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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여인천하
양이 지음, 이지은 옮김 / 비즈니스맵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삼국지’, ‘수호지’, ‘임꺽정’ 등 고전들의 테마는 하나같이 사나이들, 영웅들의 우정과 의리였다. 하지만 그 누가 삼국지를 남자들의 우정과 의리만이 담겨있다 했던가? 불꽃처럼 살다간 삼국의 여인들의 이야기가 이 속에 담겨있단다. 흔히 삼국시대는 AD 184년 황건의 난으로 시작, AD 220년 조조가 병으로 쓰러지기까지 약 30여 년 간의 동한 말기를 거쳐 서진이 오를 멸망시키는 AD 280년까지 100여 년의 시간을 가리킨다. 보통 이 시기를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혼란의 시대이자 수많은 영웅들이 태어나고 죽음을 맞이한 창과 방패, 삶과 죽음, 피와 철의 시대로 기억한다.
사실,, 싸~~나이들의 이야기이기에,, 삼국지는 정말 몇 번이나 잡았다가 꺾이고, 잡았다가 꺾였던,,, 책이 삼국지였는데,,, 이리 또 삼국시대 여인네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내려 가다니,,, 예로부터 중국 여성의 지위 역시 남성에 비할 바가 못 되었고, <삼국연의> 작가 나관중 역시 여성의 이미지를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붓을 드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삼국지 여인천하>의 저자 양이는 시대를 호령했던 영웅이라도 어머니 품 안에서 자라났고, 그들도 분명히 누군가의 아들이자, 누군가의 남편이자, 그리고 누군가의 아버지였음이고, 그들의 어머니, 아내, 혹은 딸이 영웅들의 주변을 에워싸고 그들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주었음에 주목, 감쪽 같이 사라지는 영웅들의 그녀들에게 주목했던 것이다. 물론 우리도 익히 역사 속 여인들을 알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악녀 아니던가? 때문에 나관중, 그리도 시대의 보수성을 탈피해 보일 듯 말 듯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있는 그녀들의 뒷모습에 이야기의 살을 보태 불꽃처럼 살다 간 그녀들을 조명하고 있다.
1장. 난세의 이슬처럼 사라져 간 여인들
2장 누가 여자가 남자보다 약하다고 하던가?
3장. 구름에 달 가듯 서로에게 끌리는 영웅과 미녀
4장. 불행의 씨앗으로 전락한 여인들의 사랑과 전쟁
이렇게 네장으로 걸쳐 정리한 여인네들은 대부분 이렇게 묘사되고 있다.
“숨 막히는 미모, 남다른 재능, 흩날리는 붉은 자태, 바람에 날리는 푸른 기운이 한들한들,,,” 그야말로 여인네들인 것이다. 삼국시대에 등장한 수십 명의 여인들 중에는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유명인사'(적벽대전에 등장하는 주유의 아름다운 아내 소교, 관우의 애를 태우다가 결국 조조가 차지한 아리따운 두부인,,,)가 있는가 하면, 민간 전설이나 문학계에서 허구(서시, 왕소군, 그리고 양옥환과 함께 중국의 4대 미인으로 우뚝 선 초선)로 만들어낸 인물들도 등장한다. 희미한 흔적들이지만 수많은 삼국시대의 여인 중에서도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간 주인공을 특별히 선별해 철저한 사료를 바탕으로 가장 객관적인 관점을 입혀놓았음이다.
책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삼국지>를 읽었다면 이 책의 묘미가 더해지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먼저였달까? 뭐, 어찌됐든 재미를 반감케 한 나의 굳지 못한 의지가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삼국지를 이미 섭렵한 사람이라면 좀 더 재미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주석이 잘 달려있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절세미인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