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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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간 '모멘트'
2009년 출간돼 무려 18개월 동안이나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빅 픽처의 저자인지라,, 나오는 족족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다. 사실,, 빅 픽처는 유명세를 치르고 난 뒤 읽은 터라,,, 음,, 개인적으론 생각보다 그닥,,, 쩜쩜쩜,,, 암튼,,,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해 부딪혀 보지 않고 도피를 일삼던 그 주인공,,,이 참으로 맘에 들지 않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오르는구나,,, 하지만,, 그 뒤,,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 역시 책장에 꽂혀 있다는,,, 아직 ‘위험한 관계’를 읽기 전 등장한,,, ‘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의 2011년 작이란다.. 최신작이라 할 수 있다는 게 쥐.

“모든 순간순간이 모여 지금의 삶을 이루었다.”
우리는 순간을 믿으며,,,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을까? 모. 멘. 트.

p 592 “우리 생의 한 가운데엔 순간이 있다. 모든 걸 바꿀 수 있는 순간,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순간, 우리 앞에 놓인 순간.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간절히 바라믄 것이 무엇인지, 결코 얻을 수 없는 게 무엇인지 알려 주는 순간. 우리는 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아주 짧은 찰나라도 순간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울 수 있을까?”

‘순간’을 믿지 않는 여행 작가 토마스,,,
어느 날 아침, 예상하고 있는 일이었지만,,, 20년 동안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지속해 온 아내 잔은 그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언제나 과거에 얽매여 사는 사람,,, 과거에 집착해 있는 토마스,,, 그는 얘기한다. “과거가 있어야 현재도 있다고,,,” 하지만,,,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는 그 순간,,, 현재의 삶에도 충실할 수 없음을 그는 모르고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그는 또 다시 현실을 회피하려 한다.

p15 '지금은 그 어떤 답도 위로가 될 수 없는데 왜 굳이 답을 찾으려 하지? 삶이 힘들 때면 네가 늘 하던 짓이 있잖아. 달아나기. 이번에도 그렇게 하는 거야.’

그런 그에게 베를린에서 소포가 도착한다. 두스만,,, 과거가 그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1984년 통일되기 전 베를린, 페레스트로이카 시절. 26살의 토마스는 대학 졸업 후 첼리스트인 앤을 만나 연인이 되지만,, 그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열지 않는다. 외려 다가가면 갈수록 어디론가 달아나는,,, 어떤 구속에도 얽매이고 싶지 않은,, 행복과 안정을 덫이라 생각하는 못된 버릇을 갖고 있는 남자였던 것이다. 다가오는 앤을 뿌리치고 달아난 곳이 바로 통일이 되기 전 베를린, 1년 동안 베를린에 있는 <라디오리버티>라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작가 일을 하며 여행서적 집필을 위해 떠나는데,,, 그곳에서 동베를린 출신의 페드라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는 한 눈에 그녀가 자신의 운명임을 발견하게 된다.

p 118 페드라가 나가고 문이 닫힐 때 나는 생각했다. ‘내가 알던 삶이 방금 전에 완전히 바뀌었다.’

눈이 한 번 마주친 것뿐인데,,, 그게 전부일 뿐인데,, 그 순간 그는 사랑에 빠져버린 것이다. 둘은 서로를 향한 이끌림을 거부할 수 없었고,,, 온전히 둘이 함께 있는 모든 순간순간,,, 서로를 갈구하며 깊은 관계에 빠져들고 마는데,,, 냉전시대,,, 어둠은 두 사람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다. 동서 양 진영의 치열한 첩보전이 전개되는 베를린에서, 동독비밀경찰의 스파이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던 페드라에게 분노하며 둘은 헤어짐을 맞게 된다.

그리고 20년 후,,, 페트라의 사망 소식과 함께 토마스에게 배달된 그녀의 일기장,,,
그 속엔,,, 그녀가 동독비밀경찰의 스파이 노릇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가 담겨있었고, 토마스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가 자신이 진정 사랑한 여인을 떠나보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작가는 토마스를 통해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다.
“어쨌든 인생은 선택이다. 우리는 늘 자신이 선택한 시나리오로 스스로를 설득해야 하고, 앞으로 전진 해야 하고,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어야 한다. 아니, 적어도 우리에게 주어진 이 길지 않은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야 하고, 어느 정도는 뜻대로 완성해 가야 한다. 완성, 인생에서 완성 될 수 있는 게 과연 있을까? 아니면 그저 잃어버린 것과 우연히 마주치는 게 인생의 전부일까?... 사랑은 늘 가장 중요한 발견이다. 계속 줄어드는 인생의 시간. 그 시간의 흐름을 줄이는 사랑이 없다면, 인생이라는 머나먼 여정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 없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삶을 견딜 수 있을까? ‘페드라. 나의 페드라.’”

1984년 베를린의 장벽이 만들어낸 드라마틱한 소설은,,,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다. 순간순간이 모여 삶을 만들어내고,,, 그 순간순간의 선택이 우리의 인생의 방향을 결정지을 수 있음을,,, 그리고 인생이란 먼 여정의 가장 중요한 단 한 가지는, 바로 사랑하는 이를 잃지 말아야 함을,,, 말이다. 사라져 버린 행복은,,, 사라져 버린 사랑은 다시 오지 않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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