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번째 레인
카롤리네 발 지음, 전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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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올라갑니다.
경사가 심한 산비탈. 몸하나 가누기 힘든 산비탈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  산비탈을 타고 올라온 바람은 땀에 부딪힙니다.
  나무에 부딪힌 바람은 부서지지 않습니다.
  부서지지 않은 바람에....
파도가 치는 해안에 서 있던 날들이 떠올려봅니다.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의 숨소리는 마치
바다의 파도소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무살무렵의 나는 파도가 부딪혀 깨지는 갯바위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푸른 불꽃 같은 심장이 고동치는 물음에....침묵으로 하얀 모래 위에 글을 남겼습니다.
  문득, 바다의 파도는 깨지지 않음을 보게됩니다.
깨지지 않는 파도에....

눈물 흘리며 삼킨 울음처럼, 사고로 모든 가족을 잃은 한 남자의 이름 빅토르,
가족을 버리고 떠나버린 아빠와 알코올 중독에 빠진 엄마, 자신이 지켜야할 가족의 이름 앞에 푸른 불꽃 같은 심장이 고동치는 물음에....참아야 하는 한 여인의 이름 틸다.

  자신이 떠나면 홀로 남겨져 엄마를 지켜봐야할 여동생에 대한 걱정과 불안, 그 두려움의 무게는 그녀는 인생이란 물에서 헤엄쳐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인생에 베인듯한  아픔,  인생에 잘려나간 고통, 인생에 멍이든 슬픔, 인생에 아무것도 없는 외로움의 모든 날들에 틸다와 빅토르는 서로의 인생에 존재하여준 이반으로 인해 침묵해야 했던 마음의 글들이 말이 되어 서로에게 전해 주게 됩니다.

  그들이 바라본 저녁 하늘의 석양이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그 둘의 인생에서 또 다른 공간의 시간에 바라보게 될 검은 먹빛의 그늘이 드리워진 저녁 하늘조차도 그들에게는 함께 헤엄쳐야할 레인일 것입니다.

  서로의 다름에 부딪히는 소리와 진동.
다름의 소리와 진동이 맞춤의 이음이 되어 공명되어지는 이야기는 독자에게 맞울림으로 크게 와닿습니다.

  누구나 인생의 길 모퉁이에 기대었던 날들의 힘겨움이 섬세한 문장에 그래, 그 때 그랬었지...회상하게 하는 소설.

  비 맞으며 하염없이 걸었던 날들의 나는 소설 속 그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인생은 부서지지 않는 바람처럼, 깨지지 않는 파도같은 것이라고.....     

  "비가 오는 날의 행복로는 맑은 날과는 달리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p.23

"모든 생각을 꺼버리고 싶다. 나와 음악만 존재하길 바란다. 음악을 더 강하게 몸 안으로 들여보내고 생각을 바깥으로 밀어내려고 애쓴다."p. 51

"나는 이다가 언제나 구원의 순간을 그렸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p.56

"그는 내가 풀고 싶은 수수께끼, 이해하지 못하는 수학 과제 같다."p.77

"이번에는 "다음에 만날 때까지"도, 그 뒤에 붙는 작은 물음표도 없다. 작별에 익숙한 내가 느끼기에 이것은 진짜 마지막이다."p.104

작별의 안녕. 만남의 안녕..안녕의 의미를 오늘 생각해보며,

'틸다, 이다, 빅토르 안녕'

안녕....

다산북스의 도서와 제작비 지원받아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ekida_library
@dasa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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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슭에서, 나 홀로
우에노 지즈코 지음, 박제이 옮김, 야마구치 하루미 일러스트 / 청미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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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에 홀로 자연과 마주하게 되는 작가의 삶 속에서 나이듦에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생각하게 되는 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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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슭에서, 나 홀로
우에노 지즈코 지음, 박제이 옮김, 야마구치 하루미 일러스트 / 청미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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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관련된 단어들에는 인생의 의미가 스며들어 있지 않을까?
산기슭, 산등성이, 산울림, 산마루,  산길, 산골짝, 산봉우리,
산고개......  산은 가까이 있지만 또 멀리 있는 외적인 거리와 내면의 거리가 동시에 혼합된 느낌이 듭니다.
  세계적인 사회학작 우에노 지즈코의 산기슭에서의 나 홀로 생활.
코로나 19 펜데믹 세계에서 우리는 많은 죽음의 순간과 시간을 마주하여야 했습니다. 특히 노년의 시간에 찾아온 바이러스의 광기는 전세계 수많은 노년의 삶을 휘젖어 놓았음을 알고 있습니다.
   저자인 우에노 지즈코도 이러한 코로나 확산을 피해서 그녀가 20년전에 지어놓았던 산기슭의 집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면서, 이 에세이의 시간을 읽어갈 수 있게 됩니다.

나이듦의 시간을 존중하고 또 애정하는 청미 출판사에서 에세이의 출간은 또 다른 의미로 읽습니다.

