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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203호 - 2024.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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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후 꾸준히 계간지 창작과 비평을 보고 있다. 나이가 들어 집중력은 떨어져만 가고 두 손주녀석들까지 돌보면서 읽을 틈을 내기가 쉽지 않은 중에서도 어떻게 해서든지 창작과 비평을 읽으려 애쓰는 까닭은 이조차 하지 않으면 삶에 매몰돼 세상과 동떨어져 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동의하지 않는 지점도 있지만 세상을 보는 뚜렷한 입장과 방향을 가진 글을 읽는 것은 나의 삶을 돌이키며 남은 생을 준비하기에 분명 힘이 된다. 이번호엔 좋아하는 박노자 선생의 글이 실렸다. 선생의 글이 다루는 주제의 깊이와 넓이에 늘 감탄하지만 이번호의 <한국의 '글로벌' 담론을 추적하다>는 더욱 그러하다. 이 글은 1603년 곤여만국전도의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한반도의 '글로벌리티'(지구의식, 지구론) 담론이 어떠하였는지를 한국 근현대사를 매개로 전개된다. 인상 깊었던 지점은 박정희 시절과 "어용적 민족주의로 일관되는 역사 및 사회과학 교육"이 어떻게 1980년대 중반 이후의 운동권 일분의 주체사상 도입과 닿아있고 한편으론 식민지 청산 회피로 이어졌는가에 대한 분석이었다. 박노자에 따르면 1970, 80년대 학교  교육을 받은 한국인들은 '외세와의 투쟁', '국난 극복' 사관에 익숙한데 이렇듯 한국인의 의식세계를 강력하게 규정한 이 민족주의는 한편으로 식민지 시대를 비롯한 과거 트라우마의 제대로 된 거론 자체를 회피하며 훗날 '뉴라이트'의 등장을 낳는다. 국가주도로 형성된 담론이었던 이 어용적 민족주의는 '외세와의 투쟁', '국난 극복'을 내세우면서도 당시 지배 엘리트가 가진 '민족적' 명분을 회의할 수 있었기에 친일 문제를 거론할 수 없었다. 박정희뿐만 아니라 만주국 관료 출신인 최규하 등 공직자 집단 원로, 중진층 상당수의 과거가 문제 될 수 있기 때문에 친일파나 '위안부' 등을 비롯한 굵직굵직한 과거, 역사 문제는 1990년대 민주화와 함께 제대로 제기될 수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친일청산을 받아들이지 못한 주류 (극)우파는 자본주의적 세계 체제 규범 본위의 '보편'을 절대시 하며, '민족'이라는 사상적 요소를 제거하다시피 하며 "자본주의와 시장, 종합적으로 '근대성'을 절대시하는 차원에서 일제 식민정책과 친일행위, 그리고 독재를 '긍정적인 역사유산'으로 둔갑시킨다.(39)" 이 지점에서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우파가 왜 한국에서는 독립운동을 부정하는 세력이 되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한편으론 개발주의 시대의 '국익 제일주의'가 좌우파를 가리지 않고 여전히 크게 자리하며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선 한국의 위치에 걸맞은 행보를 보이지 않게 한다는 분석에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박노자는 현 정권의 친미친일 편향 외교를 근거있게 비판하지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에서 해하는 최악의 인권침해 상황에 어째서 침묵하고 있는지를'국익 제일주의' 관점으로 한국의 진보가 가진 한계를 말하고 비판하면서  일국 차원의 자본주의적 이해를 떠나 전체로서의 '인류의 이해' 범위 내에서 사고할 것을 주문한다. 비서구 지역과 그 출신에 대한 아류 제국주의적인 태도는 한국 주류 (극)우파만의 것이 아니다. 소위 진보라고 하는 이들조차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데 박노자는 이러한 태도를 근절할 것을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국인들이 매일 먹는 식량의 상당부분을 생산하는 국내 농장들의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여전히 컨테이너에서 살면서 임금체불과 폭행, 폭언, 성추행에 시달린다면, 과연 캄보디아 사회가 한국의 근현대적 여정과 그 성취들을 하나의 '보편'으로 수용할 수 있겠는가?"(42) 읽으며 나는 어떠하였나 돌이켜본다. 내 안에서는 그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없었나? 지금의 일상이 그들의 노동으로 영위되고 있음을 자각하고 상기할 때 동등한 세계의 구성원으로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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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삶이 될 때 - 낯선 세계를 용기 있게 여행하는 법
김미소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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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출판에서 책을 받고, 표지 사진을 찍고도 '낯선 세계를 용기 있게 여행하는 법'이란 문장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쉽게 술, 술 책장을 넘기는 글이기를 바랐다. 외래어 찾느라고 허둥대지 않기를 내심 원했다. 근래에 대부분이 외래어를 남발하며 대화를 이어가고, 글을 쓰는 것이 대세라고 익히 알고 있다. 그렇지만 작가들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외래어를 우리 말의 가치를 높이면서 문맥에도 맞게 번역하여 적확한 표현을 했으면 좋겠다. 적확하다는 말이 어색하다면 문맥에 맞추어서 알맞은 문장으로 다듬으면 될 것 아닌가. 한 때의 흐름이라고 치부 하기엔 많이 아쉽다. 작가들이 앞장 서서 한글의 효용성과 우수성을 알리면서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큰 사람이다. 

  나의 두뇌는 외우는 것이 무척 어렵다. 도무지 외어지지 않는다. 영어 회화도 외우는 부분에서 손을 들고 말았다. 약 십 여 년 전 재도전 하였다가 슬그머니 놓아버렸다. 나이 70, 80을 넘겨도 무슨 공부든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 이유는 자식들이 부모의 태도를 안 보는 듯 하여도 은연 중 보면서 배우기 때문이다. 근래는 손자가 태어나면서 할머니를 보고 배우라며 천자문을 외웠다. 잠을 재울 때 업고 하나 씩 암기를 했다. 손자가 돌이 지나자 외울 여가와 외워지지 않고 화석화 되어서 서서히 멀어졌다. 때가 되면 다시 외우리라 끈을 놓지 않은 채. 

