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 1 베어타운 3부작 3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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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에 대해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이 관계, 의리, 빚이라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야 한다.“ p.15


<느낀점>

아주 긴 호흡이 필요한 글이었다. 일단 등장하는 캐릭터 수가 어마어마하다. 처음 읽기를 시작했을 때는 인물관계도 페이지를 체크해두고 여러 번 다시 넘어가 읽어봐야 했다. 하지만 작가님은 서두르지 않는다. 인물들이 그동안 겪었던 일들과 그들이 누군지에 대해 한 장, 한 장 천천히 이야기를 진행하며, 그들이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어떤 관계로 엮여있는지 우리가 혼동하지않고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다.(그러니 많은 인물의 등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마을에 닥친 폭풍을 시작으로 베어 타운과 헤드에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다. 많은 일이 너무 한꺼번에 일어난 듯싶지만, 우리의 현실이 그렇지 않은가? 매일 매일이 사건의 연속이고, 에피소드의 향연 아닌가?!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된다.
이러한 시간변화와 일인칭이 아닌 다인칭 시점에서 전개되는 스토리로 잠시 잠깐 딴생각을 한다면, 놓치고 가는 사건과 이야기가 생길 수도 있으니 절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등장인물들 각자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면 될수록 마을 사람들과 베어 타운+헤드의 관계가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또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된 감정들인지 그들의 관계와 스토리에 대해 더 확실하고 자세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하나의 사건에서 시작된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여러 사건들을 만드는데 정작 1편에서는 사건에 대한 수많은 떡밥만 던지고, 어느 것 하나 회수되지 못한 채 끝이 난다. 이것이 필히!! 2편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었는지 그리고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할 것 같은 이 흉흉한 분위기 속에 이들은 아무 문제 없이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읽을수록 너무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읽으며 안타까웠던 점은 지나치게 경쟁적인 부모와 마을 사람들로 인해 아이들이 너무 많은 짐을 짊어져야 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아이들은 승패와 성과에 집착하게 되고, 정작 자기 몸과 마음의 상처는 회피하고 모른 척하며 돌보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아이들을 부추기는 어른들의 지나친 경쟁심으로 인해 두 마을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결국 소통의 부재로 이어진 관계가 계속해서 크나큰 사건들이 불러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직 2편을 읽어보지 않아 예단할 수 없지만 이 책에서 전하고 싶은 가장 큰 메시지는 소통과 성장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서로를 위한 사랑과 배려라는 것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았다.


<책 글귀>
“거친 숲으로 둘러싸인 공동체에서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실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갈고리로도 연결되어 있기에 누군가가 몸을 너무 빨리 돌리면 다른 누군가는 셔츠만 잃어버리는 게 아니다. 모두의 심장이 뜯겨져 나올 수도 있다. p.39

“집을 뜻하는 단어는 여러 개여야 한다. 하나는 장소를 가리키는 용도로, 또 하나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도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한 개인과 그가 사는 마을과의 관계는 점점 더 결혼 생활과 비슷해진다. 둘 사이의 공통적인 이야기, 자기들밖에 모르는 사소한 것 들, 자기들만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농담, 상대가 내 앞에서만 터트리는 웃음 같은 것들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말이다. 어떤 공간과 사랑에 빠지는 것과 어떤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은 서로 연관 있는 사건이다. 처음에는 같이 키득 거리며 온 동네를 쏘다니고 서로의 몸 구석구석을 탐험하다가 세월이 흐르면 길바닥에 깔린 자갈 하나, 머리칼 한 가닥. 코 는 소리까지 모르는 게 없게 되고, 시간이라는 물줄기로 은은해진 열정이 한결같은 사랑으로 변모하고, 결국 우리 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곁을 지키고 있는 사람의 눈과 창밖으로 보 이는 지평선이 하나가 된다. 집이 된다.” p.79


#위너#위너1#프레드릭배크만#다산북스#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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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 케어 보험
이희영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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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가 읽은 작가님의 책들은 다 청소년 소설들이었는데, 이번에 청소년이 아닌 어른의 마음을 달래주는 책이 나왔다고 해서 냉큼 읽어보았다. 최근에 읽은 책 모두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번 책에 대한 기대감 또한 매우 컸는데.. 역시나!! 작가님!!! 절대 실망시키시지 않는다!!

