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하나님, 결혼 - 성경이 말하는 결혼과 남녀 관계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지음, 원마루 옮김 / 비아토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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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선물로 주어진 ‘성’과 ‘결혼’이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욕망만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렸다. 강력한 유교문화로 견고하게 버텨왔던 ‘성’과 ‘결혼’에 대한 보수적인 인식과 태도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확산, 대중문화의 발달 등의 영향으로 완전히 달라져버렸다. 이런 급격한 사회문화의 변화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자 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고, 마침내 성경에서 말하는 ‘성’과 ‘결혼’ 보다 세상에서 말하는 ‘성’과 ‘결혼’에 대한 인식이 더 파급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시대의 조류에 휩쓸리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좋은 책 한 권이 비아토르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다. 바로 <성 하나님 결혼>(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이다. 이 책은 <아름다운 약속, 순결>(쉴터)이라는 제목으로 이미 번역·출간되었던 책의 2015년 개정판을 새롭게 번역한 것이다. 기존에 출간된 책과 다르게 남녀가 마주보는 그림을 바탕으로 한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과 사랑을 연상케 하는 핑크빛의 본문 글자색은 독자로 하여금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

책의 외형만 눈길을 끄는 것은 아니다. 다루는 주제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대표적인 기독교 공동체 브루더호프의 공동 창립자인 에버하르트 아놀드의 손자인 저자가 말씀에 대한 묵상과 공동체 경험에서 길어낸 성과 결혼 등에 관한 지혜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책 제목에서는 성과 결혼으로 명시된 포괄적인 주제가, 본문으로 들어가 보면 결혼을 중심으로 한 남녀 관계의 세밀한 내용들까지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부에서는 하나님 안에서 성과 결혼에 대한 올바른 가치를 세우는 데 도움을 주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해야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중요한 전제에서 출발하여(1장), 하나님의 뜻은 각 사람이 타인에게 형제가 되어 사랑하고 돕는 것에 있으며(2장), 둘이 온전히 하나가 되는 결혼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라고 말한다(3장). 그러나 만약 배우자나 자녀가 하나님보다 우선시 될 때 우리의 사랑은 거짓이 되고 말 것이다(4장). 죄로 무너진 우리의 삶은 예수님의 용서하심으로 새로워지며(5장), 하나님 아래에서라야 성도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이다(6장). 우리는 하나님과의 온전한 연결을 위해 순결해야 하며 공동체와 함께 그 노력을 해갈 수 있다(7장).

2부에서는 1부에서 다진 가치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상황들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먼저, 성령이 남녀를 하나 되게 하신다는 것(8장)과 남녀는 서로를 보완하여 사랑하고 섬겨야 한다는 것(9장), 그리고 신성하게 가꾸어야 할 남녀의 성관계(10장)에 대해 말하면서 남녀 관계를 우선 다룬다. 다음으로는 관심사가 자녀로 넘어가 부모의 올바른 양육 태도(11장)와 어린 시절의 자녀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돕는다(12장). 결혼 관계 안에 있지 않은 이들에 대한 조언도 놓치지 않는데, 결혼 이전, 연애 과정에서 생각해 볼 점들(13장)과 반대로 독신이 주는 의미(14장)에 대해서도 말한다.

3부는 2부보다 더 실제적이다. 성교육의 위기와 자위행위(15장), 동성애(16장), 피임 및 낙태(17장), 이혼과 재혼(18장)을 주제로 삼는다. 이는 교회 내 성과 결혼에 관한 상담 주제로 흔히 등장하는 것들이다. 여러 민감한 주제들에 대한 저자의 관점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견이 없을 한 가지는 죄악에 노출된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포용의 태도이다. 동성애자, 낙태한 사람, 이혼을 한 사람 등을 대할 때 우리는 그들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고 그들을 친구로 맞이해야 한다. 저자가 18장 동안 주장하는 내용들과 배치되는 현대사회의 지배적인 모습들은 그리스도인들이 다른 삶을 사는 것을 망설이게 하지만 우리는 물러설 수 없다. 계속 깨어있어야 한다(19장).

「우리는 새로운 길이 존재함을 삶으로 입증해야 하며, 세상에 새로운 현실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 새로운 현실에는 하나님의 정의와 거룩함이 존재한다. 이 세상의 영에 반대하는 현실이다. 사람들이 자기 에너지를 공공선을 위해 쏟는 곳, 또 영적 공동체를 이룰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나누는 삶을 건설해 가는 곳 어디에서든 순결과 평화, 하나 됨과 사랑의 삶을 살 수 있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사랑의 능력을 증거해야 한다. 우리 각자는 사랑으로 섬기는 가운데 자기 일생을 다른 이에게 바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다(요 13:34~35).」(222p)

이 책은 구성과 내용은 교회 공동체에서 성과 결혼에 대한 주제로 나눔을 할 때(예를 들면, 결혼예비학교) 아주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사례들은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고, 성과 결혼에 대한 조언들이 개인적 실천 차원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 내에서 어떻게 공유되어야 할지 고민하게 하기 때문에 당사자들은 당사자들대로, 교회 구성원들은 교회 구성원들대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책 후반부에 있는 스터디 가이드는 생각해볼 거리를 풍성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을 중심에 둔 성과 결혼, 남녀 관계에 고민하는 자라면, 그리고 이 고민이 나와 너의 문제만이 아닌 교회 공동체원 모두의 과제로 끌어안고자 하는 교회라면 일독을 강력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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