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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탄생
이재익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오스카 와일드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삶에 대해 알지 못할 때 글을 썼다. 그러나 이제는 삶의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글도 쓸 수가 없다. 삶이란 쓰여질 수 없는 것이다. 삶이란 그저 살아가는 것이다. 저도 공감합니다. 제가 감히 방송에서 삶을 이야기할 순 없습니다. 다만 저는 방송을 통해 조금씩 삶을 배웁니다. 바로 청취자 여러분들에게서요. 오늘도 고마웠습니다. 해브 어 나이스 데이! 내일 또 만나요!" - [복수의 탄생] 357쪽
조금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그의 인생은 그가 매일매일 청취자에게 던진 멘트처럼 “해브 어 나이스 데이”할 수 있었을까? 치정, 욕망, 배신, 사랑, 복수,,, 참으로 사람을 흠뻑 빠지게 만드는 매력적인 단어의 조합들이다. 통속적인 주제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무한 흡입력을 자랑한다. 물론 그 단어의 조합들은 탄생된 [복수의 탄생]도 마찬가지고 말이죠. SBS 라디오 PD이자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 이재익,,, [원더풀 라디오]도 이 분의 작품이란다. 라디오 PD로서 10년 넘게 보고 들은 방송국 이야기를 책 한 권에 다 녹여냈고, 영화 시나리오도 같이 썼단다. 주인공 한석호 아나운서의 청취율 높은 라디오 방송이 나오는데,, 음,,, 디테일하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도 참으로 잘 버무렸는데,, 이번엔 치정과 복수, 욕망에 관련된 얘기들을 속도감 있게 잘 버무려 놓으셨다.
서른 후반의 잘 나가는 방송국 아나운서 한석호,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방송국 회장 딸과 결혼해 둘째 사위로 남 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의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어린 시절 어머니의 바람피는 현장을 목격하고 난 뒤 생긴 트라우마를 여자들과의 바람이란 쾌락으로 해소하며 자신을 정당화 시켜간다.(뭐,,, 어릴 적 아픔으로 인한 상처치유? 그게 말이 되니? 쩝,, - -;;;) 암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막내 작가와 그렇고 그런 관계를 유지하며 실증이 나던 찰나 우연히 다시금 대학 시절 사귀었던 부인의 절친이자 현재 사촌 처남댁이 된 윤이를 만나게 되고,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어가면서,,, 협박이 시작된다. 자신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는 조태웅이란 인물,, 과연 그는 누구의 사주로 그를 협박하는 것일까? 현재 자신과 바람이 난 막내 작가? 다시 만난 옛 연인이자 사촌 처남댁인 윤이? 친구이자 동료인 사촌처남 재우? 불륜의 증거물로 자신의 목을 죄어오는 조태웅과의 숨막히는 심리전이 펼쳐지면서 긴장감을 높여간다. 과연 그를 사주한 범인은 누구였을까?
치정에서 심리 스릴러를 오가며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소설은 한 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소설이 돼 버린다. 인간 내면에 감춰진 욕망, 그 욕망이란 씨앗은 또 다른 욕망이란 봉우리를 맺게 하고, 다시금 욕망이란 꽃은 씨앗을 남기며 욕망에 의해 파멸될 때까지 자신을 불사르는 인간을 보여주고 있다. 그 때만 멈췄어도, 한 순간만 참았어도,,, 하지만,, 인간이기에 이해할 수 있음이다. 욕망도, 복수도, 사랑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