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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미스터리
J.M. 에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단숨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탐정하면,, 왠지 구시대적인 유물 같은 그런 느낌이 들지만, 셜록 홈즈하면 왠지 뭐든 해결해 줄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먼저 들죠? 풀리지 않는 사건을 기막힌 추리로 해결하는 쾌감을 전달하던 그가 등장했던 추리 소설은 그야말로 어린 시절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흥미진진했던 추리소설이었는데요. 음,,, 그의 소설을 읽은 후 그를 흠모, 존경하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을까요? 아무튼 <셜록 미스터리>는 탐정 셜록 홈즈를 연모하고, 그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호모 사피엔스인 홈스학자(음,, 좀 과하게 마니아적인)인 학자들이 스위스 베이커 스트리트 호텔에 눈사태로 사흘 동안 갇히면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호텔에 모인 홈즈학자들은 전문적인 일을 하고 있는 인물들이지만,, 보기엔 기괴함과 괴팍함, 그리고 서로를 관찰하며 다소 변태적이기까지 느껴질 정도로,,, 음,,, 참 호감가는 인물은 없더이다. 키 150cm에 몸무게 40kg 카멜레온을 연상시키는 홈즈학자 9레벨 글룩 교수, 홈즈학자 중 1인자가 되고 싶어하는 프랑스인 장 파트릭(그는 매일 스스로 농도 7%의 코카인 용액을 주사하며 스승 셜록 홈즈와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음,, 미쳤다고 볼 수밖에, 없을 듯, - -;;;),
두터운 안경에 먼지투성이의 쪽진 머리, 통짜 몸매, 책벌레, 추하고 우스꽝스러웠던, 하지만 셜록과 관련된 책을 내 일약 스타가 돼 인세로 전신 성형하고 미인으로 거듭난 에바 폰 그루버(사실,, 홈즈학자에 속해 있는 남정네들은 이 여인네와 어찌 한 번 연결돼 보려 혈안이 돼 있는 상태다.), 굶주린 파업 노동자 같은 용모로 긴 머리채로 대머리를 가린 채 에바에게 추파를 던지는 페르슈아, 12개 대학 명예박사이자 수많은 저서를 쓴 하지만 어떻게 하면 에바 폰 그루버와 잘 수 있을까란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맥고나한, 에바에게 경쟁의식을 지니고 있는 스페인 여인 돌로레스, 소르본 대학 총장이자 이 모임을 주최한(스스로 건강 상태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는,, 하지만 다른 이들은 제대로 서 있는 것이 기적이라 생각하는) 보보 교수, 모잠비크의 내장 긴장형 연체동물인 소라고둥에 가까운 추한 외모로 알려져 있는 호르헤 로드리게스 교수, 그리고 또 한 명의 교수 뒤리에,,, 음,,, 소개된 인물에 눈사태로 갇힌 밀실이니,,, 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었겠죠? 호텔에 갇혀 있는 사흘 후,, 이들은 모두 싸늘한 시체로 발견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단서는 오직 죽은 이들이 남긴 기록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요?
등장인물들을 묘사한 부분에서도 느꼈겠지만 작가 J.M. 에르는 자신 만의 특유한 블랙유머와 재기발랄한 스토리텔링으로 셜록의 매력을 재발견하게 만들더군요. 약간 팬텀 소설적이기도 했구요. 중간중간 셜록 홈즈의 말들을 인용하면서 그를 기리는 느낌도 들었거든요. 홈즈를 사랑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소설이랄까요? 아무튼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픽션 캐릭터인 셜록 홈스를 전면에 내세운 미스터리 형식의 메타픽션 소설이란 점에서 흥미를 끌더군요. 결론이 좀 아쉽긴 했지만,, 나름 반전(?)의 묘미,, 물론 독자에게 양도한 반전이었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