  21개월 뒤 손녀가 내 곁에 왔다. 710 여 자에서 멈춘 천자문을 다시 붙잡았다. 뇌에서 잠자고 있던 한자들이 암기의 속도를 더해주었다. 결국 30 여 개월 만에 머릿속에 다 집어넣었지만 끄집어내면 막혀서 나오지 않았다. 손전화기에 저장하여 생각이 나지 않을 땐 즉시 참고하였다. 며칠 잊고 있다가 되새기면 머뭇거려져서 짜증이 앞선다. 입에서 익숙해지려는 현재, 빨리어(語)의 필요성이 대두 되고 있다. 이, 삼 년 전부터 조금씩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였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빨리어가 어느 정도 이해되면 '니까야 삼장(三藏)'을 두루 섭렵하는 것이 희망 사항이다. 빨리어에 도전장을 던지면 천 개의 한자는 공중분해 될 것이므로 섣불리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운 처지다. 

  작가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들어가는 말' 7쪽에서 "외국어 학습은 책속의 지식을 단순히 뇌 안으로 가져오는 작업이 아니라, 몸으로 살아내는 과정이라는 걸요. 언어는 나와 세계를 관계 맺어 줍니다." 천자문을 뇌 안에 넣는 작업이었지 살아가며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51쪽 '자신이 만들어가고 싶은 세계를 만들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그 안에서 기쁘게 여행할 수 있다면 그게 곧 성공인 셈이다.' 나의 의도와 조금 다르지만 내가 만들고 싶은 세계이며, 그 안에서 기쁘게 살아가면 소기의 성과는 거둔 셈인 것이다. 

  작가는 특수한 가정 환경에서 체득된 이중언어, 정체성을 모두 경험하였다. 그리고 이주여성, 다문화가족이나 가정을 비정상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식을 깨우쳐주었다. 28쪽 "좁게 그어진 '우리'의 선 안에서만 살면 편할지도 모른다. '우리'와 다른 이들을 '그들'이라는 딱지를 붙여 구분해 놓고 다른 위치에 몰아넣으면 '그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아니, 보인다 해도 불쌍한 사람, 동정을 베풀어야 할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그런 동정의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볼 때, 생각이 좁아지는 건 나였지 상대가 아니었다. 선을 긋다 보면 좁아지는 건 나의 세계일 뿐이다." 

  33쪽 '최근의 연구 결과는 어릴수록 외국어 학습에 유리하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제2언어에 노출된다 해도 이중언어자가 된다는 걸 보장하지 못하며, 아이보다 성인이 제2언어를 초기에 습득하는 속도가 더 빠르고, 제2언어를 배우기 시작한 나이보다는 그 언어를 통해 쌓아온 경험이 능숙도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Ortega,2019).
  언어를 배우는 데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그 언어와 함께 살아가는 경험이다. 사람들은 언어를 배워서 새로운 사람들과 맺고, 새로운 사회와 교류하면 삶을 꾸려 간다. 이처럼 언어는 관계, 사회, 삶 속에 존재한다.그러면서 '자아가 말랑말랑해야 새로운 언어를 배울 수 있다. 자존심을 세우면 자신이 고립될 뿐이다.' 

  작가는 중요한 말을 독자들에게 하고 있다. 어리면 어릴수록 제2언어 습득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언어를 통해 쌓아온 경험이 능숙도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에 놀랐다. 작가는 언어 뿐만 아니라 타문화에 대한 관용과 존중은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해서도 말한다. '내 자리를 떠나서 또다른 시선으로 문화를 바라본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고 다국적 학생들을 한 교실에서 가르치며 학생과 교수가 서로의 문화에 충격을 받는다고 했다. 

 ​  79쪽 "예전에는 제2언어를 배우는 성인 학습자의 언어를 '중간언어(interlanguage)라고 불렀다. 제1언어와 제2언어 둘 다 아닌, 학습자의 언어라는 뜻이다." 80쪽 '제2언어를 배우는 이유는 그 문화에서 나고 자란 원어민과 똑같이 말하기 위함이 아니라, 나의 시선으로 그 언어와 문화를 직접 바라보기 위함이다나다운 고유함이 가장 소중하다.'

  작가는 '원어민처럼 말하지 않는 게 나쁜 게 아니라, 원어민처럼 말하지 않는다고 핀잔을 주는 사람이 나쁘다자신에게 주어진 의미 자원을 활용하여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생각과 관점을 제시하는 게 훨씬 가치 있는 일이다.' 

긍정적인 사고를 끊임 없이 유도하는 작가이다. 외국어에 주눅들은 나에게 '할 수 있겠다'는 어눌한 자신감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184쪽 '아무 말 대잔치로 만드는 수업'은 작가가 이상으로 삼는 교사 상에 대해 말한다. '"우리 모두 처음이니 서로 도와가면서 한 학기 잘 꾸려가 봐요" 같은 태도를 지켰다. 내가 실수한 건 바로 사과했고, 잘못된 게 있다면 다음 시간에 바로 시정했다.' 이런 교사가 교사다운 교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두 번째 학기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붙어버려서 교사답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학생들과 선을 긋고 "나는 선생이고 너는 학생이야" 같은 태도로 수업을 했고, 당연히 결과는 대실패였다.'고 시행착오를 토로하였다. 

  김 미소 작가는 응용언어학 박사이다. 일본 다마가와 대학에서 '공통어로서의 영어 센터' 전임교원으로 일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학술 영작문, 문법, 세계의 영어 등을 가르쳤다. 현재는 일본 대학생들이 자신의 삶 속에 영어를 녹일 수 있도록 함께 배우고 연습하고 대화하고 있다. 
  현재 '한국, 미국, 일본 세 나라의 문화와 언어 사이에서 항상 길을 잃고 헤매지만, 그럴 때마다 새로운 생각거리를 줍고 곱씹게 된다. 이 생각들이 논문과 글이 되고, 수업 방식이 되고, 삶의 일부가 되었다. 앞으로도 언어, 문화, 사회, 관계가 교차하는 곳에서 길 찾기를 이어가고 싶다.'고. 



