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된 그림 - 우리를 매혹시키는 관능과 환상의 이야기 ART & ESSAY 1
이연식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MBC 드라마 <구가의 서>에 보면 강치라는 반인반수 괴물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괴물이라 불리는 반인반수를 괴물로 보며 두려워하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괴물이 아닌 그저 강치로 보며 사랑을 주는 인간을 보게 된다. 그리고 괴물과 인간의 경계 속 자신을 들여다보는 강치를 보며 스스로 괴물인지, 아닌지를 고민하며 스스로에게 두려움과 혐오감을 느끼게 되며, 스스로를 괴물이라 부르는 순간, 그는 괴물이 돼 버린 것이다. 이 물음은 결국 인간에 대한 물음이 되기도 한다. 괴물은 인간의 공포, 불안, 욕망 등이 투사돼 만들어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괴물이 된 그림> 속 괴물들은 묘한 공포감과 함께 나름의 안식을 느꼈던 것이 말이다.

 

예술의 소재로 자주 사용된 괴물,,, 미술사가인 저자 이연식은 <괴물>이라는 키워드로, 고전 명화에서부터 중세 종교화, 19세기 말 그림, 현대미술까지 미술사 전체를 살피고 있다. 그림 속에 나타난 괴물의 형상을 들여다보는 것은 인간 내면과 바깥, 인간의 문화에 대한 탐구와 함께 두렵고도 매혹적인 괴물 그림 분석해 놓았다. 하지만 단순히 흉측한 괴물만이 아닌 왠지 위험하면서도 매혹적인 그래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괴물들을 보며,,, 내가 왜 이러지? 왜 괴물에 빠져드는 걸까?란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것은 내 안에 존재하는 충동과 광기가 묘하게 스며들어있기 때문 아닐까?

 

문득, 시대와 지역을 넘어 화가들은 전설 속 괴물의 형상을 상상해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내 가고, 기괴한 형상인 괴물은 역대 화가들에게 인간의 어두운 내면과 무의식을 보여주는 좋은 소재로 스핑크스, 세이렌, 용 등 미술사 전체에서 나타난 괴물 형상을 흥미롭게 추적해가고 있는 <괴물 속 그림>을 읽다보니,,, 팀 버튼이 떠올랐다. 붕대를 칭칭 두르거나 몸 곳곳에 꿰맨 자국이 남아 있는 괴물 등 전시된 드로잉과 다리가 길어진 세 개의 의자가 탁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그림, 발끝에 주사기들을 꽂은 채 박쥐 날개를 달고 있는 거미 그림, 점토철사스티로폼 등으로 만든 괴물 모형,,,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하고 있는 팀 버튼의 작품 속 괴물들은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선과 악, 기쁨과 슬픔, 산 자와 죽은 자,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 가운데 어느 한 곳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두 개의 세계를 오가는 우리의 모습이 말이다. 인간은 괴물을 두려워하면서도 동경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내가 괴물이 될 수 있을지도, 혹은 괴물일지로 모른다는 생각 때문 아닐까? 그만큼 그림 속 괴물에게 느껴지는 두려움 속 위안은 내가 괴물에 닿아있단 얘기가 될 른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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