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른 살의 그녀, 인생을 논하다
사카이 준코 지음, 김경인 옮김 / 홍익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노처녀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 눈이 높아서라고? 기가 쎄서라고?
사실 무슨 이유로 나나 내 친구들이 결혼을 하지 못하는지 알 수 없었다. 어떤 스타일을 굳이 원하는 것도, 어느 정도의 조건의 남자를 찾겠다는 선도 없을 뿐더라, 내 주위의 노처녀(모두 그렇게 부른다)들은 결혼하겠다는 일념에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지 눈물겹기까지 하다. 그런 그녀들이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 책을 읽는 동안 이해할 수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내 삶을 엿보기라도 한 것처럼 내 행동 내 마음 하나하나를 날카롭게 꼬집어내고 있어 흠찟 놀랐다. 그것은 아마도 저자가 30대 중반을 넘긴 나와 같은 노처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가 일본인이라서 좀 다르겠지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도 나와 닮아 있고, 내 노처녀 친구들과 닮아 있어 놀랍기도, 또 국적은 다르지만 노처녀로서 놓여 있는 처지가 같다는 데서 오는 끈끈한 유대감에 가슴이 벅차왔다.
신문 광고에서 보았던 핑크빛의 도발적인 여성의 모습처럼 당당하게 살아갈 힘을 얻었다. 앞으로 5년 동안은 시집가라는 부모님의 잔소리나 친구들의 결혼 권유에 끄떡없이 견딜 수 있을 것같다. 그렇지만 결혼을 거부하고 끝까지 혼자 살라고 말하는 책은 아니다. 결혼을 하든, 아니면 미혼(=비혼)이든 누구든 행복할 권리가 있으며, 모두 그런 사실을 인정하자고 말한다.
저자의 문장에 매료당했다. 어쩜 이렇게 입에 착 달라붙을까? 읽어 볼 만한 책으로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