뒤 표지에는 '세상의 모든 길 잃은 학습자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조언'이라며 이 책 내용을 암시하고 있다. 또 김 겨울 작가와 김 성우 응용언어학자의 요점만 적은 평이 간결하다.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지금의 구태의연한 외국어 배우기 광고, 이론이나 방법보다 한 발 앞서는 책이라고 느꼈다. 빨리어를 조속히 배우려는 의지는 박약 할지라도 자극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자신이 만들어가고 싶은 세계를 만들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그 안에서 기쁘게 여행할 수 있다면 그게 곧 성공인 셈이다.'

용기를 내서 도전장 내밀 날이 곧 오려니. 나야 세월의 뒤안길을 걷는 사람이라 책의 활용도가 낮지만, 젊은 층들은 한 번씩 읽고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언어가삶이될때, #김미소,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2기-언어가삶이될때, #제2언어, #다문화가정, #응용언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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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 - 오늘도 정주행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윤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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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이나 작가는 293쪽에서 '이 글을 마저 읽는 사람은 나의 중독 덕분에 넷플릭스에서 가장 훌륭한 스탠드업 코미디 쇼 추천 리스트, 그것도 개개인의 장르 인식 수준을 고려한 사려 깊은 리스트를 얻게 될 것이다. 모두 짧지만 강렬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나의 중독에 고마워하기를 바란다.'고 후회 없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진심으로 작가에게 정중히 머리 숙여서 고맙다는 예를 표한다. 덕분에 프롤로그 첫 쪽부터 외래어 검색하느라 즐거운 비명 아닌 고통을 감수하였다. 사고의 폭을 넓히고, 밀레니얼 세대 일부 작가들의 흐름 한 부분을, 외래어의 뜻, 영화와 드라마를 감상하는 법도 덤으로 알아가면서 교양을 쌓았다. 속 뜻은 작가의 말처럼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성장하였다. 책 뒤 표지에 "인생의 다음 장 역시 기다려야 온다는 걸 그 시절, 드라마를 보며 배웠다" 일찍 인생에 눈을 뜬 젊은 작가에게 배울 점이 참 많다.  

  윤 이나 작가는 '거의 모든 장르의 글을 쓴다. 책 《미스 윤의 알바일지》 《우리가 서로에게 미래가 될 테니까》《라면: 물 올리러 갑니다》와 드라마 <알 수도 있는 사람>을 썼다. 동료와 함께 팟캐스트 <시스터후드>를 만들고 있다'고. 




​  서평을 쓰기 위해 다시 프롤로그부터 찬찬히 훑었다. 처음 책 표지를 보면서 따뜻한 글을 연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15쪽 작가는 프롤로그 마무리에 "어차피 요약할 수 없으므로.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기야?'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방향을 택했다."고 밝혔다. 궁금증보다 내용에 대한 거부감이 들었으나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읽으면서 '어, 이나 작가의 열린 사고가 마음에 드는데…' 또 나의 감성과 맞지 않아서 지루하거나 잠이 밀려올 때는 서슴없이 자버렸다. 글 한 줄도 제대로 읽히지 않았으니까. 억지로, 어떨 땐 재미있어서 읽다 보니 윤 이나 작가가 상당히 매력 있었다. 외래어 남발하는 것만 빼면.  

  첫 글 <미세스 아메리카>를 읽으며 작가가 페미니즘{feminism: 여성주의(女性主義)는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ㆍ경제ㆍ사회 문화적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견해이다. 위키백과}이라고 짐작하였다. 프롤로그 14쪽 '내가 고른 작품에는 여성, 사회적 약자, 창작자가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나에게 그들의 이야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라며 글의 방향을 밝히기도 하였으나 다 읽은 연후에야 '그 문장의 뜻이 그거 였구나'를 알아차렸다. 내가 작가의 열린 안목으로 써내려 간 책을 다 읽는 동안 '넷플릭스, 왓차, 웨이브… 외 OTT'를 감상할 수 있는 눈높이가 높아졌다.  

  아무튼 멋지고 매력 있는 작가가 네이버 국어사전을 계속 열어보도록 하였다. 그 바람에 작가의 글에서 '다르게 표현'했으면 하는 곳도 있었고, 또 '오타'도 찾아냈다. 이 책의 '옥의 티'라고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적어 보려고 한다. 27쪽 하단에 "안티 페미니스트임을 자임하며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은 틀렸다'고 말하는 여성들,"에서 '자임(自任)'은 동사{1.​임무를 자기가 스스로 맡다.(명:맡음) 2.어떤 일에 대하여 자기가 적임이라고 자부하다.(자부함)​}와 명사 두 가지 뜻이 있다. '자임(自任)하며'가 아니라 '안티 페미니스트임을 자인(自認)하며'라고 해야 문맥이 통한다. '안티 페미니스트'라고 자인(自認​:스스로 인정한다)하면서 '한국 페미니스트들은 틀렸다'고 목소리를 높였을 것이다. 오타인 듯 하다.

  •   책장을 훌쩍 49쪽으로 옮기면 '원통형의 짧은 칼을 손목스냅으로 가볍게'라는 문장이 둘째 문단에 나온다. 손목이 영어로 스냅(snap)이니까 굳이 중복해서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  255쪽 아래 줄에도 보면, '그 사람이 노년의 레즈비언 여성이라는 게,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이다.' 여기서도 레즈비언은 여자 동성애자를 칭하는 용어다. '그 사람이 노년의 레즈비언이라는 게,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이다.'라고 해도 무방하다. 샛길로 빠진 이유는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가 좋아지는데, 작가는 자꾸 사전을 펼치게 하면서 엉뚱한 곳까지 긁어보게 만들었다. 


      솔직히 사전을 아예 펴 놓고 글을 읽었다. 프롤로그부터 찾기 시작하여 305쪽의 16개 글을 다 읽을 때까지 계속 사전을 열었다. 글에 몰입이 될 만 하면 중단되었다. 서평을 쓰면서도 확인했다. 작가의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기야?'가 아니라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 나의 경우는 외래어가 글 읽는 것을 막았다. 정확한 의미를 알고 싶은 궁금증 때문에 번거로웠어도 내가 성장하는 시간이어서 거짓말 조금 보태서 굉장히 유익한 책이었다고 고백한다. 

