 이미지가 명료해졌다. 그것은 몇 권의 책을 통해 인식해 온 사상가의 모습 혹은 주장을 국내 연구자의 안내로 재확인하거나 미처 몰랐던 모습을 새롭게 발견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가 우선적으로 만나보고 싶었던 두 사람은 “스탠리 하우어워스”와 “미로슬라브 볼프”인데, 그들과의 만남은 기대만큼이나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들을 알아갈 유일한 단서였던 저서를 그것도 시차를 두고 띄엄띄엄 읽어온 나였기에, 탁월한 연구자 김승환 님과 최경환 님의 소개를 통해 두 신학자를 입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다.

하우어워스는 끊임없이 ‘교회’에 대해, 볼프는 끊임없이 ‘세계, 광장, 타인’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 이해된다. ‘결이 달라 보이는 이 두 사람을 나는 왜 동시에 좋아하는 걸까’하는 생각을 이 파티장에서 처음 해보았다. 나는 ‘나 혹은 우리’라는 존재가 ‘교회’와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왔고,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이 두 신학자에게 관심을 가진 것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들이 나를 끌어당길 것일지도 모르겠다. 무튼 저서로만 만나온 사상가들, 그들을 향한 파편화된 이미지가 통합·발전되는 경험이 이 파티장에서 일어난 건 분명하다.

언제나 그렇듯 낯선 사람과의 만남은 (조금) 주저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새로운 만남에는 (약간의) 기대감 혹은 설레임도 동반된다. 이 파티장에서는 두려움보다 기대감을 가져도 좋다. 사상가들을 소개하는 국내 연구진들의 탁월한 능력을 믿기만 한다면 말이다. 그들은 꾸준하게 연구하고 글을 쓰고 가르쳐 왔다. 그리고 본인이 소화해 낼 수 있는 학자를 선택하고 소개하기에 신뢰할만하다. 사상가의 ‘생애’를 기반으로 한 인간적인 면부터 ‘핵심 사상’을 기반으로 한 철학·신학적인 면까지, 주어진 50분(50쪽 남짓한 분량을 말함) 동안 열성을 다해 소개해주기에 우리는 국내 연구진을 믿고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약간 어렵게 느껴지는 ‘학술적’ 뉘앙스가 풍기지만,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만한 소개도 없을 테다.

소개의 끝에는 사상가를 더 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더 읽을거리」와 「참고문헌」을 통해 이 파티가 끝난 후에도 일상에서 ‘교양의 파티’가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이 파티의 초대장을 원하는가? 서점을 향하라. 그리고 <우리 시대의 그리스도교 사상가들>(도서출판100 출간)을 집어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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