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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 시들한 내 삶에 선사하는 찬란하고 짜릿한 축제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재작년 여름이었던가? 전 아나운서 손미나씨가 에세이에 이어 소설을 탄생시켰다는 소식에 참,,, 다재다능한 여인네구나,,란 생각과 함께 음,,, 에세이는 그렇다쳐도 소설인데,,, 것도 장편소설이 탄탄할까? 어설픈 거 아냐?란 약간의 질투 어린 시선을 보냈더랬는데,,, 떡~허니 나온 소설은 폭풍처럼 다가온 네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을 참으로 매력적으로 그려놨더랬다. 매년 봄 프로방스 봄레미모자 마을이 초토화 될 정도로 뒤덮어버리는 노란꽃 이름이 미모자 속 피어나는 섬세하고 예민한,, 그러면서 비밀스런 사랑 얘기를 말이다.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는 이 미모자의 탄생기 정도쯤 될까? ‘파리에 살고 싶다’는 그녀의 오랜 소망이자, 태어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자유와 행복의 참맛이 달콤한 꿀처럼 방울방울 끝에 와 닿을 것이란 확신으로 여행이 아닌 이사를 감행하게 된다. 그리고 파리를 배경으로 파리지엥이 돼 가는 그녀의 고군분투기와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란 소설을 탄생시킨 소설가로서의 삶을 열어준 그녀의 인생 2막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젊은 시절, 그대가 파리에서 살아보는 행운을 누렸다면 그 후 세상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든, 파리는 이동하는 축제처럼 남은 생 동안 그대 곁에 머물게 되리라.”- 헤밍웨이
우리나라에선 <헤밍웨이, 파리에서 보낸 7년>이란 제목으로 번역된 헤밍웨이 에세이집에 나오는 문구다. 손미나 작가에겐 오랜 친구가 파리 생활을 잘 참고 견디란 뜻에서 보낸 선물이기도 하다. 아마 파리의 매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보편적으로 우린 파리하면 아름다운 낭만의 도시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파리는 날씨도 우울하고, 사람들은 늘 불평불만을 터뜨리고, 너무 고독하게 만든 도시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파리의 진정한 매력이라 느끼는 순간, 파리는 나에게 남은 생, 함께하는 축제와 같이 내 곁에 머물게 되는 것이라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녀, 손미나 작가는 파리의 매력을 알게 됐을까? 차고 넘칠 정도로 파리지엥이 돼 가는 그녀를 보면서,,, 나도 한 번쯤 여행으로서의 파리가 아닌 이사를? 감행해 볼까,,,란 생각을 잠시,,, 해 보게 된다.(음,, 물론 언어의 장벽을 깨닫기까진 몇 초 걸리지 않았지만,, ^^;;;) 보이지 않는 슬픔이 녹아있기 때문에 파리는 즐기게 되기까진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그 마법에 걸리고 나면 절대 파리를 외면할 수 없게 됨을 자연스레 깨닫게 만들어 주고 있다.
그리고 이와 함께 파리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녀의 새로운 인생 2막을 열어준 소설 창작과정의 고통을, 때론 즐겁게, 때론 열정적으로, 때론 힘겹게, 때론 기다림의 연속으로,,, 자신에게 말을 걸어줄 그 순간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파리에서의 삶과 창작의 산물, 그녀의 타고난 기질, 등등,,, 많은 것이 부러웠지만, 기중 가장 부러웠던 건, 어떤 순간이든 그것을 즐기려 노력한다는 것, 많은 이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 인연에 대한 소중함을 표현하며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시들한 내 삶에 선사하는 찬란하고 짜릿한 축제’ 파리에선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왜 난 이 책을 보면서 자꾸만 도전 의식이 샘솟는 걸까? 꽃에? 아니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