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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 이외수의 인생 정면 대결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1년 11월
평점 :
적당히 질펀한 농과 유머를 섞어가며, 던져지는 촌철살인 같은 한 마디, 하지만 마지막 잔향엔 항상 마음을 남기는 작가 이외수,,, 그의 글은 항상 그렇다. 짧은 한 구절을 읽다보면 어느새 내 머리 속 살얼음처럼 얼어있던 딱딱한 경계가 쪼개지는 느낌이 든달까? 나름 깨어있는 생각을 갖고 사는 이라 여기지만 사실,,, 한 없이 쭈그러들어 사각의 틀 안에 갇혀있음을 살그머니 느끼게 만드니 말이다.
[절대강자],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대는 절대강자다.” -이외수
왠지 이 한 마디에 어깨가 쫙 펴지면서, 쪼그라들었던 의욕이 샘솟고, 그래,, 나 잘 할 수 있어. 내가 누군데,, 그래,, 나 아직 살아 있잖아...란 생각이 확 솟구치는 건,, 왤까? 그저 한 마딘데,,, 이게 바로 이외수란 작가의 힘이 아닐까... 히죽 한 번 미소 샤방 날려주면 얼굴 곳곳에 주름 아닌 곳을 찾기 힘들고, 걸걸한 목소리에, 실없어 보이는 농담을 날리는 듯 싶지만, 그의 글을 읽다보면,,, 판도라의 상자 속 희망이 남겨져 있듯 이외수라는 상자 속 마음이 남게 되니 말이다.
이외수의 인생 정면 대결법이란 부제를 달고 나온 절대강자는 천 년의 이야기를 세밀화로 재현한 유물 삽화와 글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이 땅에서 지친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힘을 불어넣고, 빌어먹을 세상에게 고하는 얘기들이 149편의 짧은 글 속에 담겨있다. 책갈피 군데군데에는 박경진 화백이 그린 아이콘과 정태련 화백의 유물 세밀화 37점, 그리고 책 말미에 문화재평론가 김대환의 유물 그림에 대한 해설도 충분한 볼거리다.
뇌에서 마음까지의 거리가 가장 멀답니다. 육안과 뇌안을 감고 심안과 영안을 뜨세요.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고, 마른 가슴에 물을 주세요. 손금 속으로 강이 흐릅니다. 배만 채우지 말고 뇌도 채워 엉덩이로 버텨주세요. 먼 길을 가려거든 발이 편한 신발부터 장만합니다. 머리 닿는 부분이 하늘이고 발 닿는 부분이 땅이니까요.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꽃 피는 그날까지, 그대 살아 버텨 주세요. 1장에서 10장까지의 타이틀로 만든 한 구절.. 왠지 한 번 읊어주는 것만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힘 빠지는 내게 버팀목이 돼 주는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