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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죽음 - 마지막까지 인간다운 존엄함을 잃지 않는 품격이 있는 죽음을 위하여!
나가오 카즈히로 지음, 유은정 옮김 / 한문화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가끔 엄마랑 이런 얘길 할 때가 있다.
“난 늬이 아빠처럼 화장해서 답답하게 항아리 속에 담아놓지 말고 밥해서
산 속에 떡밥처럼 뿌려줘. 동물이나 새들이 먹을 수 있게,,,
그렇게 훨훨 자유롭게 날아갈 거야. 알았지?”
“정여사, 그런 소리 말고 몸 건강이나 챙기셔. 그리고 엄마 자식들이 알아서 할 거야.
누구 맘대로,,, 난 못해. 아빠 옆에다 모실 테니까...
아유,,, 그리고 엄만 오래오래 살 건데,, 왜 자꾸 그런 소린 자꾸 해. 그만해!!!”라고
떽떽대며 끝을 맺는다.
본인 사후에 대한 얘길 이렇게 하고 있는 엄마를 보는 자식은 참 짠하면서 울컥해지지만
한편으로 엄마 생각대로 해 드려야하나,,, 싶다가도,,
그래도 울 엄마 보고 싶을 때 보러갈 곳이 없단 생각이 들면,,, 덜컥,,,
그러다 또 울컥해져 혼자 이불 뒤집어쓰고 엉엉,,,거려지게 된다.
하물며 평온한 죽음이라니,,,
만약 나의 가족이, 혹은 내가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어떻게 삶을 마무리해야 할까?
참,,, 많은 고민을 던져주는 책이로구나.
최근 들어 죽음에 대해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는 책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평온한 죽음>에서의 죽음에 대한 시선은 생명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의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던 저자가
종말기 환자들을 돌보면서 환자가 원하지 않는 연명치료는 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인간의 존엄이 손상되지 않고 평온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치료를 하며,
삶을 마무리해야 하는 당사자나 그 가족들 모두에게 평온한 죽음을 준비하는
길잡이로서의 역할로서의 17년 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나가오 카즈히로 선생이 겪은 재택의료 현장에서의 생생한 임종 경험과 환자들의 이야기,
죽음을 방해하는 연명치료의 불편한 진실과 의료현실,
그리고 그에 대한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 놓고 있다.
"자신의 임종이나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소극적인 삶의 태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자신의 임종을 미리 생각한다는 것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는
매우 적극적인 삶의 태도라 생각한다."
사실 읽는 내내,,,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난 죽음 앞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기적을 기대하며,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치료를 최선이라 믿으며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을까?
아니면, 지내온 인생 못지않게 중요한 삶의 마무리를
가족과 함께 소소한 일상에서 인간다운 존엄함을 지키며 마감해야할까?
결론을 내릴 순 없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
자신의 마지막 삶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을 말이다.
+ 죽음과 관련된 저서는 가끔 우리에게
진취적이고, 단정하고, 즐거움과 행복을 풍요롭게 나누며 살아가야함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삶에 대한 의욕을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문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