        고백이라고 표현한 것은 몇 년 전부터 명상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멀리 하고 있다. TV는 어쩌다 시청하며
      그것도 웃고 즐기는 프로그램을 한참 보고 이내 잊어버린다. 중독성이 강한 가요나 팝송을 들으면 뇌리에서 쉬 떠나지 않아 아예 듣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런 내게 윤 이나 작가의 넷플릭스와 왓챠, 웨이브 등은 작가의 말처럼 '이상하고 명랑한 OTT 안내서'는 '이상하고 맹랑한 안내서'였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았다는 말이다. '이상하고 맹랑한 안내서'를 생활하면서 활용하면 이해가 빠를 텐데, 나는 서평 쓰기를 마치는 순간부터 망망대해(忘忘大海)로 떠날 사람이다. 그래도 누군가 말을 하면 아는 척은 할 것 같다. 

        공감대가 컸던 글 '내가' 되기까지<비커밍 유Becoming You>. 31개월 손자와 10개월 된 손녀를 돌보고 있는 할머니로서 작가의 조카 이야기는 어떤 영화를 소개할지도 궁금했고, 읽으면서 <비커밍 유Becoming You>를 보고 싶었다.  내가 아니라 딸이 봐야 할 작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172쪽 아래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수많은 처음을 경험하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로 성장해가는 인간을 깊이 사랑하면서, 나 역시 내가 되어간다. 1만 4000일을 넘게 살았는데도 몰랐던 나, 새로운 내가 되어간다. 다섯 살이 되기 전에 분명히 배웠을 텐데, 이건 미처 몰랐다." 나도 손주를 키우면서 내 아이 키울 때 몰랐던 점들이 눈에 들어왔고,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도 이해했다. 북망산이 더 가까운 근래에는 손주보다 나를 더 '바른 사람으로 키운다'는 것을 배워가는 중이다. 
       
        끊임없이 중독된 삶, 나는 누구인가<필 굿Feel Good>295쪽 "조시 토머스의 <플리즈 라이크 미Please Like Me>와 마찬가지로 메이 마틴도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대본을 쓴 작가이고, 같은 이름의 인물을 직접 연기한다. 하지만 이들이 '자기 자신'을 연기하는 것은 아니다. 내 이름을 붙였고 내 이야기와 내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도 나눠 가지고 있지만, 만들어진 이야기 안에 있는 한 그 안의 '나'는 나 자신일 수 없다. 이 차이를 인식하는 것은 이들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가 사는 세계를 스스로 다시 창조해 그 안에 나를 두고 밖에서 바라보면서 내가 누구인지를 다시 알아가고 세상에 알려주고자 하는 욕망이 우선한다고 느낀다. 
        각자가 가진 소수자성을 내 이름을 한 주인공의 주요한 정체성이자 작품의 주제로 삼아, 그야말로 '특별한 작품을 세상에 내보낸 뛰어난 창작자들에게 '나'는 이야기의 기본 재료다. 1980년대 중·후반생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한중간에 있는 이들이 모두 작가인 동시에 배우인 점도 재미있다. 라이언 오코넬과 조시 토머스는 연출까지 했다.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세상에 내보내는 일이 가능해진 첫 세대에서 탄생한 르네상스형 창작자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들이 전부 자신의 이야기를 각색한 콘텐츠를 첫 작품으로 선택했다는 점은 분명히 이 세대와 이들의 이야기, 창작 방식에 관해 알려주는 바가 있을 것이다."  

      나는 작가가 295쪽에서 "이들이 전부 자신의 이야기를 각색한 콘텐츠를 첫 작품으로 선택했다는 점은 분명히 이 세대와 이들의 이야기, 창작 방식에 관해 알려주는 바가 있을 것이다." 이 문장이 참으로 의미심장하였다. 어떠한 글이든 잘 쓴 다른 작가의 글을 많이 읽어야 글 눈이 트인다. 작가는 여러 장에서 청맹과니나 다름 없는 나를 이끌어주기도 했다. 13쪽 '에세이는 그 세계를 사는 사람이 쓴 이야기다. 픽션은 그 세계를 사는 사람이 만든 이야기다.' 16개의 에세이는 소신껏 자기 세계를 조용히 펼쳐가는 윤 이나 작가를 대변하였고, 나는 그녀가 가슴 따뜻한 페미니스트라고 단정하였다.


    #해피엔딩이후에도우리는산다, #작가윤이나,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2기-해피엔딩이후에도우리는산다, #성소수자, #페미니스트, #창작자,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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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생의 중력에 맞서 - 과학이 내게 알려준 삶의 가치에 대하여
    정인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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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다닐 때 '과학'이라는 과목이 무척 싫었다. 과학 책은 살아오는 내내 최대한 먼 거리를 유지하였다. #한겨레 출판의 #'하니포터-2기'가 되면서 은산철벽(銀山鐵壁)을 넘게 되었다. #'내 생의 중력에 맞서'는 반전이다.  #한겨레 출판의 #'하니포터-2기' 일원으로 지금까지 읽은 책 중 #'내 생의 중력에 맞서' 30장의 글들은 모두 감동적이며, 고무적인 글이었다. 나는 같은 책이라도 내용이 긍정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글을 좋아한다. #'내 생의 중력에 맞서

    '는 신선 상큼한 레몬 같았다.


     책 표지에 '죽음, 질병, 노화, 망각, 사랑, 이별…'은 이 책의 핵심 내용이자 줄거리이다'죽음, 질병, 노화, 망각, 사랑, 이별…'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비과학적으로 오해하고 있던 것들을 기분 좋게 긍정적으로 "증거에 기반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강조하였다. 과학을 말하면서 과학적이지 않았고, 어느새 과학을 기준으로 증거를 제시하며 인문학으로 이해하도록 배려하였다. 5쪽의 '과학과 인문학의 중간지대, 어디쯤 닻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처럼 과학과 인문학의 중간이어서 손에서 책을 놓기 아쉬울 정도였다. 


      7쪽 '작가의 말'에서 '과학은 소수의 백인 남성 과학자, 엘리트나 전문가가 독점하는 지배 또는 힘의 언어가 아니라 인간의 무지와 편견을 깨고 세상을 바꾸는 해방의 언어가 되어야 합니다.

