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수업 - 불교철학자가 들려주는 인도 20년 내면 여행
신상환 지음 / 휴(休)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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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저팔계·사오정 그리고 삼장법사(현장)로 우리에게 기억되는 서유기의 길을 흥미진진하게 불교라는 창을 통해 풀어내는 기행문이자 불자에게도 녹록지 않은 불교 이론을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쉽게 정리해낸 손바닥 이론서인 인도수업은 많은 이들에게 불법을 구하러 천축으로 가는 길을 떠났던 소설 서유기의 등장인물 삼장법사의 실제, 현장의 길을 따라 20년을 길 위에서 보낸 저자가 풀어놓는 불교 이야기이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불교와 문화에 대한 개념적 상식을 넓힐 수 있다. 불자라면 이 책을 통해 알기 쉽게 불교와 그 세계관을 정리해 주변 이들에게 나눌 수 있을 테고, 불교를 몰랐던 이라면 불교 교리, 용어 등을 익힘으로써 그 이해를 넓힐 수 있다.

불교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 때 무협지 좀 본 사람이라면 서역의 곤륜파가 있는 쿤룬산맥은 타클라마칸사막의 남쪽 끝에서 동서로 길게 이어져 있다라는 부분을 보며 오호, 곤륜파가 이렇게 연결돼라며 흥미를 돋울 수 있으며, “‘죽은 자의 뼈로 탑을 쌓아 이정표로 삼는 곳인 타클라마칸사막의 이름의 유래가 “‘가면 오지 못한다라는 타클라장소, 등을 뜻하는 마칸’”의 결합이라는 대목과 사라진 왕국 누란이 있는 서역남로 이야기가 나오는(p.23~24) 부분을 보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다큐멘터리 누들로드’, ‘차마고도’, ‘실크로드가 떠오르며 불교라는 창을 통해 당시의 기억을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손오공이 화염 공주에 일전을 벌였던 화염산이 있는 투루판 등 만리장성의 끝 가욕관에서 서역으로 가는 길, 즉 서역북로가 나오는 대목에서 통속소설 서유기와 저 사유의 철학 불교가 만나는 지점을 보기도 한다. 이렇듯 지리적 길을 따라 이렇게 재미와 상식의 폭을 넓히는가 하면, 인도·종교·밀교 등에 대한 많이 들어서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알지 못했던 개념어들의 유래를 통해 또 한 번 교양을 높인다.

산스끄리뜨어로 강을 뜻하는 일반명사에서 신두shindhu’에서 인도’, ‘힌두’, ‘인더스강의 이름이 파생됐고, 불교에서 육식을 금한다는 널리 퍼진 상식 같은 오해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출가 공동체인 상가의 원형이 바이샤리라는 인도 고대 왕국의 정치제도에서 따온 것이라든지를 보면서 아시아의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영축산, 도솔천, 왠지 불교의 철학적인 면모보다 주문을 외며 악귀를 물리칠 것만 같은 밀교에 대한 오해를 티벳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찬찬히 풀어낸 저자의 글을 통해 밀교에 대한 무지를 푼다. 또한 현재 우리는 불교 = 조계종 정도로 생각하고 교과서에서 배운 선종·교종 정도를 떠올릴 뿐이지만, “‘정토종·삼론종·성실종·열반종·율종·지론종·선종·섭론종·천태종·구사종·법상종·화엄종·진언종 등 13종의 대표적인 종파들이 역사적으로 존재했기에 19세기 중반, 서양의 언어를 옮기던 일본 번역가들이 “‘부활뜻하는 릴리전religion’”이 왜 “‘종파에 따른 가르침이라는 뜻의 종교宗敎로 옮겼다는 말과, 이러한 종파 구분이 “‘84천 부처님의 말씀이 너무나 방대하여 각각의 종파들이 주요하게 다루는 경을 해석하면서 자기 종파의 지침으로 삼은 결과라는 저자의 정리는 나름의 불교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켜주고 상식의 폭을 넓힌다. (p92)

그러면서 좀 더 관심이 생겼다면 이 책을 통해 불교라는 철학 세계를 한눈에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불자 역시 이 책 한 권으로 깔끔하게 불교의 개념과 역사를 한 번에 아울러 불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혹여 주변 사람에게 불교에 대해 소개할 일이 있을 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경량·유식·중관의 불교 4종 교학, “인도-티벳 불교의 전통을 이해하는 핵심이자, “표현 불가능한 연기 실상의 세계(진제)와 언설로 된 희론의 세계(속제)라는 두 가지 진리라는 개념에 그 근거를 둔, ”항상 움직이는 세계를 언어·개념·정의 등으로 고정하는 언설의 세계로 전환하는 순간, 오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는 대승불교의 핵심 중관사상의 이제론에 대한 정리는 불자가 아니더라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연기의 개념을 어렴풋이나마 접근할 수 있게 한다. 불자에게도 어려운 "부분이 아닌 전체로, 종교이자 철학이라는 완성된 세계관인 불교의 전체적인 그림"을 불교를 접하지 않은 이들도 이 책 한 권으로 대강의 이해와 함께 그릴 수 있게 있다.

그러나 불법을 따라 인도, 티벳, (네팔) 무스탕, 중앙아시아 순으로 누비며 천축길의 풍광과 역사와 불교의 세계를 엮어냈으나 20년의 불법의 길을 누빈 저자에게 지면이 너무 적었던 탓일까? 너무 오랜 시간 길에 있었던 까닭일까? 시간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을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을까? 쉬운글쓰기로 풀어나갔다는 저자의 말처럼 어려운 불교 철학의 개념을 20년 내공의 저자가 불교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이들도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최대한 간추리고 풀어썼지만, 20년을 풀어내기에 각각의 지면은 짧고 한편으론 하고 싶은 말이 많아 급한 나머지 뚝뚝 끊기는 부분과 함께 논리상 연결되지 않는 문장들이 심심찮게 발견되어 몰입을 막는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인도수업이라는 책 제목만 보고 인도에 대한 이야기라고 책을 산 독자라면 속았다는 기분이 들 수 있다. 전체 분량 중 인도를 다룬 부분이 1/4 정도인 점도 있지만 책 전반을 관통하며 저자가 중점을 뒀다 싶은 지점은 불교, 그중에서 티벳이니 인도만을 보고 이 책을 사지 않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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