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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 입은 연금술사 - '단절의 시간'을 '연결의 시간'으로
김영호 지음 / 두란노 / 2022년 7월
평점 :
가장 혈기왕성하고 아름다운 청춘의 때, 남성들은 스무살 청춘 무렵, 나라의 부름을 받는다. 자원은 아니다. 징집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끌려간다’라고 표현한다. 놀고 싶고, 자고 싶고, 먹고 싶은 것 많을 그 때, 수많은 청춘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내어 놓고 간다.
누군가에게나 똑같은 시간, 그리고 2년이 채 안되는 이 시간을 누군가는 인생의 ‘황금기’로 만드는가 하면 누군가는 ‘최악의 시간’으로 돌아보기도 한다. 벌써 15년이 넘은 지금 내게도 이 시간을 돌아보게 만든다.
군대가 처음이기에 최근에 갔다온 형들, 선배들의 얘기를 동냥해보지만 불평과 겁주는 말들이 태반이다. 그 당시에도 군대에 관한 서적들은 있었지만, 이처럼 신앙으로 풀어준 책이 전무했다. 그렇기에 참 아쉽고 반갑다. 이 책이 그때도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저자는 군종 목사다. 제복 입은 목사님이다. 수많은 청년들을 사랑으로 돌보며 그 가운데 겪은 일들과 묵상을 책 가운데 풀어낸다. 그리고 계급별로 필요한 것을 한 글자 키워드로 정리하며 배운다고한다.
이등병은 참을 인, 일병은 배울 인, 상병은 어질 인, 병장은 사람 인이다.
이 계급들은 순서마다 의미가 있다. 이등병 시절 처음 들어가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 때 내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할 수 없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혹 자기보다 못해 보이는 사람을 만나도 그 명령과 지시에 순종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기 절제를 배우고 내적 근육이 자라며 성장하게 된다.
일병 시절은 자신의 보직에 맞는 직무 교육을 받고 임무를 수행한다. 이 과정을 잘 배우면 후임들에게도 잘 가르쳐줄 수 있다. 이때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진급하게 되면 마땅히 받아야 할 존경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하기도 한다.
상병 시절은 어질 인을 배운다. 1년간 군생활을 하니 이제 능순능란하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절하는 법을 배운다. 아래로 후임, 위로는 선임과 간부들과의 관계를 잘 조율해야 한다. 이 때 필요함이 ‘융통성’과 ‘어짊’이다.
마지막으로 병장 시절은 사람 인을 배운다. 이제는 전역하고 사회로 나가야 한다. 이때 자신에게 주어진 힘과 권력을 섬기는 이가 있는가 하면 보상심리로 욕망으로 쓰는 이들도 있다.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동물이 될수도, 사람이 될수도 있다.
이 과정들은 군대 뿐만 아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우리에게 사계절이 있듯, 이 네 서클이 돌아간다. 지금 30대인 나는 일병이다. 여전히 배워야 한다. 잘 배워야 시간이 지나고 함께 걷는 이길에 있는 후배들을 잘 이끌어갈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 책은 군인 뿐 아니라, 이미 전역하고, 혹은 자신의 삶에 있는 모든 분들이 읽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무엇보다 백미는 책 맨 끝에 있는 기도문이다. 저자의 영성을 기도문으로 풀어냈다. 개인적으로 문구를 바꾸어서 적용해볼 수도 있다. 오늘도 삶에서 여전히 매캐한 c.s탄 가루 냄새가 풍겨 올수도 있다. 그러나 숨쉬게 하고 버티게 하는 방독면을 우리에게 주실 것이다. 그 모든 과정에 있는 성도들과 훈련의 시간을 지나는 군 복무중인 청년들을 응원한다.
꼭 그들의 손에 한권 쥐어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