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좋은 날 - 씨네21 이다혜 기자의 전망 없는 밤을 위한 명랑독서기
이다혜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책을 읽고 탐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잡식성인 경우가 많지 않을까 싶다.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하게 섭렵하고자 하는 욕망이 들끓는다고나 할까? 물론 욕망이 취향을 한계선을 뛰어넘지 못하고 스스로 책을 보며 눈꺼풀이 감기는 한이 있을지언정 말이다. 무튼, 그 무수한 책들을 모두 읽을 수 없지만 맛배기로 탐할 수 있는 책이 바로 타인의 독서기일 것이다. 내가 읽었던 책에 대해 다른 사람은 어떻게, 어떤 관점에서, 어떤 내용에 중점을 두고 바라봤을까? ,,, 새로운 도서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킬 수 있는 계기도 되고 말이다. 사실,,, 예전 학창시절 때야 책을 읽고 독서모임을 갖기고 했고, 강압에 의한(학회나 수업) 전공서적토론이 있긴 했지만,,, 지금에야 책을 읽고 내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없으니, 타인의 독서기를 통해 대리만족이 된다고나 할까? [책읽기 좋은날]은 그러한 점에서 탁월한 선택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쫄깃한, 그야말로 찰진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쫄깃하면서도 유쾌한 독서 안내자는 <씨네21> 이다혜 기자다. , 그녀의 찰진, 그리고 가식 없는 그녀만의 느낌으로 뒤통수를 휘갈기는 듯한 글은 언제 읽어도 통쾌하다고나 할까?

 

조지오웰은 이 글(위건부두로 가는 길)을 쓰면서 거리를 두거나 객관적인 체하지 않았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바로 거기에 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려고 애쓰는 동시에 그릇된 현실을 냉소하는 데 힘을 아끼지 않았다. 비명이 절로 나게 처절한 생존의 이야기에 통찰이 스미고 블랙유머가 깃든다. 너무 쫄깃하게 잘 읽혀서, 이런 비극적 현실 이야기에 이렇게 매혹되는 게 올바른 일일까 하는 죄책감이 들 정도다.”

- 60쪽 이다혜 기자의 [책일기 좋은날] 조지오웰의 위건부두로 가는 길 독서기 중

 

르포르타주 형식의 조지 오웰의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읽고 그녀가 써 놓은 독서기다. 그래, 이거야,,,란 공감과 함께 그녀의 글에게도 이러한 찬사가 능히 가능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본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블랙유머를 잃지 않고(때론 너무나 적나라하게) 냉소하는,,, 그래서 그녀의 매력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는? ^^;;; 사실 무엇이든 나무를 바라보느냐, 숲을 바라보느냐,,,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도달하는 결론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이다. 그녀의 독서기는 바로 그 나무와 숲, 바라보는 각도가 어떠한 방향이든 참으로 그녀다운, 누군가의 표현에 의하면 부스러기 상식과 주류의 반대편에서 누구도 쓸 수 없는 서평을 쓰는글을 만날 수 있음이다. 다른 사람의 사유를 이렇게 공식적으로 즐길 수 있음을 만끽하셔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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