누구에게나 나이듦의 시간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
또한 그 시간에 나이듦의 나와 우리가 있기에 인생의 산기슭에 살아가고 있는,  살게 될 이들에게 산기슭의 시간 - 나만의 표현으로 산기슭의 그늘 - 에 머물러 있다는 것과  홀로 살아 가는 공간의 사계절에서 나는 홀로와 홀로의 느슨한 길이  오솔길처럼 비켜가며 둘러가는  서로의 홀로 길을 그녀의 등을 바라보며 혼자서 걷습니다.
 
  산기슭에서의 삶이 마냥 자연의 여유로움으로 남아 있지 않음은, 그녀의 글에서 인간의 삶에 자연은 자연으로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하므로 인간이 자연에 살아가게 될 불편함( 8️⃣ 벌레와의  전쟁)과 이로움(5️⃣ 반딧불이 구경), 그리고 인간이 가진 해로움(1️⃣1️⃣ 쓰레기를 어찌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이 있어서, 우리가 TV에서 보여주거나 보여지는 자연인의 삶은 또다른 자연의 시각에서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나이듦의 시간을 한명의 인간이 자연의 시간에서 머물고 살아가는 이야기들은 ˝나이들면 자연(촌)에서 살리라.˝ 소원하며 나이들어 가는 이들에게 거주 공간의 경계를 특정하지 않고, 자신의 나이듦으로 살았던 이야기와 살아갈 이야기들에 기록되어져야 한다는 것을 이 에세이를 통해서 찾아 보게 됩니다.
  기억은 시간을 지나 망각, 왜곡 등의 변화되어짐으로 잊음과 잃음이 될 수 있기에,  기록의 시간과 공간 필요하다는 것에서 일상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잃어버리지 않게 해 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할 듯 합니다. 산기슭이라는 공간, 그 공간의 시간에서 우에노 지즈코의 글이 보여주는 그런 나이듦의 기록들.  그 기록들이 나에게 인스타그램 같은 개인 SNS 계정이 아닐 까 싶습니다. SNS를 바라보는 여러 시선들이 있지만, 나에게는 여기가 나의 산기슭이 아닐 까 합니다.
  24편의 에세이마다 이러한 나이듦의 삶이 잘 스며들어 있는 책이었습니다.

  ˝ 정원 일이 얼마나 한없이 일손을 필요로 하는지 알기에 내 손으로 굳이 정원을 손질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이 정성을 쏟은 정원을 음미하는게 제일이다.˝ 3️⃣꽃의 계절 p.23

  ˝정원은 사람 손을 한없이 갈구한다. 그리고 잠시만 게으름을 피워도 금세 엉망이 된다.˝ 4️⃣가드닝파와 텃밭파 p.27    

˝나에게 이렇게까지 ‘집순이‘ 기질이 있었던가 싶어서 놀란다.....중략.....천정까지 닿은 책에 둘러싸인 채, 이 도서관 같은 공간에서 고요히 홀로 지내는 시간이 최고로 행복하다. 한 권 한 권의 책이 나를 다른 세계로 데려다 주는 도라에몽의 ‘어디로든 문‘과 같은 것이다. ˝ 1️⃣2️⃣ 책에 둘러싸여 p.75~76

  프로필에도 적어 놓었지만, 여기는 나의 책의 정원 입니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책의 정원을 가꾸어야 겠습니다.
오늘은 책의 정원에 우에노 지즈코의 산기슭에서, 나 홀로 의 리뷰를 기록하며  책의 정원 이 계절은 봄으로 채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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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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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편의 시간에 대한 짧은 이야기 속에서 시간에 대한 깊고 넓은 사유를 하게 해주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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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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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꿈
앨런라이트먼
권루시안_옮김
다산책방
시간

스물 여섯, 푸른 불꽃같은 청년이었던 아인슈타인의 1905년은 그의 공간과 시간의 복합적인 반응이 폭발되었던 시기였습니다.
  스위스 베른의 연방 특허청에서 서기로 일하면서도 그의 과학적 사고, 관찰, 탐구의 공간이 확장되어 지는 시기였습니다.
  그의 시간에서 쓰여진 여러 논문-광전효과 논문, 브라운운동 논문, 특수 상대성 이론 논문, 질량-에너지 등가성 논문-들은 공간, 질량, 시간, 에너지에 대한 물리학의 역사에 가장 커다란 이정표가 되어진 해였습니다. 1905년 아인슈타인에게 기적의 해(Annus Mirabilis)입니다.

  아인슈타인의 꿈, 이 소설같지 않은 앨런 라이트먼의 소설은 1905년의 시간들이 가진 의미들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시간, 공간, 질량, 에너지가 가진 그 의미들이 빛나는  서른개의 조각들을 우리는 맞춰볼 수 있습니다.
  1905년 5월 10일의 문장에서 "여러모로 이곳은 전체가 한 조각으로 이루어진 온전한 마을이다"p.64
  한 조각의 마을, 한 조각의 시간, 공간, 질량, 에너지.

