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의 심장 - 요한계시록의 열 가지 핵심 주제 이해하기
J. 스캇 듀발 지음, 홍수연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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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일명 신천지)’가 큰 주목을 받았다. 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됨과 동시에 ‘이단’으로서 이름이 알린 것이다. 비슷한 듯 다른 교리를 가르치는 이들인 ‘이단’이 흔히 인용하는 성경 중 하나가 바로 ‘요한계시록’이다. 144,000이나 666과 같은 ‘숫자’와 아마겟돈, 생명책, 붉은 용, 두루마리와 같은 ‘환상 속 단어’의 등장은 신자들의 요한계시록 해석을 주저하게 만들고 그 해석의 권한을 ‘이단’에게 넘겨주면서 신자들과 요한계시록이 더 멀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요한계시록의 심장>은 이단(혹은 거짓 가르침)으로부터 요한계시록 해석에 대한 권한을 빼앗아 오는 첫 걸음에 매우 적절한 책이다. (본서「서론」에 의하면) 우릴 적잖이 당혹스럽게 만드는 묘한 힘을 가진 요한계시록은 읽는 이로 하여금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나타내게 한다. 첫째는 완고한 무지이고, 둘째는 광신적인 집착이다. 저자 스캇 듀발은 이 두 범주를 넘어 ‘문맥에 따른 읽기’를 제3의 독법으로 제안한다.

처음 요한계시록 말씀을 들은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로마, 유대인, 거짓 선생들로부터 여러 압력을 받았다. 그런 그들(고난당하는 신실한 이들)에게는 위로와 확신을 주고, 세상의 체계와 타협하는 이들에게는 엄중히 경고하는 목적으로 쓰인 책이 바로 요한계시록이다. 이런 메시지를 전달코자 요한은 편지, 예언, 묵시의 문학 장르를 사용한다. 우리는 ‘문맥에 따른 읽기와 해석’을 위해 원래 독자에게 주신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문자 그대로의 해석에 유의하며, 각 환상의 주된 신학적 메시지에 집중해야 한다.

요한계시록 개론을 다룬「서론」뒤의「신적 드라마인 요한계시록의 등장인물」에서는 요한계시록 속 42개 난해한 단어들을 추리고 올바른 의미를 제시한다. 요한계시록 맞춤형 성경사전인 셈이다. 예를 들어, ‘144,000’은 “12(하나님의 백성 및 완전함을 상징하는 숫자)의 제곱에 1,000(아주 크고 완전한 숫자를 의미함)을 곱한 숫자다. 이 숫자는 예수를 추종하는 모든 자 혹은 인 치심을 받고 영적 전쟁에 참전하는 하나님의 참 이스라엘을 상징한다(7:4).”고 서술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요한계시록 성경읽기에 유용한 참고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본격적인 내용의 주제는 “요한계시록의 열 가지 핵심 주제 이해하기”다. 이 책은 수려한 문장과 창의적 해석을 기반으로 한 주석 혹은 한 문장 한 단어의 뜻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그런 장(場)이 아니라, 저자의 말대로 “요한계시록의 큰 그림을 볼 수 있도록 쓰인 책”이고 그 역할을 충분히 잘 해냈다. 그는「하나님 / 예배 / 하나님의 백성 / 성령 / 우리의 원수들 / 사명 / 예수 그리스도 / 심판 / 새 창조 / 인내」를 요한계시록 열 가지 핵심 주제로 뽑았다. 요한계시록이 난해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가 맥락을 잡기 어렵기 때문인데 요한계시록 주석 집필 경험자가 10개의 키워드를 뽑아내고 이를 입체적으로 다루는데 어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겠나. 요한계시록이라는 그림을 그리는 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저자는 요한계시록 앞에 선 독자들의 그림 그리기를 돕고자 다양한 시도를 한다. 각 주제 안에는 몇 개의 소주제들이 제시되는데, 이는 키워드 안에 키워드가 있는 격이다(인상 깊었던 주제인 ‘새 창조’에는 ‘약속’, ‘장소’, ‘사람’, ‘임재’라는 소주제가 있다). 좀 더 명료하게 각 주제를 드러내고, 맥락으로 요한계시록 읽기를 위해 선택한 서술방식이라고 생각된다. 읽기 쉽게 쓴 문장과 틈틈이 등장하는 예화 역시 어렵게 느껴진 요한계시록에 관한 해석의 문턱을 낮춰주었다. 그리고 주제별 마지막 부분에는「결론」과 함께 7개 안팎의「그룹 토론 문제」를 실어두었다. 토론 문제는 저술목적과 같게 요한계시록의 단어나 구절에 따른 ‘나무’에 관한 질문이 아니라 요한계시록 전체라는 ‘숲’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질문이다. 철저히 성경 맥락 안에서 우리 삶과의 연계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거기에 주제에 해당하는「핵심 구절」과「참고 본문」은 보너스. 해당 주제를 성경 말씀으로 좀 더 묵상하고자 할 때 필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요한계시록을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고, 요한계시록에 대한 두려움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저자가 안내하는 대로 키워드별 중심을 잡고 요한계시록을 읽다보면 적어도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진 않으리라는 확신도 든다. 그것은 곧 이단으로 빠지거나 거짓 가르침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것은 의미한다. 그리고 요한계시록의 메시지가 얼마나 희망찬 메시지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삼위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예배하는 신실한 하나님의 백성을 돌보시고, 악한 자는 그날에 반드시 심판하실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명 안에서 인내함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고, 살아가야 한다. 온전한 새 창조의 그 날을 고대하면서 말이다.
“하나님은 당신을 정말로 사랑하시고, 귀한 자녀인 당신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악한 세력이 차지하도록 허락하지 않으실 것이다.”(71p)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계획하신 일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은 종종 모든 것이 제자리로 되돌아가기를 갈망하는 우리가 이 망가진 세상을 신실하게 살아내는 데 큰 힘이 된다.”(310p)
하나님이 승리하신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승리에 대한 거룩한 상상력이 필요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요한계시록과 친해지기를 돕는 이 책은 요한계시록의 핵심을 간추린 책이지만 요한계시록에 갇힌 책은 아니다. 열 가지 핵심 주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소주제들은 모두가 성경 전체를 아우르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책은 요한계시록의 문턱을 넘고자 하는 신자들은 물론이고 모든 믿는 이들에게 권해야 할 책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무미건조한 생활에 지쳐가는 요즘, ‘심장(가슴)’ 뛰는 경험을 원하는 자에게 이 책 <요한계시록의 심장>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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