      상당히 매력적인 문장이자 내가 추구하는 '인간의 무지와 편견을 깨고 세상을 바꾸는 해방의 언어가 되어야 합니다.'에서는 책장을 빨리 넘기고 싶어하는 나를 알아차렸다. 







      ​'자존', '나'와 '너'의 균형 앞에서. 모가 난 사각의 틀을 벗어나 둥글어서 막힘이 없는 내일을 지향하듯 배경 사진이 녹색이다. '자존'이란 쪽배를 타고 너와 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물 위 중앙에서 미래로 배를 저어간다. 1장 제목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은 '진정한 나를 만나다'라고 결론을 내린 부제목에 이끌려 문장 문장 줄을 긋지 않을 수 없었다. '자존'을 한자로 쓰면 스스로 자(自), 높을 존(尊)이다. 나를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이다. 진정한 나를 만나러 가는 문장마다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한 자 한 자가 모두 소중했다.


      14쪽 1장은 탄생, 사람이 태어나는(생,生) 것으로 첫 글이 시작된다. 작가는 이 장에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논리를 인문학으로 전개한다. 시대적인 역사에 대해 모르던 부분을 일깨워주기도 하여서 배울 것이 많은 책이다.


      #'내 생의 중력에 맞서' 1부 '자존' 16쪽 둘째 문단 

      16쪽 '오늘날 과학적 관점에서 미국 독립선언문의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틀린 이야기입니다. 인간은 창조되지 않았고, '진화'했습니다. 1859년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밝힌 진화론에 따르면 인간은 지구에 우연히 출현했어요. 인간에게 어떤 권리를 부여한 신이나 창조주는 없습니다.' 작가는 문단을 바꾸어서 과학으로 '우리는 진화의 과정에서 우연히 탄생'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다윈은 진화 과정에서 우연히 인간이 탄생했다고 하였다. 붓다의 가르침은 그렇지 않다. 인간은 태어나면 반드시 죽으며, 살아 생전의 행위는 다시 태어나는 원인이 된다. 사람의 일생은 해탈하기 이전까지 윤회를 거듭하는 삶의 연속이다. 붓다는 살아가는 동안 계를 지키고, 보시하고, 명상 수행하며 공덕을 쌓으라고 가르친다. 선한 행위의 결과는 죽은 후 선처(善處)에 태어나는 조건이 된다. 사람은 진화 과정에서 우연히 태어나지 않았다는 말이다. 각자 의도된 삶의 결과로 윤회라는 수레바퀴를 굴리게 된다. 진화는 우연이 아니라, 진화하는 결과가 나타나는 원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 생의 중력에 맞서' 이 책은 읽는 동안 '불교는 과학적이다.'라는 평을 확인 시키는 책이었다. 지방 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하던 마성(摩聖)스님의 강의 교재 내용에는 "일찍이 서구의 학자들은 불교의 합리성, 논리성,과학적 실증주의 등에 그 토대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불교는 과학과 같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오늘날 서구인들이 불교에 대해 호감을 갖는 이유도 이러한 불교의 특성 때문이다. 또 과학과 불교의 접근 방법은 다르지만, 둘 다 진리를 보려고 시도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고 달라이 라마 스님은 말했다." 또 한국 테라와다 불교 아짠 빤냐와로 진용 대장로 스님은 영국이 인도를 점령하여 기독교를 알리려고 불교부터 연구하였으나 결국 팔리성전협회<The Pali Text Society, 약칭 PTS)는 1881년 리스 데이비스(Rhys Davids)가 창립한 단체로, 팔리어 성전 보급과 영어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를 설립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고 말씀하였다.


    74쪽 '양육가설'의 부제목이 '나를 위해 너를 사랑한다'이다. 부제목에서 '집착'이 연상되었다. 첫 문장이 '우리는 사랑을 사랑하는 생물종입니다.'로 문단이 열린다. 75쪽 '확증편향'은 '우리 뇌는 보는 대로 믿지 않고, 믿는 대로 봅니다.'의 태도라고 작가는 말한다. 나의 생각대로 보는 것을 믿는다는 말이다. 붓다는 보이는 대상을 바르게 보려면 견해(見解: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자기의 의견이나 생각.)를 바꾸라고 팔정도에서 가르치고 있다. 견해가 바뀌면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생각이 바뀐다. 집착인 줄 모르고 77쪽 '"네가 잘되라고 이러는 거야, 자식 위해서 이러는 거야"라고 말씀하시는데 틀린 말입니다. 부모님이 자신이 좋아서, 자기를 위해서 한 일이지요. 그래서 저는 자식에게 향하는 마음을 끊을 수 없지만, 집착하는 마음은 늘 경계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끊는 것은 어렵지만 집착을 경계한다는 문장을 읽으며 작가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80쪽에서 '양육가설은 아이들을 키운 적 없는 백인 남성 지식인들의 만든 허구였습니다.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자식이 잘못되면 부모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이론이었지요.' 교육론에 대한 대반전이었다. 작가는 이어서 '《양육가설》의 문장은 하나하나가 주옥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일상생활의 이론화'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양육지침서에 적힌 대로 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생물학적 차이를 가지고 태어나잖아요. 성격이 다르고, 능력이 다르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다른데 어떻게 똑같은 방식으로 대할 수 있겠어요?" "양육은 부모가 자식에게 일방적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손자가 태어난 지 31개월, 손녀가 10개월이 되어간다. 손주를 돌보면서 이 양육가설 장은 육아 담당자인 내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문장이 있었다. 나 또한 자식을 그렇게 키우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을 지녔던 사람으로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이다. 81쪽에서 양육가설 저자는 '엄마들에게 죄책감을 내려놓고 양육의 과정을 즐기라고 주문한다.'고. 


