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온도 - 조진국 산문집
조진국 지음 / 해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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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가요를 듣다보면,,, ‘! 이건 내 얘기.’ 싶은 가사가 종종 귀에 쏙 들어올 때가 있다. 그만큼 세상 사람들 누구나 느낄 수 있을만한 일들을 풀어놓은 노래이기 때문이리라. 드라마도 드라마였지만 음악이 죽여줬던 <소울메이트>의 작가 조진국의 신작 에세이 <외로움의 온도>는 그렇게 대중가요 가사처럼 자신의 치기 어렸던 젊은 시절,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을 담담하게 추억하며, 기억하며, 풀어놓았다. 외로움으로 써 내려간 글들이 우리 가슴 속 외로움의 온도에 작은 온기를 보태주려고 말이다.

 

외로움에 있어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아마 정도의 차가 있을 뿐 다들 외로움 한웅큼씩은 부여잡고 살아갈 것이다. 어느 한 곳에 툴툴 털어버리지도 못하고 말이다. 이렇게 시큰하게, 달큰하게,,, 털어놓으면,,, 외로움에 온도가 더해질 텐데 말이다.

 

외로움 때문에 더 치열하게 뛰어 다니고 밥을 먹고 사랑을 했을 것이고, 외로움 때문에 모르는 사람의 사연에 눈물을 흘렸을 것이고, 외로움 때문에 사람의 체온이 뜨거운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느꼈을 것이고, 외로움 때문에 지금의 당신이 더 인간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 <외로움의 온도> 7

 

고인이 된 친구 신정구 작가를 그리며 이상은의 <언젠가는>을 들려주고, 하룻밤의 사랑과 이별 속에서 공평치 않은 사랑에 부끄러워하며 윤상의 <결국,,, 흔해빠진 사랑 얘기>를 흥얼거린다. 창녀촌 뒷골목에서 살던 어린 시절 자살한 진양 누나의 외로움을 얘기하며 인순이의 <비닐장판 위의 딱정벌레> 노래를 기억해낸다. 아들이 좋아하는 나스타샤 킨스키 포스터를 단단히 붙여주기 위해 작은 의자를 딛고 올라간 아버지를 떠올리며 정수라의 <아버지의 의자>, 봄날의 기억처럼 아쉽게 끝이 난 우정을 브로콜리 너마저의 <유자차>로 회상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해 간다. 음악드라마 한 편을 읽는 느낌으로 읽어 내려간 에세이,,, 그리고 그 속에 담겨 있는 노랫말들은 조진국의 이야기임과 동시에 나의 이야기가 돼 간다. 그 속에서 내 추억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니 말이다. 방황하고, 흔들리고, 좌절하고, 쓰러지고, 치기어린 흔들림은 우리 모두가 지나온 청춘이었으니까.

 

'행복은 결코 그 때에 있지 않다. 그리고 언젠가에도 없을 것이다.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이 자리, 지금 나와 같이 있는 이 사람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이것들에만 있는 것이다.' - <외로움의 온도>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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