<줄거리>

해피맘 산후조리원은 다른 조리원에 비해 20프로 가량 비용이 싸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매일 세미나실에서 보험 관련 설명을 들어야 하는 것. 20프로나 싼데 2시간이면 어떠하리- 갓 아이를 출산한 산모 간가영, 남나희, 단다빈, 라라미는 저렴한 가격에 혹해 해피맘 산후조리원으로 오게 된다.
어느덧 매일 같이 듣던 보험 설명회도 끝을 향해 달리고 마지막 보험 소개가 이어지는데 이름도 보장내용도 황당하기만 하다.

📢BU 케어보험입니다. 커피 두 잔보다 한 달 보험료가 저렴합니다. 커피값으로 여러분의 소중한 자녀분을 슬픔과 두려움, 막막함과 억울함에서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미래에 아이가 겪게 될 이별을 위한 보험이라고? 무슨 그런 보험이 다 있어?사기꾼 아냐?!’
네 산모 모두 서로의 앞에서는 관심 없는 척했지만 왜 계속 이 보험이 신경이 쓰이는지..
그렇게 서로가 모르게 몰래 가입한 bu케어보험. 이 보험은 2-30년 뒤 우리 아이들의 이별을 정말 보장해 줄까??


<느낀점>

정말 신선한 소재가 아닐 수 없다. 이별 후 다친 마음을 보장해 주는 보험이라니!!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보험 아닌가?!
살다 보면 몸이 다치는 일보다 마음을 다치는 일이 훨씬 많은데, 왜 다친 마음을 위한 보험은 없을까? 아마 마음이 다친다는 것에 대해서는 객관적 평가도 어렵고, 또 대부분 별일 아니라 생각해서 이런 시도나 상상조차 하지 못 했던 거 아닐까? (파산이 뻔히 보이는 이런 보험을 어느 보험사가 만들 리 없겠지..)
아무튼 이별 보험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사랑과 이별,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신 작가님의 상상력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책 속엔 네 가지 사랑과 이별이 나온다.
‘환승 이별, 사랑하는 이의 죽음, 동성과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사랑을 가장한 스토킹‘
BU 케어보험의 BUC는 고객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 주기도, 상처를 준 상대방에게 고객을 대신해서 잘못을 알려주기도 또 조용히 고객의 말을 들어주며 상처받고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BUC이 선택한 해결 방법 몇 가지는 허무맹랑한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유치한 듯 진지한 모습이 오히려 우울하고 어두운 이별 이야기 속에서 웃음 짓게 만드는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사랑이 다양하듯 이별도 다양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 또한 모두가 다를 텐데.. 작가님은 이별마다, 사랑마다 느껴지는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들을 정말 잘 표현하시고 계신다. (아무래도 작가님은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신 것 같다.)
배려, 행복, 답답함, 쪼잔함, 두려움, 슬픔, 기쁨, 오만함, 부끄러움, 배신감, 지나친 소유욕 등 정말 사랑을 하며 느낄 수 있는 대부분의 감정이 이 책 속에 다 담겨있는 것 같았다.