      "우리 부모들이 자녀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도 착각에 불과하다. 이제 내려놓다. 아이들은 부모의 꿈을 칠할 캔버스가 아니다. 조언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 걱정하지 마라. 자녀를 사랑하되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사랑하지 말고 사랑스럽기 때문에 사랑하라. 양육을 즐겨라. 그리고 당신이 할 수 있을 만큼만 가르쳐라. 긴장을 풀어라. 자녀가 어떤 인간이 되는지는 당신이 아이에게 얼마만큼의 애정을 쏟았는지를 반영하지 않는다.당신은 자녀를 완성시키지도, 파괴시키지도 못한다. 자녀는 당신의 완성시키거나, 파괴시킬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다. 아이들은 미래의 것이다." 이 문장을 딸에게 읽어보라고 카톡으로 보내면서 책을 읽어볼 것을 권했다. 육아를 할 땐 몰랐던 사실을 다 늦은 나이지만, 손주에게 적용할 수 있어서 참으로 기뻤다.


      94쪽 부제목으로 "포용과 이해에 관한 따뜻한 시선, 이 장에서는 102쪽 '성염색체와 성결정 유전자, 호르몬에 의해 분류되는 제3의 성이 무수히 많습니다. 이들 성소수자를 정상과 비정상의 범주로 구분하는 것은 잘못된 태도입니다. 양성평등이라는 말도 잘못된 것이죠. 양성평등 대신 성평등이라고 하는 것이 옳습니다.'는 용어를 바르고 정확히 배우게 되었다. 글의 말미에는 '책의 마지막에서 샤론 모알렘은 성과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하는 것"이라고 끝맺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좋은 관계 맺기에 출발점일테니까요.'   


     124쪽 '포유류의 번식-암컷 관점(사랑에 관해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은 페미니스트 이야기다.

    132쪽 '우리는 아직 인간이나 여성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또한 우리가 교과서에 배운 생물학 지식은 남성 관점이고, 영장류와 인간 중심이며, 가부장적인 문화에 젖어 있어요.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이라고 믿었던 과학이 이렇게 젠더 편향적인데 사랑이나 결혼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겠죠.' 한 쪽 한 쪽이 소중한 정보가 가득하여서 '주옥과 같다'는 말씀에 동의한다.


      처음 책 제목을 보면서 부정적이고 대항하는 느낌이 들었다. '생'이라는 중력에 맞선다?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만약 내가 제목을 짓는다면 긍정적인 책의 내용을 부각시켜서 '#내 생의 중력을 마주하여' 아니면 '#내 생의 아름다운 중력' 식으로 부드럽게 정할 것 같다. 


      134쪽 3부 '성격의 탄생'에서는 162쪽 

      '자신의 성격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성격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과학적으로 자기를 객관화하는 작업은 자신의 성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지요.' 163쪽 '자신의 성격을 바라보는 관점은 바꿀 수 있습니다. 성격심리학에서 하는 심리치료가 이런

    방식으로 이뤄져요. 부정적인 사고를 극복하고 자신의 성격을 긍정하는 것만으로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242쪽 나이 듦에 관하여(좋은 인생은 좋은 이야기와 같다). 내 나이가 70 밑이다. 젊은 작가가 나이 듦에 대하여 어떻게 글을 썼을지 상당히 궁금하였다. 책의 주제 생,노,병까지 열심히 달려왔으니 당연히 죽음을 논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245쪽 '《나이 듦에 관하여》에서는 노화의 개념부터 새롭게 정의하자고 제안합니다. 노화는 모든 생명체가 겪는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신체적 기능이 감퇴하고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건 살아있음을 알리는 생물학적 징후이지요.'

      246쪽 '노년기에도 성장은 계속되고 나이 듦을 배워갑니다. "노화에 대한 가치관은 자기최면과 같다. 노년기의 건강과 삶의 질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쪽으로든 각자 상상해온 그대로의 모습으로 실현된다"고 합니다.' 또 249쪽 '뇌과학에서는 나이 들수록 삶의 지혜가 생기고 온유하고 현명해진다.' 맞는 말이다. 나는 그렇게 살고 있고, 노력도 하는 사람이다. 만족과 행복 지수는 올라가고, 불안과 스트레스 지수는 내려가고 있다. 


      298쪽의 퍼스트 셀(우리는 서로 삶과 죽음의 증인이기에). 300쪽 '사람답게 아프고 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모두가 마음의 준비가 된 상태에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죽는 것을 최상의 죽음으로 꼽는답니다.' 그런데 현대 의사들은 그러한 죽음을 맞지 못하게 하였다. 퍼스트 셀》의 저자 아즈라 라자는 '암은 균일하지 않고, 계속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무한히 진화합니다. 계속 분화하는 마지막 암세포가 아니라 첫 번째 암세포의 흔적을 찾아서 암세포가 퍼지는 것을 방지하자.'고 주장합니다. 작가는 "의사의 본분은 인간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다.","공감하고 보살피고 걱정하는 과학'이 그녀가  추구하는 과학입니다.'

      나는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 아즈라 라자 같은 의사가 우리나라에도 과연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작가는 307쪽의 글을 마무리 하며 이렇게 썼다.

      '우리가 탄생을 결정할 수 없었던 것과 같이 죽음 또한 선택할 수 없습니다.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에서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우리가 생전에 이 불멸의 질병과 맞닥뜨릴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 마주칠 것인가이다"라고 해요. 우리, 이제 함께 기억했으면 합니다. 우리가 서로의 삶과 죽음의 증인이라는 것을요.


      작가는 인간의 전 분야를 30장에 과학 증명하면서 인문학으로 해석하였다. 나에게는 상쾌한 내용이어서 다시 읽을 생각이 많다. 30대의 아들과 딸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과학을 바르게 알지 못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내생의중력에맞서, #작가정인경,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2기-#내생의중력에맞서, #과학, #인문학, #한국테라와다불교,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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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통당한 몸 - 이라크에서 버마까지, 역사의 방관자이기를 거부한 여성들의 이야기
    크리스티나 램 지음, 강경이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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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출판이 보낸 #'관통당한 몸'이 3월 5일 도착했다. 책 표지에 "전쟁에서 강간이 얼마나 심각하고 끔찍한 일인지 일깨워 주는 책이다." 문장에 눈길이 꽂히면서 러시아가 2월 24일부터 우크라이나를 짓밟고 있는 사실이 새롭게 대두 되었다. 러시아도 전시 강간을 저지를 가능성이 많아서 두려운 마음부터 들었다.


