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말해줘
버네사 디펜보 지음, 이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올 크리스마스는 유독 바람소리가 차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는 크리스마스 이브 오전에 잠깐 볼 일 있어 나간 이후로 크리스마스 당일 저녁까지,, 한 발자욱도 밖에 나가지 않은 채 방구석 지나치는 찬 바람소리만을 들었기 때문이다. 유난히 찬 바람소리에 산타할아버지도 다녀가지 않은 내 방 구석 크리스마스 아침 너무도 이른 시간에 번쩍 뜨인 눈,,, 음,,, 솔로의 비애지. 뒹굴거리다 왠지 따뜻해 보일 것 같은,,, 붉디붉은 진분홍빛 데이지(?)를 든 다소곳한 소녀의 모습이 담긴 표지가 왠지 로맨틱해 보여 든 바네사 디펜보의 [꽃으로 말해줘]

 

이탈리아 아마존 종합 1위, 영국 아마존 종합 5위, 이탈리아와 영국 국민이 올해 가장 뜨겁게 사랑하고, 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과 이해인 수녀가 추천한 2011 최고의 감동소설로 20세기 폭스사 영화판권이 전격 계약된 작품이라니,, 더 기대가 되누나.

 

꽃말,,, 소녀시절 책 사이 꽃 한 송이 끼워 넣고 압착된 하늘하늘한 꽃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편지 보낼 때 살포시 끼워 넣어 보냈던 기억이 새록거린다. 꽃말은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시작된 연인들이 나누었던 비밀 편지에서 시작된 사랑의 메신저 정도? 이 꽃말이 소녀 빅토리아와 만나 어린 시절 사랑받지 못하고 위탁 시절을 전전하며 어떻게 사랑을 찾아가는지, 꽃으로 세상에 어떻게 말을 건네는지,,, 매력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위탁시설에서 자란 빅토리아는 폭력적이고 난폭하며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아이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고 보육원을 전전하던 아이였기에 입양 역시 쉽지 않다. 버림 받은 기억을 타고난 아이는 마음에 가시가 돋혀 있어 누구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런 가운데 포도밭 농장주인 엘리자베스가 빅토리아를 입양킬 원하면서 빅토리아는 진정한 가족의 사랑을, 그리고 꽃말과의 첫 대면이 시작된다.

 

p42 꽃말에 대해서 말하는 거란다. 꽃말은 네 이름을 딴 빅토리아 시대에 시작된 거야. 수백 년 전에 사람들은 하고 싶은 말을 꽃으로 대신했어. 남자가 여자에게 꽃 한 다발을 주면 여자는 꽃다발을 들고 집으로 달려가서 마치 비밀문서처럼 그 의미를 해석했지. 빨간 장미는 사랑을 뜻하고 노란 장미는 부정을 뜻해. 그래서 꽃을 아주 신중하게 잘라야 했단다.

 

하지만 빅토리아가 엘리자베스에게 마음을 열기 까진 무수한 사건과 시간이 흘러가고, 1년이란 시간이 흘러 입양이 확정되는 날,,, 엘리자베스가 돌연 마음을 돌린다. 하나 밖에 없는 언니와 조카인 그랜트와의 관계가 단절 된 채 빅토리아라는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녀에게 온전한 가족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되면서 말이다. 하지만 마음의 문을 열었던 빅토리아에겐 하늘이 무너지는, 또 한 번 가족에게 버림받게 됨에 다시금 장미의 날카로운 가시처럼 스스로의 몸을 가시로 무장하고 만다. 다시 돌아간 보육원 생활, 그리고 열 여덟,, 빅토리아는 자유를 얻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공원 한 귀퉁이 야생꽃들 사이 잠들다가 일자리를 찾아 나선 곳이 바로 '블룸'이란 꽃집,,, 꽃집 주인 레나타가 그녀에게 일을 주면서 빅토리아는 자신이 제일 잘 아는 꽃을 다루는 일을 하게 되고, 그녀만의 실력을 발휘하게 된다. 어떤 손님이 찾아오든 그의 사연을 듣고 그의 걱정, 그의 소원을 실어 만든 마법 같은 꽃다발을 만들어 주면서 그녀를 찾는 손님이 늘기 시작했고, 꽃시장에서 그랜트를 만나게 되면서 또 다른 사랑이 시작된다. 물론 그가 어린시절 만났던 그랜트였음을 꿈에도 모른 상태에서 말이다. 그랜트가 그녀에게 쥐어준 참나리(여왕), 겨우살이(나는 모든 역경을 이겨내리라)에 대한 화답으로 금어초(건방짐)를, 다시 그랜트가 그녀에게 준 선물은 백양나무(시간),,, 그와 그녀는 둘 만의 시간을 갖음으로써 닫혀 있는 마음을 열고, 노란 수선화(욕망)를 통해 그 사랑에 대한 열정을 피워낸다. 그리고 꽃 그리고 꽃으로 건네진 사랑은 개암나무(화해) 헤이즐로 발화된다.

 

염세주의 그 자체였던 빅토리아가 꽃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사랑을 깨닫고, 어느새 다른 이들이 처한 바람과 어려움을 들으며 그들 문제를 해결하는 플로리스트가 돼 가며 얻어가는 행복을 그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소설은,,, 정말 두근거리는 크리스마스에 딱 어울리는 잔잔한 감동과 함께 고혹적이면서도 매력을 담고 있는 소설이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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