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제중 옮김 / 검은숲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가끔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난 노땅인가 봐.’란 생각이 저절로 든다. 감각적이고 다양한 소재의 현대 추리소설도 재밌지만, 왠지 더 쉽게 빠져드는 건 고전추리소설이니 말이다. 사건의 현장 구조나 과하지 않은 장 넘김, 단서를 찾아가는 묘미, 그리고 그 단서에 의존해 추리해가는 그 추리력, 마지막 추리작가가 독자에게 던지는 정면승부수까지,,, 왠지 명탐정 셜록홈즈나 괴도 루팡,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의 명탐정 포와르와 미스 마플 여사의 그 짜임새 있는 구성과 복선, 그리고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관찰 능력과 관찰한 것들을 논리적으로 연결시키는 직관이란 정말 매력 그 자체이니 말이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범인을 찾는 CSI 요원들도 놀랍긴 하지만,,, 고전추리소설 속 존재하는 탐정들의 관찰과 단서, 그리고 이어진 추리엔 혀가 내둘러지지 않나?

 

p 19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 범죄 수사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사관 자신이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사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마음을 털고 일어나서 ‘실제 있었던 사실’을 밝혀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범죄의 처방>, 루이지 피나 박사

20세기 영미 추리 소설계의 거장 엘러리 퀸 시리즈!

엘러리 퀸은 사촌형제인 만프레드 리(1905~1971)와 프레더릭 다네이(1905~1982)가 사용한 공동 필명이자 작품 속 탐정의 이름이다. 두 작가는 1929년 공동 작업으로 낸 첫 작품 <로마 모자 미스터리>를 비롯해 50여권을 발표하며 추리소설 장르의 발전을 이끌어냈는데,,, 1990년대 중반에 나왔던 작품 선집이 절판돼 헌 책방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그의 작품들이 이번에 엘러리 퀸 컬렉션으로 재출간 돼 모두 19권이 출간된단다. 음,,, 내 손에 들어온 책은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와 <네델란드 구두 미스터리>,, 움하하하~ 드디어 만나보는구나.

 

탐정으로서의 매력이 돋보이는 엘러리 퀸은 엄청난 책벌레이자 애서가이며, 논리와 이성에 입각한 연역 추리에 능한 이론가로서 부친인 리처드 퀸 경감과 짝을 이뤄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이다.

 

p 51 큰 키에 약간은 마른 듯했고 가늘고 긴 손가락과 근육질의 손을 가지고 있었다. 말쑥한 회색 트위드 양복을 입었고 손에는 지팡이와 얇은 코트를 들고 있었다. 날렵하게 생긴 콧대 위에 코안경을 썼는데 이마는 상당히 넓은 편이었고 또 하얗고 편안하게 보였다. 그의 머리칼은 부드러운 흑발이었다. 그가 들고 있는 코트의 주머니에는 표지 색이 바랜 문고본이 빠끔히 고래를 내밀고 있었다.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는 백화점에서 일어난 사장 부인 피살 사건을 다룬다.

뉴욕 중심가의 프렌치 백화점, 개장 시각을 앞두고 가구 전시실의 벽 침대를 내리기 위해 스위치를 누르자 그 속에서 시체가 굴러 떨어진다. 시체의 신원은 프렌치 백화점 사장의 부인 위니 프레드 마치뱅크스 프렌치. 살인 현장에서는 사건과 관련된 어떠한 단서도 찾을 수 없고, 기묘한 상황은 수사를 혼란에 빠지고 만다.

 

p 38 정말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사람들의 얼굴은 금세 굳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신음과 같은 탄식이 쏟아졌다. 그녀가 스위치를 누르자 벽이 없어지면서 침대가 나타났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피투성이가 된 여인의 시체가 그녀의 발 앞으로 털썩 굴러 떨어진 것이다. 정확히 12시 15분에 벌어진 일이었다.

 

단서를 찾아가는 엘러리 퀸,,,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없는 상태에서, 혹은 없어야 할 것이 있는 상태에서 뭔가를 찾아내 가는 퀸의 추리력은, 예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단서를 하나하나 찾아간다. 그리고 범인을 추적해 가는데,,, 어째... 이 사람도 범인 같고, 저 사람도 범인 같고,,, 음,,, 난 형사는 못 되겠다.. 싶다. ^^;;;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엘러리 퀸은 용의자들을 모두 모아놓고 한 명 한 명 제외시켜가고 마침내 범인을 지적한다. 으,,, 이 통쾌함에 추리소설을 보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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