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천재적인
베네딕트 웰스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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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의 인간들이 믿지도 못할 것들을 보았어. 저 바깥 오리온 어깨 앞에서 불타고 있는 거대한 전함들. 그리고 나는 탄호이저 게이트 부근에서 어둠 속에서 빛을 반짝이는 C-빔도 보았지, 이 모든 순간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거야. 눈물이 빗물 속에서 사라지듯이, 죽을 시간이야.” 영화 속 주인공인 프랜시스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인공적으로 배양된 리플리컨트가 죽어가는 순간에 마지막 유언 같은 말을 한 그 장면의 감동을 잊을 수 없어 대사를 외우고 있다. 자신이 탄생한 비밀을 짐작했던 것일까?

 

불면증과 피해망상으로 정신병원을 밥 먹듯이 드나드는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고등학생 딘은 친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채 전형적인 백인 쓰레기(White trash) 계층으로 트레일러 생활을 하는 그야말로 찌든 인생을 살고 있는 그래서 루저라 인식할 수밖에 없는 청소년입니다.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아르바이트에 매달리지만 생활비와 어머니의 약값을 충당하기에도 부족하고, 학교생활은 엉망에 대학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죠. 음독자살한 엄마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그곳에서 만난 앤 메이 가드너,,,

 

"대부분의 병실들은 문이 닫혀 있었는데 35호실만 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그 문틈으로 어떤 젊은 여자의 모습이 프랜시스의 눈에 들어왔다.... 새하얀 피부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카락, 선이 고운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두 눈은 크고 진갈색이었는데 그 눈이 지금은 프랜시스가 서 있는 문 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 순간 엄청난 충격이 몰려왔다.... 누군가가 그의 머리채를 잡고 몇 번이나 차가운 물속에 집어넣었다. 누군가가 그를 투석기에 올리고 공중으로 1천 미터쯤 날려보냈다. 누군가가 있는 힘껏 그의 가슴을 때렸고, 그런데도 이상하게 아프지는 않았다. 이 모든 일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프랜시스 딘을 둘러싼 모든 것이 변한 시각은 1432분이었다."

 

프랜시스와 앤메이의 첫 만남,,, 첫 눈만큼이나 가슴을 두드리는 그 만남으로 프랜시스와 앤 메이 그리고 프랜시스의 친구 그로버는 프랜시스가 천재프로젝트 정자은행의 실험으로 임신해 태어났다는 프랜시스 엄마의 편지를 읽고 친아버지를 찾아 떠나게 됩니다. 딘은 자신이 천재 과학자의 아들이라는 상상 속에 미국 횡단 여행을 하게 되면서, 외줄 타기라도 하듯 어른이 되기 위한 아슬아슬한 청춘 여정을 담아갑니다. 딘은 친아버지를 찾을 수 있을지, 친아버지는 과연 누구일지, 딘과 앤메이의 사랑은 어떻게 진행될른지,,, 여행이 끝나면 모든 것이 완벽할 것이라 생각했던 여행은 딘의 뜻대로 풀려가지 않고, 루저일 수밖에 없는 인생 역전은 과연 이뤄질 것인지,,, 결론은 독자에게 맡긴 채 소설은 끝을 맺는다.

 

가슴 한 구석 휑한 이 기분은 뭐지? 난 해피엔딩을 원하고 있었던 걸까? 뭔가 불안하고, 아슬아슬하고, 일확천금을 노리고 있는 그의 인생에 과연 쨍하고 해 뜰 날이 오길 기대했던 것일까? ,,, 소설에 이입되는 내 마음을 보니,,, 난 루저에 가까운 마음이였나?란 생각도 문득,,, 하하 - -;;; 암튼,, 그의 인생에 행운이 깃들길 빌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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