마음을 돌봐주는 이 보험이 현실에도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실제로 보장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친한 사람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조금은 쪼잔하면서도 부끄러운 내 마음을 비밀이 보장되는 누군가에게 터놓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책 속 글귀>

“간혹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분명 상대의 잘못 때문인데도 이별의 원인을 자신에게로 돌리는 이들. 내가 부족해서, 내가 못나서, 내가 사랑받을 가치가 없어서 그 또는 그녀가 떠났다고 믿는 이들은, 상대가 아닌 제 가슴에 비난의 화살을 꽂았다.” p.97-98

“모든 이별이 유쾌할 수 없고 서로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남기지만, 그중 가장 고통스러운 이별은 바로 상대의 영원한 부재, 즉 죽음이다.“ p.106

“사랑이든 삶이든 누구나 다 그렇게 깨지고 부서지며 살아요.” p.193

“왜 인간은 상대의 선함을 귀하게 여기지 않을까? 왜 그저 당연하게만 생각하고 이용하려 들까? 세상에는 그런 뻔뻔함이 너무 많았다. 가장 고귀하다는 사랑으로 묶인 관계일수록 더욱 심했다.” p.237


#BU케어보험#이희영#자이언트북스#신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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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시간을 보내요 - 봄사무소의 라이크 모먼트
봄사무소 지음 / 서랍의날씨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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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좋아하는 것들을 길어 올린
일러스트레이터 봄사무소 작가님의 그림과 글과 그리고 사진들“

귀여운 노부부의 그림이 매력적인 이 책은 작가님이 평소 좋아하는 것들과 좋아하는 장소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제주도에서의 행복한 일상을 가득 담은 그림 에세이 집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심지어 그곳이 제주도 라면?!! 제주의 바다와 함께할 수 있는 일상이라면..?! 이건 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당장이라도 제주도로 날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은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대부분의 시간을 남을 위한 순간들로 채우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보다 남들이 뭘 좋아하는지를 더 많이 생각하고, 급변하는 유행을 뒤쫓다 보니 정작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뒤편으로 점점 밀려나다 사라지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 나도 이거 참 좋아했는데, 아 이거 나도 정말 좋아하는데’ 하며 나의 취향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발견하고 다시금 찾아가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 같다.

난 바다를 좋아한다. 부산에서 태어나 바다를 보고 커와서 그런지.. 바다만 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단어마저 예쁜 바다의 윤슬도 사랑하고, 달빛이 비친 저녁 밤바다도, 바다의 짠내도 사랑한다. 그리고 집을 좋아하고, 출근 전 벌거벗은 세계사를 틀어놓고 먹는 아점 밥 시간을 정말 좋아한다.
너무너무 평범하고 남들에게는 보잘것없는 시간일지라도 내가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을 하며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보자. 그 시간들은 차곡차곡 내 안에 쌓여 나를 더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
현재의 내가 차곡차곡 추억을 쌓고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훗날은 작가님 그림 속의 노부부 처럼 늙어있길 바라본다. 늙어서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호호 할머니! 그리고 알콩달콩 의지하며 살아가는 친구 같은 남편과 내가 되길..

사랑스럽고 귀여운 부부를 만날 수 있고 귀여운 그림, 제주도의 멋진 풍경, 따뜻한 글들도 만날 수 있는 힐링 요소로 가득한 책이었다.

“정해진 길은 재미없잖아요. 가끔 정해지지 않는 길로도 가보고 길을 잃어보기도 하고 새로운 길에서 매력적인 스팟을 발견하기도 해봐요.” p.98

“새로운 걸 도전하고 싶은 순간 망설이지 말고 고민하지 말고 그냥 해보세요. 아니면 도전하고 싶은 순간의 마음을 기록으로 남겨보세요. 또 다른 도전으로 이어질지 몰라요.” p.122

”너무 사소하고 소소해서 이미 가지고 있는 행복한 순간을 지나쳤을지도 몰라요. 소소하더라도 오늘 그리고 지금, 감사했던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p.176

