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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에이션 루트 - 2024 제17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마쓰나가 K 산조 지음, 김은모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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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타 테크 건축도장으로 이직한 하타는 등산경력 20년인 마쓰우라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사내 등산팀에 합류한다. 하타는 전회사에서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한 점이 퇴직통보를 받은 이유중 하나일거라 생각했기때문에, 이직한 회사에선 달라지리라 다짐한다. 이직한 회사엔 하타보다 더 동료들과 동떨어져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영업주임 메가씨가 있다. 그는 자격증은 없지만 실무경력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방수관련해선 상사들도 인정하는 괴짜같은 인물이다. 하타는 그 메가씨가 자꾸 눈에 밟힌다. 메가씨는 베리에이션 루트로 등산을 홀로한다. 지도앱에도 없는 혼자만의 등산지도를 구축하고 있는 메가씨. 그는 정상적인 루트가 아닌 험난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등산을 왜 할까? 하타는 메가씨의 베리루트에 관심이 간다. 화려한 등산장비를 갖추고 등산하는 사내 산악회팀의 찌푸림을 받는 메가씨는 형편없는 등산차림으로 그만의 진정한 산행을 하는게 유일한 낙이다. 오르막에 험난한 말도 안돼는 루트에서 어느순간 불쑥 정상루트로 연결되는 기이한 베리. 늘 같은 일상이 지루할때 베리에이션 루트를 잡아 등산을 하는 걸까? 하타는 인생사와 비슷한 베리루트를 해 볼 생각에 무작정 메가씨를 따라 나선다. 그 등산에서 하타는 위험에 처한 회사처럼 위험에 직면하기도 하면서 끝내 메가씨에게 험한 말을 쏟아내게 된다. 누가 시킨것도 메가씨가 가자고 했던 적도 없는 ,하타 본인이 우겨서 쫓아갔던 베리루트. 과연 회사에서 불고있는 감원대상에 메가와 하타씨는 무사할까? 인생사의 굴곡과 등산의 굴곡은 너무 닮아있어 내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돌아본다.#p50,”•••••하지만 사실 산에 길 같은 건 없습니다. 옛날 사람 들은 그렇게 해서 루트 탐색, 물론 그런 말도 없었겠지만, 산을 누비며 계곡이나 능선을 따라 지나갈 수 있을 만한 곳 을 찾아냈죠. 그러니 어떤 의미에서는 베리에이션 루트에 도전하는 게 산행의 근본에 제일 가까울지도 모르겠네요. 보통의 등산은 어떤 의미에서 잘 정비된 길이 이끄는 대로 편안히 걸어가는 거니까요. 내 옛날 동료 중에도 그런 걸 좋아하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뭐, 확실히 위험하고, 마쓰우라씨처럼 개념 없다거나 자연을 훼손한다며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요.” p78,산에 올라도 결국 일 생각만 한다. 귀에 맺힌 땀이 턱을 타고 떨어졌다. 계단이 설치된 경사면을 한 발짝 한 발짝 올라갔다. 숨을 헐떡이며 침을 삼켰다. 눈을 드니 더 푸르러진 초여름 나뭇잎들이 흔들리고 있었다. 걷다 보면 조금 은 마음이 상쾌해질까 싶어서 산에 왔지만, 걸어도 걸어도 번민이 쫓아와서 다리에 엉겨 붙었다. 달아나듯 바쁘게 걸음을 떼었지만 번민은 어디까지고 따라오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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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일기
소피 퓌자스.니콜라 말레 지음, 이정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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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일기#소피퓌자스#니콜라말레#이정순#을유문화사#문학#소설가#일기#서평단#오랜 낡은 일기장이 주는 파급력은 대단하다. 빛바랜 그 날의 기록들, 그 시대의 간절함과 아픔이, 기쁨이 내재되어있는 한 꼭지의 글들이 마음에 내려 앉는다. 누구의 감쳐친 일기를 읽는 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일인데, 좋아하는 작가의 내면 일기를 본다는 건 또 다른 재미를 줬고, 때론 이 사람이 이런 숨겨진 마음이 있었구나 하고 놀랍기도 했다. 여성들의 지식에 대한 갈증과 표출되지 못하는 비애가 잘 드러나 있었고,그녀들의 아픔과 짜증을 느낄 수 있었다. 18년간 173권의 노트, 1만 7천여쪽을 남긴 앙리프레데리코 아미엘은 생전에 인정 받지 못하고 사후에 방대한 이 일기를 남겼다. 버지니아 울프가 유일하게 질투한 캐서린 맨스필드의 문체, 안타깝게 36살에 결핵으로 죽은 그녀의 일기는 애잔하다. 조지 오웰이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며 쓴 일기들은 훗날 그의 작품으로 재 탄생됐으며, 스탕달은 일기에다 독서, 관람한 공연들을 기록했다. 