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든 당신
김하인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도대체 이런 사람이 이 세상에 있을까?

주인공인 석민은 바로 그런 의문을 품게 만든 사람이었다.

강원도 태백 토박이로 어린 시절 탄광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태백을 떠나 평창 진부면에 들어와 홀어머니 밑에서 성장기를 보냈지만 초, , 고등학교 시절 나름 공부를 잘해 강원도 도립대 경제학과를 4년 장학생으로 졸업, 충주에 있는 중소기업에 다니다, 노모가 병환에 시달리자 진부로 돌아와 집배원 생활을 시작한 석민이었다. (사실 다른 시도 집배원은 경쟁률이 5 1쯤 되지만 강원도는 워낙 산간 외진 곳이 많은데다 겨울이란 악조건이 있기에 정원 채우기도 빠듯한 실정) 하지만 석민은 일 자체는 고되고 힘들었지만 단순히 돈을 바라고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었기에 더 흡족했고, 사람의 마음이 담긴 편지와 소포를 전한다는 사실에 뿌듯해하는 그런 젊은이였다. 그리고 그런 젊은이에게 핑크빛 사랑이 어느 날 찾아온다.

 

스물너덧 살의 한창 예쁜 아가씨가 초롱초롱하게 반짝거리는 눈과 상큼한 콧날, 붉고 도톰한 입술 하며 희고 깨끗한 피부,,, 그녀 뒷모습에 한시도 눈길을 떼지 않고 지켜보는 그의 가슴 속에서 작은 북이 울렸다. 석민은 고개를 한 번 갸웃, 했다. 뭔가 거리 풍경이 달라져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채찍같이 매섭고도 차가운 바람이 불어가는 진부 시가지는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녀가 저만치 혼자 걸어가고 있는 거리 전체가 밝고도 따스해 보였다.”

 

서른 살 총각 석민의 마음에도 봄이 찾아온 것이다. 그녀는 진부초등학교에 발령받은 선생님,,, 서른 살 집배원인 석민이 꿈꾸기엔 너무나도 먼 사람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석민의 진심이 담긴 긴 편지를 받은 선영은 처음엔 당황했고, 다시 읽고 또 읽어 본 결과 그의 진심이 느껴져 연애가 시작됐고,,, 선영 집안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하게 됐는데,,, 어느 날 선영이 맡고 있는 가출한 학생을 찾으러 나갔다가 산에서 추락, 뇌사 상태에 빠지고 만 것이다. 그리고 지극정성 아내를 위해 헌신적으로 간호하던 석민에게 닥친 또 다른 시련,, 그녀가 임신을 했던 것이다. 의사는 중절을 권하고, 석민도 결심을 굳히지만,,, 그 사실을 그녀에게 말하던 중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선영,,, 그녀가 아이 소식을 듣고 반응을 한 것이다. 선영은 과연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국화꽃 향기>의 김하인 작가가 3년 만에 내 놓은 실화 소설이다.

2011년 식물인간 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해 전 세계를 감동시킨 중국인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은 봄비처럼 잔잔하게 우리의 가슴을 적셔주고 있다. 가끔 우린 우리 시대 진정한 사랑이 과연 존재할까? 의문을 품게 된다. 하지만 사랑은 여전히, 우리 사이에 존재하고, 그 사랑이 기적으로 다가옴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봄비가 내립니다. 이렇게 비 오면 우산 펴들 듯 내 키와 몸집에 맞는 사랑 펴들 수 있길 바랍니다. 살다보면 얼마나 많은 슬픔과 아픔에 마음 젖고 가슴 적셔지겠습니까? 그럴 때마다 보고픔 펴들고 당신 만나러 가고 싶습니다. 당신을 작은 하늘 삼아 세상 속을 걸어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이여. 부디 내 그리움 나팔꽃처럼 활짝 펴들고 가는 길 끝에 마중 나와 주시겠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