”아무리 바빠도 나이가 들어도 감성적인 순간은 잃지 말아요.“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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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지키는 아이 (양장)
마야 룬데 지음, 리사 아이사토 그림, 손화수 옮김 / 라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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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릴리아가 사는 세상은 온통 회색빛이다. 늘 축축하고 어두운 이곳은 계절의 변화도, 밤낮의 변화도 느낄 수 없다. 희망도 기쁨도 찾을 수 없는 이곳이 바로 릴리아의 고향... 바로 태양이 사라진 도시이다.
릴리아가 한 살 때만 하여도 태양은 존재했다. 하지만 그해 심각한 가뭄이 발생했고, 모두가 괴로워하던 어느 날, 갑자기 태양이 사라져버렸다. 태양이 사라지자 사람들을 괴롭히던 가뭄은 끝이 났지만, 좋아할 새도 없이 이번에는 폭풍우와 긴긴 어둠이 도시를 뒤덮었고… 또 다른 비극이 시작되었다.
태양이 사라진 마을에는 더 이상 곡식이 자라지 않았다. 사람들은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고 아이들은 연약해져만 간다. 그나마 동네 사람들이 먹을 채소와 곡식을 구해오는 릴리아의 할아버지 덕에 삶을 이어가지만 그들은 언제쯤이면 맛있는 곡식과 과일을 풍족히 먹을 수 있을까?
우울한 생활을 이어가던 릴리아는 할아버지의 온실에 갔다 우연히 비밀의 숲을 발견한다. 도시와는 반대로 알록달록한 꽃과 따스함, 초록빛으로 가득한 숲. 그리고 그 숲속에 살고 있는 의문의 소년과 개. 이들은 누구이고, 무슨 비밀을 가지고 있을까? 릴리아는 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잠깐!! 그런데 이 숲을 밝히는 따스한 빛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고 있는 거지?

<책 속 글귀>
“지금은 해를 볼 수가 없다. 내가 사는 세상에는 저 멀리 보이는 들판과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수천 개의 물방이 되어 튀어오르는 빗물뿐이다. 여름도 없고 가을도 없고 겨울도 없다. 할아버지가 사계절 가운데서 여왕이라고 했던 봄도 당연히 없다. 심지어는 낮과 밤도 없다. 새벽이나 초저녁처럼 어스레한 시간이 영원히 계속된다.” p.7-8

<감상평>
아이들이 읽는 동화라 생각해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기후 위기로 변화한 우리의 미래를 미리 본 것 같아 읽는 동안 위기감을 많이 느꼈다. 이 순간에도 릴리아의 마을처럼 세계 곳곳은 가뭄과 산불, 폭우와 홍수로 괴로워하고 있다. 책 속 도시의 모습이 더 이상 동화 속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이미 시작된 찐 리얼스토리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읽는 동안 아이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우리가 정말 기후 위기를 이겨내고 깨끗한 자연 속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과 함께 두려움이 몰려오기도 했다.

이야기를 읽으며 걱정도 되있지만 이 책으로 하여금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바로 자연의 균형이 우리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이다. ‘계절의 변화, 낮과 밤, 비와 해’처럼 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자연현상들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다보니 그동안 자연의 감사함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자연의 순환이 없다면 우리가 이토록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없을텐데 말이다.
맑은 하늘과 변화하는 사계절을 온전히 느끼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그 답은 릴리아와 소년은 용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자신들에게 닥친 고난과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용감하게 앞장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봄을 되찾아오는 그 모습말이다.
자연이 이미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망가진 상태라 생각하며 포기해 버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릴리아와 소년은 “너희도 용기 내고 노력하면 다시 깨끗했던 예전의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다시금 희망과 용기가 샘솟았다.

<책 속 즐거움>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리사 아이사토의 삽화라 생각된다.
삽화로 인해 이야기가 완성됐다고 느낄 만큼 삽화는 이 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 풍경의 변화를 아주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우리가 상상으로만 짐작하던 캐릭터들의 생각과 감정을 보다 더 현실감 있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그 중 가장 아름답다 생각했던 삽화 하나를 피드에 남겨보려한다.)