  저자는 이 조각의 맞춤에 앞서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삶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여 보기를, 인간이 만들어낸 이 세계의 속도에서 진정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이 중요하고, 삶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스물 여섯의  아인슈타인에게  1905년이 가진 의미처럼, 저마다 시간에, 공간에, 질량과 에너지의 조각들에서 의미를 가진 이음과 맞춤이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꿈을 꾸었습니다.
"......그는 시간에 대해 꿈을 많이 꾸었다."p.19

시간의 꿈들에 대한 서른편의 글은 저마다 다른 시간의 질감과 명암으로 표현되어 지고 있습니다. 시간은 거칠어진 표면의 촉감처럼 기억되기도 하고, 어둠과 밝음의 밝기 속에 부딪히는 꿈과 현실의 경계에 있기도 합니다. 공간에서의 시간은 공간의 같음에서 정주하지 않고 시간의 다름이라는 영역에서 유랑하게 하기도 합니다. 

"각각의 방향마다 그 속에 사는 사람은 같아도 운명은 서로 다르다. 시간 속에는 세계가 무수히 많다."p.32

  시간에 대한 서로 다름의 이름들에서 시간은 공간의 세계 속에 있지만, 공간의 세계 밖에도 다른 시간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나에게 시간은 바람입니다. 내 앞으로 밀려온 바람이 내 뒤로 쓸려가고, 다시  뒤돌아서 내 앞으로 지나가면 지난 시간의 기억들의 잔향이 붙잡지 못한 수많은 꿈들의 시간을 기억하게 합니다. 책 속에서 이 의미를 함축해 놓은 문장을 만나게 됩니다.

   "두 시간은 모두 참이지만, 두 참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p.36
   "시간과 사건의 경과가 일치하지 않다면 시간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시간과 사건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은 사람들뿐이다."p.52

  시간에 대한 이 조각들은 저마다의 색깔이 입혀있습니다.
그것은 이 조각난 시간을 꿈꾼 아인슈타인의 감각과 이성의 색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꿈은 단색일 수 있고, 또 꿈은 흑백일 수 있지만, 아인슈타인의 꿈은 색깔이 있는 시간의 조각들이 않았을까? 
  기억이 없는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기억이라는 것은 공간과 시간의 조각이 맞물린 이음이일 것입니다. 그 이음은 글이며, 기록이라는 것으로, 지금 이 기록조차도 기억 위에 새로운 기억을 기록하는 행위입니다. 기록하는 이 기억으로 인해 언젠가 나는 '책을 읽고 기록하는 것은 일기를 쓰는 것과 같다' 고....
  "기억이 없는 세계는 현재의 세계다. 과거는 책 속에서만, 기록 속에서만 존재한다.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제각기 자신의 일기책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거기에는 자기 인생의 역사가 가득 적혀 있다."p.83

시간은 속도입니다. 시와 분과 초로 이루어진 하나의 도구에서도 분명 시간은 보여지는 것을 정지이지만, 그 안에서 시와 분, 그리고 초는 저마다의 속도로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에, 서로 다름의 속도로 살아가지만, 하나의 시간만이 존재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속도가 빠른 세상을 지금 살아갑니다. 어쩌면 더 빠른 시간을 살아가야 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결국 나의 시와 분, 초는 나라는 존재의 속도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왜 그렇게 속도에 집착할까? 여기 이 세계에서는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더디게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너도나도 빠른 속도로 움직여 시간을 벌고자 한다."p.90

하루만 살아가는 세계가 있고, 영원히 살아야 하는 세계가 있기도 하지만, 이 서로 다른 두 시간의 이야기에서도 시간은 같다는 것을 읽습니다. 시간의 같음은 그들에게 다름이 아닌 같음으로 정의되어지게 됩니다. 시간은 무엇으로 정의되어질까?

  아인슈타인의 꿈은 시간의 같음에서 다름의 이음으로 서로를 붙여보게 됩니다. 나는 이제 이 조각난 시간들의 공간에 들어가는 꿈을 꿉니다.
  빛과 어둠의 경계에 끼워진 이 조각의 창들을 통해서 투영되어지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의 보임이며, 시간의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의 맞춤과 이음입니다. 그 조각의 이음들 공간 안에서 나의 세계는 정주와 유랑의 시간들이 부딪히고 부딪혀 살아가는 시간의 울림이기기를  바라여 보는 마음을 읽기와 쓰기를 맞혀봅니다.

"여기 이 세계에서 시간은 눈으로 볼 수 있는 하나의 차원이다."p.124

"...시계가 처음으로 발명됐다....중략...이 인간의 발명품은 시간의 흐름을 양으로 따지고, 욕망과 욕망 사이에 잣대와 각도계를 놓고, 삶의 순간을 정확하게 재는 것이다."p.140


다산북스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이 짧은 서른편의 글들을 읽고 저마다의 시간의 조각들을 맞춰보는 시간되셨으면 하며,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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