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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평점 :
가볍게 시작한 만화는 참 무거운 주제의 질문을 던져주네요.
일본 만화가인 마스다 미리의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심플한 만화책이라 생각했는데,, 어찌 그리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힘들던 지요.
역시 3-40대 싱글 여성들의 정신적 지주임을 의심치 않겠습니다.
페이지 페이지마다,,, 나(경제적으로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는 직장인으로 사회 한 구성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에 만족해하는 미혼 (고령?)여성-다에코)와 내 친구(결혼을 통해 경제적인 안정을 찾은 주부이자 아이의 엄마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다시 직장을 꿈꾸는 기혼 여성-미나코)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다소 밋밋한 그림은 우리 스스로를 보는 듯 해 이 책의 내용의 진솔함을 더해주기 까지 하더군요.
3권의 연작 시리즈로 발표된 이번 <여자 만화 3종 세트>는 30대 여자들이 매일매일 생각하는 3가지를 모았습니다.‘결혼, 꼭 해야 하나?’ ‘이 일이 내가 하고 싶었던 게 맞나?’
‘아, 좀 쉬고 싶다!’,,, 사실,,, 내가 내 스스로에게 매일 묻는 질문이었는데,, 별거 아닌 것 같은 질문이지만 나에겐 초 난제였던 질문이었는데 말이죠. 이렇게 마주치니,, 반갑기까지 하더이다. 나만의 고민은 결단코 아니었음을 절감하면서 말이죠. 2~30대 여성들의 최대 고민으로 떠오른 결혼에 대한 생각들, 어릴 적 꾸었던 꿈과 현재 바라는 소망에 대한 물음들을, 직장 여성들의 일상과 그 일상을 재충전하기 위해 휴식하는 주말의 모습들은 은근 우리에게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키리라 봅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뭐지?> 직장인 미혼여성 다에코와 주부이자 한 아이의 엄마 미나코는 시누이, 올케 사이로 나름 다정한 사이지만 나름 미묘하게 대결 아닌 대결이 펼쳐집니다. 시누올케 사이의 갈등이 아닌 뭐,,, 이런 거죠. 혼자 사는 여성의 결코 녹록치 않은 근근히 버텨가는 직장생활과 만약 이대로 혼자 살아야간다면 짊어져야할 노후 걱정, 결혼은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 있는 미혼 여성에겐, 결혼으로 안정을 찾고 다시 직장을 갖으려는 주부가 배부른 소리한다란 생각이 있을 것이고, 반대 입장에선 커리어 우먼이라고 나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서로에 대한 묘한 대결,,, 심리전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이 두 여성을 바라보는 미나코의 딸 리나를 통해 디테일한 감정들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일곱 살 리나가 엄마나 고모에게 던지는 질문은 순간 나에게도 던져지며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숨 가쁘게 앞으로만 내달리고 있는 내 모습 속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란 생각에 말이죠.
만화의 마지막 편이 꽤나 기억에 남았는데요. 일곱 살 리나의 학교에서 ‘주’자로 시작되는 단어를 적어오라는 숙제 때문에 리나와 엄마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엄마는 ‘주인’이란 단어를 생각해 냈고, 리나는 ‘주인공’이란 단어를 써 냈다고 엄마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하는데요. 결국 작가의 의도를 함축한 단어가 바로 이 단어 아니었을까요? 미혼 여성이든 기혼여성이든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 일곱 살 어린 리나가 꿈꾸었듯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란 사실을 잊지 말고, 지금 스스로를 바라보면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 내가 정말 원하는 행복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기회를 만들라는 것,,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의 답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