이야기 초반에는 슬픔, 무력감, 빈곤이 느껴지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용기와 희망, 기쁨, 따스함으로 충만해지는 감동 가득한 이야기였다. 아이들과 함께 기후 위기와 환경에 대해 토론하며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lime_pub
#태양을지키는아이#마야룬데#리사아이사토#라임#라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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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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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류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함을 알면서도 화성에 가려 하는 것일까?

화성은 지구보다 척박한 환경이다. 모래폭풍과 태양풍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고, 식량부족과 산소부족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법과 규칙은 정해져 있지 않고, 공간 또한 풍족하지 않다. 아마 당장 화성으로 이주한다 생각하면 살아남을 사람보다 적응하지 못하고 죽어갈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 보이는 이 프로젝트를 인간은 왜 꿈꾸게 된 것일까?

배명훈 작가님의 신작 화성과 나는 SF 소설이지만 막연하거나, 허무맹랑한 상상이 아니라 정말 우리가 화성에 간다면 당장에 마주해야 할 상황들을 보여주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다른 SF 소설들과는 다르게 현실감이 느껴지고, 소설이 아니라 마치 ‘화성 이주 길잡이 책’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성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많이 하셨다 보니 사이클러나 쳇바퀴 트랙, 화성으로 가는 셔틀의 모습은 정말 구체적이고 현실감 넘쳤는데, 이제는 작가가 아니라 행성과학자라고 하셔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후 위기는 이미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정말 지구에서의 미래를 상상할 수 없게 된 걸까? 왜 계속 우주 밖으로 나가려 하는 걸까? 황폐해져만 가는 지구인의 마지막 종착지는 정말 화성이 될까? 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은 질문들로 가득해졌다.

밤 하늘에서 반짝이는 화성의 빛은 아름답고 예쁘기만 한데, 실제 화성 생활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전쟁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첫 번째 이야기 <붉은 행성의 방식>에서는 법도, 합의된 규칙도 없는 화성에서 일어난 첫 살인사건으로 인해 그동안은 없었던 규칙과 규범을 정하고 앞으로 이주민을 위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초기 이주 화성인들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첫 화성 이주민들이 제일 용감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다음 이주민을 위해 생활 환경을 개선하고 지구와 다른 환경에서 살아남는 노하우를 쌓는 일. 용기와 인류애가 없다면 해낼 수 없는 일이지 않을까..?

힘들고 외로운 화성에서도 유머는 남아있다. 그 유머가 넘치는 편이 바로 <위대한 밥도둑>이다.
간장게장에 대해 이렇게 맛깔나게 표현한 사람이 있을까?! 이 편을 읽는 동안 좋아는 하지만 평소에는 잘 먹지 않는 흰쌀밥에 올라간 짭짤한 간장게장을 어찌나 먹고 싶던지..
화성에 가면 뭔가 대단한 일들로 인해 힘들어할 것이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이 편을 보곤 생각했다. “아 역시 인간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건 기본적인 욕구들이지! 그중 식! 식에서 오는 고통을 간과하고 있었다니!! 먹고싶은 음식이 너무 많은 난, 절대 화성에 못 가겠다. 아니 안 가!“
(혹시…화성에도 시원한 맥주가 있을까요?! 그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요^^)

조금 슬펐던 이야기는 <행성 탈출 속도>였다. 화성에서 태어나 자란 나는 수학이 난무하는 화성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조금은 ‘쓸모없는 사람’이다. 엄마는 나에게 문명을 완성할 아이라 하지만 어쩐지 화성에서 적응이 어렵다. 그래서 나는 떠나기로 결심한다. 연인 채라가 있는 지구로..
어쩐지 주인공 나는 화성에서도 지구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인 것 같아 쓸쓸하고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마치 나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화성에 이주해 가면 느끼는 감정이 저렇지 않을까? 잉여인력 같은..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느낌..ㅜㅜ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황폐해진 지구의 모습이 잠깐 나온다. 미래의 지구도 어쩐지 화성처럼 사는 게 전쟁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만약 지구에서 화성으로 이주해야 하는 날이 오면 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화성과나#배명훈#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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