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들리는 순간 - 인디 음악의 풍경들
정강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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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방학, 옥상달빛, 브로콜리 너마저, 에피톤 프로젝트,,,, 요즘 내 귀를 즐겁게 하고 있는 음악들이다. 이들이 인디밴드란다. 내가 알고 있던 인디 밴드 뜻과는 사뭇 다른 음악 장르로 성장(?)하고 있는 듯 합니다.

 

사실 인디(Indie)'독립적'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인디펜던트(Independent)의 줄임말로, 자본에 종속된 기성문화를 거부하고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예술 활동을 펼치는 문화 독립군이란 뜻을 지닌 밴드였는데요. 록 음악을 하는 인디밴드가 주도하면서, 왠지 대중문화의 아웃사이더? 비주류, 언더, 저항 같은 느낌이었던 인디밴드,,, 하지만 지금은 주류에 속해 있다는 느낌은 그만큼 인디밴드 음악이 대중화 되고 있다는 얘기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 인디 음악이 자본에 물들어 가다보니 자연스럽게 유행을 따르게 되고 음악적 실험 정신이나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지만,,, 어찌됐든 애매한 부분이 없지 않을 듯 싶어요. 인디 밴드 음악들도 상업성을 배제할 수만은 없고, 음악적으로 발전하려다보니 시스템적인 문제들도 변화가 생겼을 테고, 그러다 보니 대중적인 성향을 띄게 되고,,, ,,, 음악인이 아닌 저로서는 누굴 탓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듯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그들의 음악이 대중성을 띄면서 저 역시 그들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게 됐으니 말이죠.

 

애니웨이~ 이 책은 홍대 앞 인디 밴드 음악에 대한 산문집입니다. 비판적인 시각이 아니라, 인디 밴드,, 그들 자체를 사랑하는 대중음악 담당 기자였던 정강현씨의 글인데요. 옥상달빛, 국카스텐 같은 대한민국 대표 인디 뮤지션 30팀을 다루고 있습니다. 인디 밴드들의 색깔을 그 만의 인디밴드를 격하게 사랑하는 문장들로 채워놓았는데요. 왠지 인디 밴드의 열정을 그 만의 느낌을 해석하면서 그들의 열정을 닮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이미 익숙해져 있는 인디 밴드의 이름들은 그들이 더 이상 인디밴드가 아니라 얘기하고 있는 듯 싶기도 했지만, 이 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 인디 밴드만의 열정과 스피릿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 누가 인디 밴드를 인디 밴드라 칭하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사랑스러워 질 수 밖에 없도록 만든 정강현씨의 글은 인디 밴드 음악에 바치는 연서 묶음이라 표현해 놨더라구요. 음악으로 듣는 산문이고, 산문으로 읽는 음악으로 말이죠.

 

안녕! 안녕. 안녕? ‘안녕만큼 문장부호의 지배력이 압도적인 단어가 또 있을까. 느낌표는 반가움을 마침표는 쓸쓸함을 물음표는 그리움을 각각 극대화 한다. 록밴드 안녕바다의 안녕은 어디에 가까울까. 아마도 이 세문장부호를 모두 품은 감성의 바다를 유영하는 것 같다.”

 

정강현씨는 인디밴드 <안녕바다>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금도 섬세해 보이지 않는(?) ^^;;; 외모로 어찌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는지,, 놀랍습니다. 연서라 할 만 하죠?

나는 예술가의 능력이란 다른 사람의 마음을 감전시키는 능력에 달렸다고 믿는다. 음악 예술에서 감전의 능력치를 따질 수 있다면, 홍대 둘레의 뮤지션들이 맨 앞자리를 차지해야 마땅할 것이다.”

 

홍대 둘레 뮤지션들이 아마 엔젤이라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 좋겠똬~ 이리도 사랑해 마지않는 사람이 있어줘서~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음악을 찾게 되고, 그 음악에 귀 기울이며 다시금 책을 펼쳐들게 됩니다. 아마 노래를 다 찾아 듣고 나면 우리나라 인대 밴드의 역사와 음악성에 홀딱 반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여 인디 밴드라 해 젊은이들의 문화라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산울림과 빛과 소금 역시 인디밴드였고 강산애와 정원영, 김광석도 인디 뮤지션이었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두근거리는 무한의 음악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밤도 이리 쿵쾅거려지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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