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들의 진짜 직업
나심 엘 카블리 지음, 이나래 옮김 / 현암사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히 말해 철학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꾸준히 관심을 두어온 분야라, 이번 책을 선택한 것도 그런 호기심 덕분이었다. 특히 철학자들의 진짜 직업을 다룬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이 갔다.

생각해보면, 철학을 하는 사람을 철학자라고 부르지만 철학자는 어떻게 먹고 사나?”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철학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고, 철학을 하기 위해서도 직업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철학자들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며 살았는지 궁금해진다.

책에서는 철학을 이야기하려면 어느 정도 독창적이어야 하고, 진리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열망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깊이 있는 탐구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런 집요한 탐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생계가 먼저 해결되어야 하지 않을까. 실제로 칸트는 쾨니히스베르크 대학에서 정기적으로 강의를 한 첫 번째 철학자였고,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헤겔, 후설, 푸코까지 위대한 철학자들의 사유도 결국 강의를 위한 교수 노트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철학자들이 국립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속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오늘날이나 옛날이나 마찬가지다.

이 책은 철학자들의 직업적 삶을 엿보는 동시에, 그로부터 철학적 사유가 어떻게 태어나고 확장되는지를 함께 성찰하게 한다. 단순히 위대한 철학자들의 이름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자의 직업이라는 현실적 토대를 통해 철학이라는 학문의 생생한 현장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