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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 메츠 ㅣ 컴북스 이론총서
이수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6년 4월
평점 :
영화는 선택의 예술인가, 우연의 예술인가? 최소한 크리스티앙 메츠는 영화를 선택의 예술이라고 파악하는 듯하다. 영화기호학의 창시자인 메츠는 영화의 구성이 본질적으로 랑그(langue)가 아닌 랑가주(langage)라고 말하며 그 시간성, 정확히는 서사성에 주목한다. 복수의 이미지는 곧 이야기를 갖는다는 의미다. 데쿠파주, 몽타주로 구성되는 일련의 영화적 사건들이 이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관객은 영화라는 기표에 참여하는 지각 주체로서 하나의 의미작용을 완성시키게 된다.
글의 마지막에서 필자가 랑가주로서의 영화 분석을 통해 빔 벤더스의 <<베를린 천사의 시>>의 흑백 시퀀스와 컬러 시퀀스의 대조를 감각하는 인간의 찬미로 이해한 것은 틀린 해석은 아니지만, 기타 해석의 여지를 지워버린 것은 아쉽다. 이는 메츠 이론의 한계로도 보이는데, 메츠가 영화에 대한 관객의 '구성 능력'을 적극 신뢰하면서도 그것을 지나치게 코드(약호)와 연결시키기 때문이다. 영화관에 앉는 순간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재미있는 서사인가, 아니면 극장을 떠난 후에도 머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얼룩같은 이미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