의외로 저급한 면을 보인 빅토르 위고와 고갱의 일기로 사생활에 대한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다.#p10,헨리 D. 소로는 1837년 10월 22일 『소로의 일기」 첫 페이지에 “혼자가 되기 위해 현재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도망친다”라고 썼다. “곳간 하나를 찾고 있다. 거미들을 방해해서도, 마룻바닥을 비질해서도, 골조를 수리해서도 안 된다.” 일기는 일시 정지, 괄호, 멈춤이다. 한 페이지에 던져진 몇 개의 단어로 자기 시간을 고립하는 것은 나날을 쓸어가 버리는 망각에 저항해 그것을 기록하면서 싸우는 것이다p34,오랫동안 기적적으로 숨겨지고 보존된 탄식. 10년 간격으로 쓴 두 권의 노트로 구성된 알리스 드 라 뤼엘의 일기는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20년 후, 어느 고급 가구상이 구입한 가구의 비밀 서랍에서 발견되었다. 가구상은 일기를 ‘자서전을 위한 협회’ (346쪽 참조)에 유증했다. 그녀는 “추신”으로 자기 고백을 신경 써서 마무리했다. “내 육필 원고를 상속받을 사람들을 위하여. 이것은 내 삶의 이면이다. p46,시몬 드 보부아르,그리고 내 안에는 이러한 무관심 옆에 언제나 힘과 일. 그리고 써야 할 작품에 대한 욕망이 있었고, 그가 내게 그것들을 최우선으로 여기라고 말할 때 그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는 무엇보다. 너무나 그러고 싶다! 그러나 나는 재능이 없고, 할 수가 없다! 고통스럽다.p68,마리 퀴리,당신의 만년필, 당신의 카드 지갑, 당신의 돈 지갑, 당신의 열쇠들, 당신의 시계, 당신의 가엾은 머리가 끔찍한 충격을 받아 으스러졌을 때도 멈추지 않고 작동한 그 시계, 그것은 몇 통의 낡은 편지와 몇몇 서류와 함께 내게 남겨진 당신의 모든 것이다. 그것은 내가 삶을 함께하려 한 다정하고 사랑하는 친구 대신 갖게 된 모든 것이다.p100,프란츠 카프카,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다. 약함, 자기 파괴, 마룻바닥을 꿰뚫는 지옥 불의 끝.“ 카프카는 낙담한 어느 날 이렇게 썼다. 그의 일기(방수포 커버가 달린 옥타보 노트 열두 권. 현재 옥스퍼드대학교에 보관되어 있다)는 좋은 날이나 궂은날이나 한결같은 동반자였다. 그는 항상 자기 느낌을 날짜별로 기록하지 않고 모든 것을 뒤죽박죽 적었다. 그는 여기에서 보는 것처럼 다소 엄격하게 자신을 성찰한다. 그리고 자신을 감동시킨 광경(풍경이나 소녀들)에 주목한다p112, 버지니아 울프,”나는 어떤 일기를 쓰고 싶은가? 코는 성기게 짜였으나 소홀함 없는 어떤 것. 뇌리에 떠오르는 중대하거나 가볍거나 아름다운 모든 것을 아우르기 위해 충분히 유연한 어떤 것. 검토하지 않은 채 수많은 것을 아무렇게나 던져둘 수 있는 낡고 바닥이 깊숙한 사무용 책상이나 드넓은 벽장을 닮았으면 좋겠다.“ 기념비적인 장르인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총 26권-는 「댈러웨이 부인」이나 『파도, 혹은 「자기만의 방」을 집필한 실험실만큼이나 세속적 일상으로 우리를 초대한다.p230,토마스 만,독일을 떠난 지 거의 15년 만에 처음으로 독일에 돌아왔을 때 그는 이렇게 연설했다. “독일은 정신이 마비된 듯 전혀 고귀하게 보이지 않았다. 하루아침에 야만적이고 흉해진 독일은 나에게 더 이상 땅도, 숨 쉴 공기도 내주지 않았다. 나는 해외로 이주한 것이 아니라 여행을 떠났을 뿐이었다. 그런데 돌연 이주민 상태에 놓였다.“p247,보리스 빌데,너는 서른세 살이다. 죽기에 좋은 나이다. 예수도 그 나이에 죽었고,알렉산드로스대왕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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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고전 속 퀴어 로맨스
숀 휴잇 지음, 루크 에드워드 홀 그림, 김하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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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멈추지않을거야#숀휴잇#루크에드워드홀#김하현#을유문화사#고전속퀴어로맨스#퀴어문학 #퀴어 #고전문학#을유서평단#화사한 책표지 만큼이나 무엇을 크게 기대 한것은 아니었다. 어느 시대건 소수의 의식이나 연대, 성적취향등등 쌍수들고 환영은 아니어도 그들의 문화나 성의 개념은 존중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내내 힘들었다. 일단 그리스 로마시대의 역사나 이야기를 모르고 저자가 제시한 한꼭지의 글들을 이해하기가 힘들어서, 다시 이 인물들은 어떤 관계고 어떤 인물이었을까를 되짚어 찾아보면서 읽어 내려가야 하는 통에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왜? 이러한 통속적이고 적나라한 글들을 읽으면서까지 퀴어 로맨스를 알아야 하나를 계속 물으면서 어찌됐든 어렵게 완독을 했다. 이 시대적 사랑은 거슬러 올라가 신들이 선택한 선택적 사랑에서 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퀴어 로맨스를 액면 그대로 이해하기란 내겐 너무 버겁다. 우리가 잘 아는 철학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사랑,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인간의 성별은 남성, 여성, 제 3의성(앤드러자인)이라 한다. 