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 불을 지고
김혜빈 지음 / 사계절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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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은

202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화성소설상' 도 수상하신 '김혜빈' 작가님의

<등에 불을 지고> 입니다~



어느 날 '호연' 은 동생 '호수'로 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아버지 '배진택' 이 운영하는

[녹우 인쇄소]에 화재가 났다는 거였다.

인쇄소에서 불이 나기 전 인쇄하고 있던 책은

소설가 '유기영' 일명 '2ing1'이라고 불리는 그의 소설

<부름>이 실린 소설집 이었는데...

부상도 없는 인쇄소의 유일한 한 사람 '기수라'

그녀는 방화 용의자로 검거되고...

그녀는 '유기영' 의 열혈 팬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그의 스토커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결국 전신 화상으로 병원에 갔지만 죽음을 맡은

'호연' 의 아빠 '배진택'

그는 죽기 전 딸에게

"책의 야성이 불을 가지고 온다" 라고 했는데...

이 말은 무엇일까?

그리고 같은 때...

'호연' 은 아주 친했었지만

10년 가까이 연락조차 하고 지내지 않았던

'희슬' 의 부고 소식 또한

'희슬' 의 엄마 '이모경' 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는데...

우연인지는 몰라도 '희슬' 또한

분신 자살을 했다고 하는데...

알고 보니 '희슬' 의 남자친구는 소설가 '유기영'

'유기영' 또한 자신의 친형인 '유태영' 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

이들 사이의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과연 책이 불러일으킨다는 이 야성의 불은 무엇일까?

제목처럼 등에 불을 진다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아시죠? 제 포스팅은 결말 스포가 없습니다.ㅋㅋㅋ

궁금하면 꼭 읽으십쇼 ㅋ)


책의 마지막(P.273)에도 불탄?흔적처럼 페이지를 구성해서 좀 놀랐네요 ㅎ;;


사실 너무 많은 떡밥?같은 것이 끝에 제대로 확

회수가 되지 못하고 급하게? 끝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내용은 흥미진진하고

재밌었는데...


소설 속의 소설인 <부름>이 자꾸 불을 불러오는

그런 이야기들은 환상일까 실제일까의 사이에서

불에서 나오는 연기 같은 일처럼 느껴졌다.

'녹우리' 를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했던

'배진택' 이 이름인 '녹우 인쇄소' 를 운영하는 것이나

여러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호연'

그리고 정신적으로 '녹우리' 에 의지해 살아가는 '호수'

형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며 예술적으로 회피하는 '기영' 과

다른 이들과 다른 삶이라 생각하며 사색의 끝에 자살한 '희슬'

'희슬' 의 삶 까지는 바라보지 못한 '모경'

이 모두 자신들이 짊어지고 있는

등에 진 '불' 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은 것이 아닐까?

진실이란 어떤 것이며

우리는 등에 불을 지고 있는 것처럼

저렇게 소설 인물들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소설은 약간의 미스터리와 사회적 이슈 등

생각하며 읽을만한 요소들이 많았다.

군데군데 작가님의 문장들이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들을 풀어 쓴 내용들은

흥미롭고 재밌었다.


'김혜빈' 작가님의 작품 세계에 빠져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사계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상복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한 최초의 인류는 누구였을까?
(중략) 떠나보낼 수는 없을 거라고 믿은 거다. 사람이 죽으면 길든 짧든,
흰색이든 검은색이든, 최대한 뻣뻣하고 새것인 옷을 입어야 한다고. - P29

사람에게는 누구나 집이 있어야 해. 모든 허물을 벗을 수 있는 집이.
돌아갈 집이 없을 때도 어딘가에 내 집이 있다고 생각하면 머물 곳이 생긴단다. 모든 건 결국 마음의 문제야. - P47

세상에 두 개면서 하나 인 게 너무 많아.그렇지?
2ing1. 서로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둘 인 것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가 되는 존재가 있는가 하면, 한쪽이 다른 한쪽을
게걸스럽게 삼켜 하나가 돼버리기도 한다고 - P54

사람들은 말하고 싶은 걸 믿는다.

그 누구도 자기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중략)

말하고, 보고 싶은 걸 믿게 된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게 진실이라고 눈을 가리고 싶어진다면.

그 생각에 계속 갇혀 있고 싶다면. (중략)
불이 꺼졌는데도 그을음의 냄새가 느껴졌다.
그것은 상상의 냄새, 앞으로 자신의 뒤를 계속 따라붙을 백일몽의 향이었다. - P62

이야기는 불을 추동 한다. 많은 이야기가 불을 지르기 위해 내달린다. - P75

사람들은 삶에 당연히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거라고 믿고
또 진실을 믿고 싶지 않아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런 점에서 불은 이야기와 닮았다. - P76

이야기가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건 환상이야. (중략)
이제 이야기에 열광할 시간은 없어. 더 이상의 기록은 무의미해.
우리 발밑이 불타고 있잖아. - P126

누군가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정도로 악한 일을 벌이기 위해서는
어떤 선을 넘어야만 했다. (중략) 그리고 그 선을 넘어선 자와
넘지 않은 자는 피해를 입은 사람이 소리치지 않는 이상,
절대 구분할 수 없다. - P192

책이 스스로 불을 내지 못한다면 책이 불길을 불러오게
누군가가 도와줄 수도 있어. 소설은 그런 거야.
사람을 움직이게 하지.
다 지나간 일에도 생명력을 불어넣어. - P210

나와 완전히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에게 묻고 싶어. 우리가 쓴 이야기가
현혹에 그친다고 해도 멈추지 않을 수 있겠냐고.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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