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이블 - 그와 함께 밥을 먹었다
조경아 지음 / 미호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더 테이블]은,,, <GQ>, <W>의 전설적인 에디터 조경아씨의
누구나 먹었지만 아무나 생각하지 못한 음식에 대한 어떤 기록을 이 책에 담았다 했다. 문창과를 전공했고, 잘 나가는 잡지의 전설적인 에디터이기에 뭐,,, 글발이야.. 두 말해 무엇할까? 그렇다면,, 어떤 밥상 얘기가 담겨있냐가 중요한 관건인데,, 내용은 본인 입으로도 프롤로그에 대놓고 얘기하고 있다. "며칠 전 영화를 봤는데,, 얼마 전 책을 읽었는데,,," 하면서 시작하는 에세이를 참 싫어했다고, 유명 아나운서가 영화를 보면서 한 생각, 세계적인 프리마돈나가 책을 읽으며 한 생각을 왜 내가 알아야 하나,, 하면서 입술을 찌그려 뜨렸던 사람이었기에, 왜 조경아가 먹고 마시고 울고불고 한 얘기를 알아야 하냐고,, (뭐,, 직설적으로 그리 생각한 사람이었기에,, 본인이 비슷한 류의 얘기를 쓴 것에 대해 낯부끄러웠을 수도,,, 있었지 싶다. ^^;;;) 저자는 얘기한다... 묻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그냥 끼니처럼 드시고 시원하게 내려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별 것도 아닌, 먹지 않으면서 생겨난 일이라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었던 것이, 먹으면서여서 더운 진해진 일들에 대해 잠깐 추억했을 뿐이라고,,,

"밥 한 끼 먹자!"
살면서 가장 많이 쓰는 한 마디 아닐까?
진정 밥 한 끼 먹어야할 때, 그냥 인사 치례로 한 번 던지는 말일 수도 있고, 당장 약속 시간 잡기 힘든 친구에게 약속 잡자는 말로 건네기도 하고, 소개팅하고 난 뒤 맘에 드는 사람에게 다음 약속을 기약하기 위한 말일 수도 있고,,,, 매일 먹는 밥이 아니라, 누군가와 마주앉아,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쓰는 그 한 마디,,, 밥 한 끼 먹자. 그렇다. 그저 한 끼지만 우린 왜,,, 만남을 약속할 때,, 밥을 거론하는 것일까? 그건,,,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이 우리에게 특별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버지가 그리울 땐 소담스런 쌀밥 한 그릇에 엄마가 쭉 찢어준(항상 울 아버진 엄마가 손으로 길게 찢어준 김치를 좋아하셨더랬지.) 김치 한 폭 올려놓고 찢어 맛나게 드시는 모습이 생각난다. 어릴 적 아버지 친구가 사온 코코넛 초코바는 아직도 내가 가장 페이버릿하고 있는 초코바다. 모락모락 찐빵 가게 앞 얼굴 반만한 찐빵만 보면,, 찐빵 귀신 엄마가 떠오르고, 대학 4학년 없는 돈 모아 간 일본 여행 첫 끼로 현영이 어머님이 싸 주신 유부초밥과 소고기 고추장 볶음이 어찌나 맛있던지,,,, 그러고 보면,,, 누군가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밥 한 끼는,,, 단순한 밥이 아닌 모양이다. 그러하기에 이 책을 왜 읽어야하는지 물음은 던지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잡지 에디터이기에 유명 연예인들과의 밥 한 끼,, 그리고 그에 대한 추억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가수 이문세와 탤런트 박상원씨와 함께 먹은 스코틀랜드의 몰트 위스키와 해기스(곱창에 곡물을 넣어 찐,,, 누린내가 많이 나지만 몰트 위스키에 비벼 먹으면 맛이 그만이라는데,, 음,,, 술 기운 탓 아닐까? ^^;;;), 그녀의 아우라가 돋보였던 연극배우 박정자씨와의 한 끼 식사, 배만 고프면 그저 떠오르는 밋밋한, 하지만,, 그만큼 맛있는 것도 없을 닭가슴살 샌드위치에 얽힌 추억, 물만두는 아빠만두, 통만두는 엄마만두가 된 사연, 조경아 에디터에게도 난공분락이었던 고등어 스시가 최고의 요리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자주 밥 먹으며 맛있는 사이가 된 배우 이지아, 아빠의 궁상 씬 사리곰탕면, 쌀국수는 고수 빼고, 시어머니를 위한 닭발 요리 마스터기, 엄마와의 마지막 인사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엄마가 담가 놓은 마지막 김치를 얼린,,, 디자이너 정구호씨 이야기까지,,, 편안하고 따뜻한, 하지만 때론 뭉클하고 거룩하기까지 한 일상의 한 조각을,,, 읽으면,,, 왠지,,, 유별날 것 없지만 특별했던 나만의 밥상 추억이 떠오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