      #'관통당한 몸'의 주된 내용은 전시 강간에서 살아남은 여자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힘들게 토해낸 지옥의 고통을 온몸으로 다 겪은 여성들 목소리가 담긴 책이다. 동시에 생존과 극복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관통당한 몸'의 저자 크리스티나 램은 30년 가까이 분쟁지역 특파원으로 활동한 여성 작가이다. 저자는 이 여성들의 목소리가 아무도 없는 숲에서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사라지지 않도록 한 권의 책으로 모았다고 했다. 

      저자는 묻어두었던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폭로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이야기라면서 독자들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이 글을 옮긴이도 눈물이 차오르거나 한숨이 새어 나왔다고 한다. 나 역시 한숨과 탄식 그리고 무지한 행동을 영웅스럽게 저지르고, 무처벌 문화를 욕하기 바빴다.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였고, 마치 내가 전시 성폭력을 당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무기력했던 우리나라의 역사이기도 하였다 


      나는 2019년 연말까지 군법당에서 병사들에게 '테라와다 불교' 알려주는 포교사였다. 2019년 연말에 코비드 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민간인 부대 출입이 통제되었다. 그 문은 지금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내가 병사들에게 관심 있게 가르쳤던 것은 '오계'와 '성 교육'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쟁이 없는 상태다. 그렇지만 군인은 전쟁이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전쟁터로 달려나가는 사람이다. 그 병사들에게 전쟁을 반대하는 여성으로서 '전시 강간'에 대하여 자주 불교에 접목하여 법문을 하였다.


      병사들의 연인이나 여자 친구, 사랑하는 어머니, 누나, 여동생이 적군에게 강간이나 윤간을 당한다면 어떤 심정이겠느냐고 자주 물었다. 병사들은 질문을 듣는 순간 몸을 움츠리며 '정말 그런 일이 있느냐'는 듯 놀라서 눈이 동그래졌다. 오계(五戒)의 제1계는 '살아있는 생명 해치는 것을 멀리하는 계를 받아 지니겠습니다' 즉 살생 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전쟁터에서 총을 쏘아 적을 죽이는 것도 살생이지만, 혼전에 임신하여서 낙태 하는 것 역시 살생이라고 알려준다. 병사들은 임신 중절이 자신의 2세를 죽이는 행위라고 알려주면 무척 놀랐다. 


      결론은 '위안부'에 대해서도 몰랐다. 아는 병사도 있겠지만 법당에 나온 20 초반의 청년들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부끄러울 정도로 아는 것이 없었다. 내가 위안부를 설명해주면 몸서리를 쳤다. 병사들은 한 마디로 무지하였다. 상식이 없으니 상사가 전시 성폭력을 지시하거나, 무기를 앞세워 위협하며 명령을 내리면 병사들은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코비드 19가 종식되면 병사들에게 지금껏 해왔던 강도 낮은 교육보다 '전시 성폭력' 특히 '전시 강간'의 실상을 알려주어야겠다. 짧은 법문 시간에 가르쳐주어야 할 것이 많다. 


      특히 '로힝야의 비극' 92쪽에서 버마 군인과 불교도 폭도라는 용어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불살생' 하는 불교도가 폭도라니 믿기지 않는 사실이었다. 불교는 전쟁을 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불살생이 계율에서 첫 번째이니 살생이 우선인 전쟁은 최대한 하지 말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탐욕적인 이기심이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100쪽에는 '버마 정부는 우리를 사람으로 보지 않습니다. "버마는 불교도가 다수예요. 그들이 모든 권력을 갖고 있고, 무슬림을 좋아하지 않아요." 

      104쪽 '이 모든 이야기가 충격적이었을 뿐 아니라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겠다. 나는 불교 신자들을 생각하면 평화와 연꽃과 명상을 떠올리고, 아웅 산 수 치(Aung San Suu Kyi)를 독재에 저항한 용기의 상징으로 존경하며 자랐다. 이제 아웅 산 수 치는 사실상 버마의 정부 수반인데도 이 모든 로힝야족이 그녀의 정부에 의해 나라 없는 사람들이 되었다. 버마군이 섬뜩한 잔학 행위를 저지르는 동안 그녀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저자는 로힝야족의 오늘 날까지의 역사도 썼다. 107쪽 "'침략하는 이슬람 무리'에 맞선 불교 가치의 수호자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군부는 로힝야족에 대한 증오를 부추겼다." 이런 대목은 불교를 병사들에게 가르치는 포교사로서 굉장히 받아들이기 불편하였다. 붓다의 가르침은 인종을 차별하지 않고, 자비를 베풀고 아픔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다. 저자는 109쪽에서 '왜 국제사회는 외면하는가? 머리에 꽃을 꽂은 여인(아웅 산 수 치)과, 그 여인의 용기에 현혹된 나머지 이 공격들을 무시하는 것일까? 불쌍한 로힝야족의 운명에 신경 쓰기보다 버마 정부의 권력 이행기에 돌을 던지지 않으려고 더 조심하는 것일까?' 반문한다. 


      책 표지 뒷면의 안쪽에 이 책의 내용을 간단명료하게 소개하였다.

      "전쟁이 일어나면 여성의 삶에는 특별한 비극이 더해진다. 세계 곳곳의 전장에서는 지금도 여성의 몸에 끔찍한 폭력이 가해지고 있다. 30 여 년 동안 분쟁지역 전문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이 책에서 여성의 몸에 가하지는 특별한 형태의 비극, 즉 전쟁 성폭력의 실태를 고발한다. 나아가 그것이 자제력을 잃은 병사들의 우발적이 범죄가 아니라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활용된 군사 무기임을 밝힌다.

      그 어떤 전쟁 무기도 강간보다 끔찍하지 않다. 저자는 아프리카와 중동, 남미, 유럽의 여러 나라를 거쳐 한국까지

    , 세계 곳곳에서 전쟁 성폭력을 겪은 여성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정리했다. 아직 말도 하지 못하는 영아 피해자부터 "염소처럼 팔려 다닌" 소녀, 가족 앞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인, 젖가슴이 잘려나가고 성기가 훼손된 피해자까지, 이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비극의 한계치를 넘어선다. 

