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아웃에 도전한 우리의 겨울 - 디지털 세계를 벗어나 진짜 인생을 찾은 한 가족의 유쾌한 고백록
수잔 모샤트 지음, 안진환.박아람 옮김 / 민음인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그란데 사이즈로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꺼내 전선을 연결하고 와이파이까지 연결을 마치고, 그 연결되는 새를 못 참고 스마트 폰 속 “스머프 빌리지”의 스머프들을 한 번 살펴주신다. 스마트폰을 통해 '카카오톡'에서 친구와 잠까 이야기도 나누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이웃들 일상을 살짝 엿보고 빠져나온다. 눈을 들어 카페를 휘 둘러보니 나처럼 혼자 온 이도 눈에 띄지만, 같이 왔다한들 무슨 소용일까? 모두들 각자 스마트 폰에 눈을 고정시키고 문자메시지나 게임에 열중이다. 문득,,, 우리가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이 없던 세상을 어찌 살았을까,,,, 싶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그리고 손에 든 수잔 모샤트의 [로그아웃에 도전한 우리의 겨울]

저널리스트인 그녀가 10대인 세 자녀와 함께 도전한 자발적 디지털 탈출기이다. 말 그대로 스마트 폰과 소셜 미디어, 비디오게임과 같은 네트워크 포화 시대에 우리 주위를 에워싼 이 모든 기기들을 버리고, 소로가 윌든 호숫가에서 안빈낙도의 단순한 삶을 실천했듯이, 6개월 동안 스크린 없이, 기술 단절 실험을 통해 진짜 삶이 무엇인지, 그리고 가족 관계를 새롭고 회복하고자 2009년 1월 4일부터 7월 4일 미 독립기념일까지, 집 안의 모든 전자 기기의 전원을 꺼 버린 가족의 일상을 그려가고 있다. 빨래는 각자, 요리는 가스레인지로, 전화는 구식 유선전화기로, 조명은 양초, 등유, 손전등, 건전지 넣는 렌턴으로 대체하고, 음식 저장은 대용량 아이스 박스로, 얼음 조각을 행주에 싸 고무 밴드로 묶어 더위를 식히고, 헤어손질 없이,,, 6개월을 버텨간다. 수잔 모샤트는 현대의 미디어 중독은 가족생활을 파괴하고 개인을 real life으로부터 분리시키고 있음을 십 대 자녀들을 통해 체감하고 마법과도 같은 디지털 세계, 광클릭의 세계를 벗어나 진짜 교감하고, 서로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을 위해(물론 네트워크 포화시대인 헬리콥터 양육 시대에 어떤 교육형태가 옳은지에 대한 논란은 있겠지만) 자발적인 정보화시대 탈출을, 로그아웃 실험을 선언한다.

 

말이 쉽지.. 생각해보면,,, 세탁기와 전자레인지, 전기스토브, 냉장고, 에어컨, 드라이어 없이,,, 아침이면 이메일을 확인해야하고, 늘 대 여섯 개 이상 띄워놓는 인터넷 창에, 자기 직전까지 스마트 폰을 만지작거리다 잠이 드는,,, 우리가 아닌가? 스마트 폰과 노트북 없이 어떻게 6개월을 버틴단 말인가!!! 이 상황 자체에 덜컥 겁이 난 사람이라면 분명 당신은 전자 매체 없이 살 수 없는,, 중독된 사람이란 얘기일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라면, 누군들 겁이 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우린 지금 이 순간,,, 로그아웃을 할 수 있을까? 로그아웃을 실천한 수잔 모샤트 가족에겐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플러그를 뽑은 후 그들에게 다가온 선물은 실로 놀라웠다. 컴퓨터 대신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러 가고, 요리를 하고, 함께 음식의 풍미를 즐기며 식생활에도 변화가 생겼고, 독서와 음악 감상을 통해 집중력이나 자신의 또 다른 재능(게임 중독자 빌은 섹소폰에 재능을 발견 재즈와 피아노, 독서에 빠져들고, 애니는 요리, 수지는 글쓰기 매력에 빠져든다.)을 발견하게 된다. 이와 함께 들쑥날쑥하던 수면과 휴식의 습관이 정상화 되면서 가족 간의 대화나 결속력이 더해지게 된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6개월이란 짧은 기간 동안 단지 플러그만 뽑았을 뿐인데, 가족관계에서부터 식생활, 학업능력, 취미, 재능발견까지,,, 우리 주변의 수많은 기기 속엔 독이 내포돼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물론 독만 품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

 

“‘로그아웃 겨울’은 일종의 정화운동으로 시작되었지만 훨씬 더 대단한 것으로 끝을 맺었다. 우리 가족의 디지털 해독 노력은 우리의 머리와 가슴은 물론이고 아이들의 공부 방식까지 뒤흔들어 놓았다. 먹고 자는 방식, ‘친구 맺고’ 싸우고 계획하고 노는 방식까지 다 바꾸어 버렸다. 가족생활의 본질적 색채와 성격을 변형시킨 것이다. 자발적인 정보화 시대 탈출은 우리 삶에 되돌릴 수 없는, 그리고 무한히 더 나은 변화를 안겨 주었다. 이 책은 우리 나름의 ‘순례기/ 월든 호수/ 구글 없는 삶 가이드’이다.” - (10쪽)

 

스마트 기기 없이는 공부, 대화, 업무, 심지어 연애마저 쉽지 않다고들 얘기한다.

이 스마트한 기계 속 대화의 열린 통로 속,,, 사람들은 대화를 잃어가고 있다.

잠시 접어보자. 로그아웃! 이 책을 접한 후라면,,,

우린 모두 간소함이란 즐거운 유혹에 빠질,, 의무가 있다 여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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