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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굴의 시대 - 침몰하는 대한민국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2월
평점 :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바르고, 최소한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바른 삶이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잊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더이상 이러한 정신적 가치를 묻지 않는 혹은 생각하지 않는 비이성적 시대를 살고 있다.
박노자 교수는 이 책에서 오늘날 우리 시대를 <전례 없는 더러운 시대>라고 표현한다.
그것은 사회적 연대 의식이 증발하고, 자신과 몇 안 되는 사람들의 잇속만 추구하고,
타자의 아픔에 대한 공감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사회라는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비굴이야말로 우리 삶을 지배하는 핵심 키워드가 된다.
대한민국은 1등, 최고, 남을 밟고 일어서고, 권력과 부를 누리는 삶만을 강요하는 세상이 되었다.
어려서부터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은 생존 또는 자신의 발전과 앞날에 도움이 되는 사람만 골라 사귀고, 친구를 경쟁자로 여기며, 강자에게는 아부하고 약자는 짓밟으며, 그러면서도 희망이 없는 절망의 시대에 발버둥을 친다.
개인은 이렇게 비굴해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이 후에 괴물로 자라나 윤 일병을 구타한 가해자가 되고, 사회에 나와서 남에게 피해를 끼치면서도 죄의식이 덜해진다. 왜 나만 잘 살면 되니까!
저자는 이 책을 쓰는 것으로 이런 분위기를 한 번에 바꿀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다만 비굴하고 잔혹한 시대를 철저히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4부로 나뉘어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아픈 현상을 그리고 있다.
매우 아프다.
그나저나 노르웨이에서 언제 돌아오실려나, 좀 더 한국 안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 우리에겐 또 한명의 소중한 식구이다.
과거의 글을 모음집 형태로 내서 별 한개를 뺐다.
새로은 냉철한 비판이 담긴 얼음장같이 시원한 글을 계속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