      이 책은 이처럼 끔찍한 피해와 범죄에 대한 고발이지만, 동시에 생존과 극복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독자는 상처 입은 여성 그리고 살아남아 일어서고 발언하며 정의를 위해 싸우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은 가혹한 삶을 이겨냈고 이겨낼 것이며, 살아 있으며 살아갈 것이다. 


      '전시 강간'이나 '전시 성폭력'은 

      162쪽, '물론 그들은 저를 강간 했지요. 여자들의 은밀한 부분에 막대와 병을 꽂아 넣고 배까지 밀어 넣기도 했다.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나무 아래에서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못하고 숨어 있던 당신을 누군가 발견했는데, 그게 당신 부모와 가족을 죽인 사람이고, 이제 그가 당신을 끌고 가요. 당신이 뭘 느낄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냥 아무 감각이 없어요. 제발 제 입장이 되어서 상상해보세요.' 


      358쪽, 저자는 닥터 미러클(Dr Miracle)이라 불리는 남자를 만나기 위해 호수 남서쪽 기슭의 부카부(Bukavu)로 가는 중이었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강간 피해자를 가장 많이 치료해온 사람이었다.

      판지병원(Panzi Hospital)은 여성 병원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현관 양쪽으로 여성과 소녀의 침상이 줄줄이 놓인 큰 병실들이 있었다.

      모두 골반장기탈출증이나 분만으로 인한 다른 손상, 심한 성폭력으로 인한 생식기 손상과 누관-방광이나 직장까지 이르는 괄약근에 생긴 구멍 때문에 소변이나 대변 또는 둘 다 새는 증상-에 시달리는 피해자였다.

      362쪽, 무퀘게 박사는 "첫 번째 환자는 남자 몇 명에게 강간 당한 여성이었어요. 그들은 강간한 뒤에 그녀의 질에 총을 쐈어요." 그가 회상했다. "저는 너무 충격을 받았죠. 약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저지를 개별적인 사건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363쪽, 석 달 동안 45명의 여성이 모두 같은 사연으로 도착했다. 다들 가족과 함께 집에 있었는데 총을 든 남자들이 몰려와 남편을 쏴 죽이고 여자들을 강간 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여성들의 생식기에 기름을 적셔 불을 붙인 막대나 총검을 밀어 넣었습니다. 다섯 명 이상에게 의식을 잃을 때까지 강간 당한 여성들도 있었습니다. 모두 아이들 앞 에서요. 그때 비로소 저는 민병대들이 강간을 전쟁 무기로 사용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건 성적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무너뜨리는 수법입니다. 피해자의 내면에서 사람이라는 느낌을 빼앗는 것이지요. '너는 존재하지 않아,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걸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의도적인 전략이지요. 남편 앞에서 아내를 강간해서 남편은 굴욕감으로 떠날 수밖에 없도록, 피해자는 수치심을 느낄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442쪽, 인권단체는 시리아에 억류된 남성 수감자의 최대 90퍼센트가 성적 학대를 당한다고 본다. 2015년 UN 난민기구가 펴낸 보고서 <우리 가슴에 새기다WE Keep it in Our Hearts>는 아사드 정권의 감옥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

    , 특히 성인 남성과 소년들에게 자행되는 성적 학대를 난민 인터뷰를 토대로 자세히 서술했다. 열 살쯤 되는 어린 소년들까지 성폭행을 당했다. 가족 구성원과 섹스를 강요받고 성기에 전기충격을 당하며 막대와 콜라병, 호스 같은 물건으로 항문 강간을 당하는 고문을 받았다.


      443쪽, 문제는 생존자들이 다시 삶을 헤쳐갈 길을 찾는 것이다. 이제 나는 장미를 보면 스레브레니차의 강간당한 여성들에 대해 생각한다. 그들은 장미 향기를 맡으면 행복했던 시절이 떠오르므로 자신들이 키운 장미를 자르길 원치 않았다. 전쟁 범죄자들을 추적하는 바치라는 텃밭에서 위안을 찾았다. 정원 가꾸기 말고도 안전한 공간에 모여 미술과 음악 같은 창조적 활동을 함께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요가도 그러한 듯하다.

      분명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일어난 일은 남은 평생 그들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의료와 심리 지원 말고도 생계를 유지하고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경제적 지원도 필요하다. 특히 생존자들이 남편과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보코하람에게 납치된 나이지리아 소녀들처럼 공동체로부터도 외면받는 곳에서는 더욱 필요하다. 콩고민주공화국의 혼란 속에서도 판지병원과 '기쁨의 도시'는 여성들의 치유를 돕고, 상담과 기술 훈련, 법률 조언, 안전한 쉼터를 제공하면서 우리에게 모델을 제시한다.


      475쪽 저자는 '나는 이 여정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전시 강간은 어쩌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전시 강간을 주변적 문제로 여기기를 멈추고, 태곳적부터 지속된 전쟁의 전리품으로 생각하길 멈춰야 한다.' 이어서 

      476쪽 '나는 이 여성들을 만나면서 끊임없이 겸손해졌고, 무덤 속에 있는 이들이 운이 좋았다는 그들의 느낌을 잊을 없었다. 내게 그들은 투사만큼 용감한 영웅이다. 그들은 그렇게 인정받아야 한다. 한편 나는 전쟁 기념비를 지나 갈 때마다 왜 여성의 이름은 없는지 생각합니다.'


      491쪽 '옮긴이의 말'에서 '여성이 남성의 소유물처럼 여겨지고, 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가 심각하게 여겨지지 않고

    , 처벌되지 않는 분위기라면 분쟁지역이든 아니든 성폭력이 만연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뒤집어보면 이 책의 여성들이 증언한 전시 성폭력처럼 역사상 거대한 악행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여성의 인권과 몸을 침해하는 것이 심각한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다음 세대에(우리 세대에도) 전달하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남녀 모두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관통당한 몸'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느낀 점은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곧 연기를 말한다. 모든 일은 끊임없이 이어져서 일어났다가 사라진다. 좋은 인연으로 맺어진 관계들은 선한 결과가 뒤따르지만, 악한 원인을 심으면 악의 고리로 연결되어 순환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관통당한몸, #크리스티나램,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2기-관통당한몸, #원인, #결과,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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