누가 알겠는가? 태초에 성이 2개,3개, 4개일지. 모두가 이야기꾼들의 상상력의 산물은 아닐까 싶다. 지금 현재의 인간의 모습이 제우스가 인간을 가여워여겨 이루어진 형태라니… 작가처럼 매우 뭉클한 경험이 아니어서 무척 당혹스러웠다. 어떤 사랑이든 사랑은 모든것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는데, 좀 더 깊이있는 이해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동안 많이 소외되고 다루어지지 않았던 비 인기분야를 선택한 을유출판사이기때문에 충분한 이유가 있으셨을거라 생각된다. #p12,모든 퀴어에게는 이런 동일한 과거가 있 고, 모두가 그 과거를 물려받을 자격이 있다. 법정에서 돌연히 터 져 나온 박수갈채는 생득권을 멋지게 되찾는 모습을 목격하는 것이 어떠한 경험인지를 언뜻 보여 준다. 그러한 경험은 우리를 압도하고, 그 힘은 널리 공명하며 울려 퍼진다. 바로 이것이 내가 고대 세계의 퀴어 이야기를 읽으며 경험한 급진적이고 계시적인 느낌이다. 나는 내가 역사의 캄캄한 조류에 내쫓긴 것이 아니라 황금배를 타고 항해하고 있음을 안다.
십 대 시절 오스카 와일드의 발언을 처음 읽었을 때 이 세상과 그 안에서의 내 자리는 영원히 바뀌었다. 나는 사람들 눈에 보이 지 않는 보석의 저장고를 발견했다. p78,내가 보기에 소년 의 육체만을 탐하는 남자는 땅 한 뙈기를 빌린 임차인과 같다네. 그 사람은 땅의 가치를 키우는 데는 관심이 없고 그저 땅의 가치를 뽑아먹으려고만 하지. 그의 시선은 언제나 수확 물에만 꽂혀 있다네. 이와 달리 소년의 애정을 바라는 남자는 자기 땅의 주인이나 마찬가지일세. 그는 온갖 수단과 힘을 동원해 소년의 가치를 끌어올리려 하네. 게다가 자신의 가치가 오로지 외면의 아름다움에 있음을 아는 소년은 굳이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갈고닦으려 하지 않을 걸세. 반면 지혜와 미덕을 갈고닦지 않으면 연인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소년은 그러한 자질을 기르고자 열심히 노력 하겠지. 마찬가지로 연장자 역시 모범을 보이려면 열심히 미 덕을 쌓아야 할 것이고. p169,팝메네스는 사람이 유일한 무적의 장군 입을 알았던 겁니다. 전쟁터에서 싸우는 남자들은 자기 부족 과 친척을 버리고 심지어 자기 자식과 부모까지 버릴지 모르지만, 그 어떤 적군도 사랑하는 연인 사이를 뚫고 들어올 수 는 없지요. p206,내가 생각하는 진실은 이렇습니다. 사랑은 결코 단순하지 않으며, 앞에서 말했듯 그 자체로 옳거나 그른 것이 아니라 어떻게 행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잘못된 사랑은 악한 사람을 악한 방식으로 기쁘게 하는 사랑입니다. 반면에 옳은 사랑은 선한 사람을 고결한 방식으로 기쁘게 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악하다는 말은 범속한 사랑에 빠져 영혼이 아닌 육체를 탐한 다는 뜻입니다.p257,마음의 더 이로운 부분, 즉 우리를 질서 있는 철학적 삶으 로 이끄는 부분이 우세하면, 두 사람은 자신의 주인이 되어 이 땅에서 조화롭고 행복한 삶을 살며, 영혼에 악을 들여보 내는 부분에 저항하고 선함 앞에 영혼을 활짝 열어 놓는다 네. 그리고 두 사람이 죽으면 몸에 달린 날개로 가볍게 날아 올라 진정한 올림픽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지. 그 어떤 인간의 지혜도, 신이 불어 넣은 그 어떤 영감도 인간에게 이러한 축복은 줄 수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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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고다 아야 지음, 차주연 옮김 / 책사람집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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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화가 이소영씨의 추천이라면 믿을 수 있죠.저도 나무이야기속 사람의 이야기를 고대해봅니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서 주인공 히라야마가 머리맡에 놓인 작은 등을 켜고 읽는 책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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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수집가들
피에르 르탕 지음, 이재형 옮김 / 오프더레코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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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르탕의 일러스트는 감동이다. 그의 컬렉터로서의 삶을 그의 그림으로 느껴 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이런 기회를 놓칠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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